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17, 2015

난데없는 추위

이게 무스기 상황인지...
날씨가 미쳤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어제 내렸던 비가 모두 얼어서,
온 세상이 얼음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지만,
이걸 보는 맘이 너무 착잡해서인지
아름답다기 보단 처절하게 느껴졌다.






































밤새 얼었는지 부시시한 모습들로 새들이 모이를 먹으러 왔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한동안 새들을 구경했다.





















이 새들도 추위를 잘 견뎌내야 할텐데...
내 식물들도 이 추위를 잘 견뎌주면 좋으련만...
우리도 무사히 이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

한국은 구정이라고 설분위기로 들썩일텐데,
난데없이 추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February 12, 2015

삽목-릭과 타이베이즐

아는 분이 그로서리에서 산 릭의 뿌리부분을 2인치 정도
남겨 심으면 잘 자란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한 개를 시범삼아 화분에 심어보았는데 진짜로~ ~ 잘 자랐다.
나머지도 모두 심어주었는데
불쑥 불쑥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릭이 비싼편이어서 그닥 사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르면 이젠 별루 아깝지 않을 듯...

















가끔 베트남식당에 포를 먹으러 가는데,
넣어먹으라고 타이베이즐을 줄기째 준다.
잎만 따서 먹고 넣고 남은 앙상한 줄기가 미안해서
종이냅킨에 싸서 가져와서 루띵미디움도 안바르고
 화분에 푹 꽂아두었다.
민트 종류는 워낙 삽목이 잘되는지라...

















몇 일 지나니 새 잎들이 자라나오고 있다.
가끔 잎을 손으로 살짝 만진 후 향을 맡으면
온몸이 자르르.... 무지 강한 향이다.
실란트로처럼 처음엔 이 향들이 무지 강해서 싫었는데,
이젠 실란트로만큼 사랑하게 된 이 타이베이즐 향.

봄은 오고 있을까?

2월 중순인데도 매일 아침 진하게 된서리가 내린다.
왜이리 추운지...
겨울내내 쌓인 그린열기가 도무지 가라앉지 않아서
지난 주말에 가든을 이리저리 오가며
혹시나 봄이 오고 있는 흔적이 있긴 한 지 뒤져보기로 했다.

2년전 옮겨 심어준 후
심은 위치가 잡초들로 뒤덮여버리는 바람에
까~맣게 잊고 있던  야생크러커스들이
빼꼼히 꽃들을 피우고 있었다.
도데체 니들은 언제부터 피어있었니?  

















땅꼬마라서 꽃이 피고 있는 줄로 모르고 있었다.

















수선화들도 이렇게 대를 올리고 있었다.
꽃봉우리가 안보이는 것으로 봐서
꽃을 볼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것도 봄의 전령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여기 저기 귀찮게 나는 잡초라서 뽑아버리기 바쁜
미국황새냉이들도 조그만 하얀 꽃들을 피우고 있다. 

















춥기만 한 겨울인데도,
애들 몸 속엔 봄이 오는 소리가 티깍 티깍 울리고 있나보다.

겨울철 뜨개질: 장갑뜨기

몇 년 전에
아는 사람이 선물로 장갑을 떠주었는데 














추울때 끼고 나가면
요모저모로 꽤 편했다. 
그래서 내나름대로  떠보았다. 




February 04, 2015

California에선 지금...

지인이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참 넓고 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선 거리감을  차로 몇 시간 거리하면 충분한데
여기선  해가 지는 시간차로 거리감을 느껴야 하기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내가 사는 곳이랑 3시간의 시차가 있다.
밤 9시에 전화를 걸면
그 쪽은 저녘식사를 먹거나 준비하고 있거나.
전화하기가 참 쉽지 않은 시간차이이기도 하다.

이것말고도 기후차이도 대단하다.
이 곳은 매일 밤 자고 나면
온천지가 눈이 온듯 하얗게 서리로 꽁꽁 덮히는 강추위여서
봄채소 씨앗을 시작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로스엔젤레스에선
봄야채가 한창이고 벌써 여름야채씨앗들을 심는다고 한다.
텃밭지기에겐 그야말로 낙원같은 곳이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것이니,
캘리포니아에선 못기르고
여기선 기를 수 있는 특별한 야채가 뭐 없을까
머리에 쥐나게 생각중이다. ㅠ.ㅠ

올해의 각오는

매년 그렇듯이,
이맘때쯤엔 꼭 하는 짓이,
올 겨울은 뭐가 달라도 많이 달라 불평질...
봄을 기다리는 맘이 넘쳐서 그려러니 하면서 이골이 난 지도 오래다.
오랜 텃밭지기 생활에 배운 것은
씨앗은 심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심어도 안되고 (지금 이 걸 고민중),
그렇다고 너무 늦게 심어도 안되고.
하지만 매년 다른 날씨에 그 적당한 때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만의 잣대를 찾아보곤 한다. 

내가 사는 기후는 일단 한국하곤 많이 다르다.
그래서 한국농법이 내겐 독이 될 때가 아주 많았다.
그렇다고 아주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내가 기르는 작물의 대부분이 한국야채들이기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내맘대로 절충농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아주 오랜 기간동안 실패와 실험을 거듭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물론 아직도 매년 기후가 다르다보니 실패도 실험도 여전히 하고 있다.
왜 이렇게 기르지 않냐고 지적질 당하는 것도 여러번이지만,
아직도 난 실패를 해도 내가 하고,
실험을 해도 내식으로 한다는 맘가짐이다.
어짜피 내 돈들여,  내 시간과 노력으로,
내가 먹을 것을 기르는데, 좀 덜 넘치게 기르면 뭐 어쩐다고. 

이러다보니 매년 실패가 반이지만,
워낙 많은 작물들을 기를려고 시도하다보니
이런 실패들속에서도 식탁은 늘 채워지게 마련이고,
배우는 것도 많아서 올해보단 내년에 더 잘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니 실패와 실수, 뭐 이까이것들 별루 개이치 않고
열심히 배워볼려는 굳은 자세로 중무장을 두 배로 함서
추위와 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모기와 벌레들의 공격을 이리 저리 잘 막아내며,
자외선과 땀으로부터 내 피부도 쪼매 챙기면서,
오고 가는 동네 사람들 시선들로부터 신경끄고,
씨앗과 나무, 화초들 살라고 카드 그어대는 나를 그윽히 쳐다보는
남편의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면서
돈타령 물값타령 들을때면 먼 산보면서 한 귀로 흘리고
올해도 꾿꾿하게 화잇팅할 것이다. 

일단 봄이 늦게 오는 관계로  맘 다짐이라도 야무지게 해본다.

엄마...나 잘 하고 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