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도 봄에 꽃을 볼 수 있는 알뿌리들을 심었다 (Spring Bulbs).
내가 찾는 종류들을 동네에선 찾을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었다. 모두 다섯 종류였는데 이 중 두종류는 야생종인 Tassel Hyacinth (학명: Leopoldia comosa 또는 Muscari comosum) 와 Ornamental 변종인 'Plumosum' 로 우리가 봄에 흔히 볼 수 있는 Grape hyacinth의 일종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봄이 되면 한국의 무릇처럼 미끈거리는 액과 아린 맛을 우려낸 뒤 시큼한 피클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사진으로 볼 땐 벌브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그리 크진 않았고 한국의 무릇 (꽃무릇 말고 가을에 분홍색 꽃이 피는 조그만 식물)과 비슷한 사이즈였다. 내가 이 것들을 캐서 이탈리아 사람들 마냥 피클을 만들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해 봄이 되면 꽃을 즐기게 될 것은 확실하다.
나머지는 야생종 수선화와 크로커스들이었다. 올핸 좀더 자연에 가까이 가 볼려고 변종들보단 야생종에 가까운 애들을 골라 심었다. 늘 가을이 되면 다람쥐가 먹을 것 숨기듯이 이 곳 저 곳을 마냥 헤집고 다니면서 벌브들을 심어 놓고서는 겨울동안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봄가든을 거닐다가 꽃이 핀 것을 발견하곤 ‘아! 맞어. 내가
벌브를 여기에 심었었더랬지…’ 되돌이켜 생각해보며 봄 햇살 아래에서 가득 웃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보면 벌써부터 흐믓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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