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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1, 2010

포도수확과 벌레

작년에 익어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새들이 저보다 한 발 앞서서 거의 다 먹어버렸답니다. 어찌나 속상하던지…그래서 올해는 새들에게 다 먹히기 전에 쬐끔 덜익은 것 같지만 미리 수확을 해왔답니다. 이럴때면 새들이 밉고 괜히 억울한 생각까지 들어요.

막상 따온걸 보니, 곰방 억울했던 생각은 어디가고, 보기만 해도 오져서 히히거리며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작은 포도 가지 하나가 벌떡 서서 살랑 살랑 움직이는 것 있죠. ‘아이 깜딱이야’ 했답니다.

놀랜 가슴을 진정하고 자세히 쳐다보니…으씨…진짜 가지가 아니라 가지로 위장하고 있는 애벌레입니다. 가까이에서 보아도 진짜 가지 같지 않습니까? 아랫쪽에 포도 가지를 잡고 있는 발들이 보이시나요?

이쑤시개로 건드니 온 몸을 살살 움직여 피했습니다. 잘 보면 왼쪽으로 눈이 살짝 보입니다.

진짜 신기하네요. 포도도 먹고, 신기한 애벌레도 보고, 작년에 못풀었던 한을 올해는 톡톡히 푸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죠?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면 항상 신기한 것들이 가든에 가득하다구요.

May 07, 2010

Red Currant Flowers and a bug

작년에 빨갛게 익은 Currant 열매를 보면서 왜 꽃들이 핀 것을 보지 못했는지 궁금해 했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꽃들이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아서였습니다. 올 봄에도 꽃이 핀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갈 뻔 했는데, 바로 요 벌레때문에 보게 되었답니다.

까만색의 이 벌레를 추적하다가 제 눈을 피해 활짝 핀 큐란트의 꽃들을 보게된거죠.

아무래도 이 벌레가 해충같아 보이지 않고 수분을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곱게 보내주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해충으로 판단되면 그 땐 알짜 없겠지만….이 번에는 처음이니까 그냥 The benefit of the doubt을 주기로 한거죠. ㅎㅎ. 제가 착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Space Odyssey란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읽고...흠...나도 나중에 꼭 써먹어야지..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 곤충에게 써먹는 것이랍니다.ㅎㅎ

February 23, 2010

우리집 EX-애완동물들 1편: 작은 용갈이

2년 전인가? 내 소중한 토마토 잎을 열심히 갉아 먹고 있는 이 벌레 (tomato hornworm larva) 를 본 것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잡아서 대역죄인으로 미리 처단을 할려다가... 남편과 아들에게 내가 잡은 이놈을 보여주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큰 실수였다. 내 세끼 손가락 만큼이나 큰 징그럽기만 한 이 초록색 벌레를 본 순간 반짝거리는 남편의 눈, 속으로 아차 싶었다.

벌레들에 관한 호기심이 유난히 많은 남편 눈엔 이 징그럽기 그지 없는 녀석이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동심으로 돌아간 건지, 등을 쓰다 듬어 보고 꼬리쪽에 난 뿔을 건드려 보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라하며 즐거워했다. 신기한지 아들도 아이 징그러워하면서도 아빠를 따라서 즐거워하고....

몇 분도 안지나서 이 벌레는 이름까지 갖게 되었다. 작은 용갈이 (little dragon)라고. 그리고 이순간, 지울수없는 대역죄인에서 귀여운 애완동물로 운명이 바뀌어버린 것이다.

작은 유리통 집 속에서 내 귀한 토마토 잎들과 수박 같은 과일을 먹어치우면서 부쩍 부쩍 크더니, 어느새 번데기가 되었고, 그렇게 여러 날을 지내다가 나방 (tomato hornworm moth) 으로 깨어나왔다. 그동안 정이 들어서, 차마 죽일 수는 없고, 날려 보내 주면서…우리 집에 다시 와서 알까면 그 때는 콧물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