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늦가을에 남편이 뿌리 내린다고 Rooting Medium (또는 Rooting Powder) 발라서 꽂아두었던 암은행나무가지 중 하나가 드디어 싹을 틔웠다.
남편은 날아갈 듯이 기뻐했다.
초록색눈이 점점더 똥똥하게 커지더니, 드디어 활짝 벌어졌다. 초록색이어서 잎눈이려니 했는데, 자세히 보니 암꽃이다.
한 번도 은행나무 암꽃을 가까이서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너무 신기하고 귀엽다. 세상은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 ㅎㅎㅎ
한편으로, 남편의 은행열매에 대한 지극한 열정때문에 난 또 한차례 은행옻이 올라서 고생중이다. 내가 은행열매 바깥을 하얗게 덮고 있는 가루에 심각한 알러진 반응을 보일거라는 것을 몰랐던 지난 가을에, 남편이 은행까고 남은 열매껍질들을 거름이 되라고 내 텃밭 여기 저기에 묻었는데, 지난 주에 텃밭 귀퉁이를 뒤엎다가 팔에 또다시 옻이 오른 것이다.
증상이 Poison Ivy Rash랑 무척 비슷하다. 다행히 먹는 은행알엔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고맙지만, 텃밭은 이제 내겐 지뢰밭이나 다름이 없게되었다. 남편이 알고 그런 것이 아닌지라, 뭐라고 불평도 못하고, 이게 무슨 고생이람…
그래도 난 남편이 심어논 은행나무 가지들이 뿌리를 잘 내려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딱 두 그루만….ㅎㅎ 그리고 앞으론 내가 좀더 현명하게 미리 은행옻에 대체할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아니면 열심히 은행알을 먹고, 내 몸에 내성이 생기던지…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