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04, 2015

이런 저런 파 이야기-1: 파



*내가 젤 싫어하는 것이 바로 그로서리에서 파를 사먹는 것이다. 내가 먹을 정도의 파는 사계절내내 길러 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텃밭지기로서의 오기 내지는 지존심때문이다. 그래서 로컬 가든센타에서 1-2 팩의 파 씨앗을 사서 봄과 가을에 각각 심는다. 파가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봄에 씨앗을 뿌려서 기르면 여름부터 가을, 겨울지나 초봄까지 이용할 수 있고, 가을에 심으면 겨울동안 서서히 자라다가 다음해 늦봄부터 이용할 수가 있어서 4계절을 모두 커버할 수가 있다. 

*가을에 씨를 뿌리면 어린 싹이 자라서 어느 정도 자라다가 겨울동안 성장이 멈춘 어린 싹으로 겨울을 나다가 봄에 다시 성장을 시작한다.  겨울동안엔 파가 안자라기 때문에 겨울에도 자라는 쪽파종류나 이집션 오니온들을 일반 파처럼 쓰기도 하고, 이른 초봄엔 오니언 차이브나 달래도 파 대용이 되기도 한다. 

*파 종자의 생명이 길지 않아서 오래된 파씨앗은 발아가 잘 안된다. 그래서 씨앗은 그 때 그때 사서 심는다.  파는 심고 나서 겨울을 나야 그 다음해 꽃을 피우는 2년차 식물이어서 씨를 얻을려면 2년을 길러야만 한다.

*쪽파 아닌 일반 파는 non-bulbing leafy onion, Spring onion, green onion, scallion, Bunching onion, Welsh onion으로 다양하게 불리우고,  품종이름은 따로 있는데, 내가 알기론 'Negi' 가 대파 종류인 걸로 알고 있다 (확실치는 않음). 품종도 여럿 있는데 여러 종류를 심어서 길러보았지만 차이가 있긴 한건지 다 비스무리해서 구별이 안갔다. 그래서 유일하게 파만은 품종을 별루 연연해 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파종류중에도 포기를 잘 버는 품종이 있다고 해서 그걸 찾아보겠다고 6 품종째 시도했는데, 결론은 아직 못찾았다. 내 생각으론 어쩜 일반 파가 포기를 잘 번다면 그건 어쩜 씨를 잘 맺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씨앗으로 사서 심어선 찾을 수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파는 수확할 때 뿌리 윗쪽을 잘라서 쓰면 또 자라나와서 계속 씨를 심을 필요가 없지만, 문제는 자른 단면이 노출되어 있으면 Onion maggot fly가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애들은 자른 단면에 알을 낳고 유충이 뿌리쪽을 갉아먹기 시작하는데 한 번 기생을 하기 시작하면 텃밭에서 파를 기를 수 없을 정도로 번식 속도가 빠르다. 애들이 무서워서 아예 뿌리채 뽑아 쓰는데, 잡아 뽑다가 우연히 잘라 질 경우는 잘려진 단면이 노출되지 않도록 흙으로 잘 덮어준다.

*파 역시 연작을 피해야 한다. 한 작물을 같은 장소에서 계속 기르면 질병에 원인이 누적되거나 특정 양분의 고갈로 최소한 4년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양파나 샐럿도 잎을 파처럼 이용할 수가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밑의 벌브는 포기해야 하지만. 가끔 양파가 꽃대를 올리는데 어린 꽃대는 파처럼 쓸 수 있고, 나이든 꽃대는 뻣뻣해져서 먹지는 못하지만 국물을 낼 때 쓰면 된다.

*파는 꽃대를 올리고 씨를 맺으면 본모는 죽지만 대체로 어린 포기를 낸다.  꽃대를 어릴 때 잘라주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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