도라지만큼 옛한국인의 애환과 정서가 가득들어 있는 식물도 드물것 같다. 문학가 이외수씨가 부인에게 프로포즈할 때 도라지꽃을 선물해서 감동시켰다고 그러는데, 지금 젊은 아가씨들도 이런 도라지꽃 선물 작전에 넘어갈 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ㅎ.
난 3년전에 씨를 심어서 도라지를 기르기 시작했다.

내가 가져온 오리지날 펙키지에는 분홍색, 보라색, 하얀색 도라지꽃 씨들이 같이 섞여 있다고 되어있는데, 싹이 터서 자란 것들은 몽땅 다 보라색꽃 도라지들 뿐이다. 그 이유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도라지꽃들은 화병을 장식하기 좋다. 화병에 꽃아 놓으면 함초롬한 것이 보기도 꽤 좋다. 미국에선 도라지꽃들이 엄청나게 품종개량되어서 화초로 팔리고 있다. 겹꽃도 있고 봉우리상태로 피지 않는 종류도 보았다. 한국에선 야채로 기르는데 이곳에선 화초로만 알려져 있으니...
친정엄마에 의하면 도라지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옮겨 주어야지 뿌리가 삭지 않는단다. 한 장소에서만 2년 이상 기르면 뿌리에 있는 양분을 다 써버린다. 매년 아니면 최소한 2년에 한 번씩 장소를 옮겨서 심어주면 20년도 넘게 뿌리를 그대로 유지시킬 수가 있단다. 이렇게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만큼 성능이 좋다는데…. 작년에 옮겨 주지 못했는데 너무 늦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올 가을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옮겨주어야 할 것 같다.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게으른 자세론 아무래도 20년생 도라지 만들기 힘들겠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