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가? 내 소중한 토마토 잎을 열심히 갉아 먹고 있는 이 벌레 (tomato hornworm larva) 를 본 것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잡아서 대역죄인으로 미리 처단을 할려다가... 남편과 아들에게 내가 잡은 이놈을 보여주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큰 실수였다. 내 세끼 손가락 만큼이나 큰 징그럽기만 한 이 초록색 벌레를 본 순간 반짝거리는 남편의 눈, 속으로 아차 싶었다.
벌레들에 관한 호기심이 유난히 많은 남편 눈엔 이 징그럽기 그지 없는 녀석이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동심으로 돌아간 건지, 등을 쓰다 듬어 보고 꼬리쪽에 난 뿔을 건드려 보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라하며 즐거워했다. 신기한지 아들도 아이 징그러워하면서도 아빠를 따라서 즐거워하고....
몇 분도 안지나서 이 벌레는 이름까지 갖게 되었다. 작은 용갈이 (little dragon)라고. 그리고 이순간, 지울수없는 대역죄인에서 귀여운 애완동물로 운명이 바뀌어버린 것이다.
작은 유리통 집 속에서 내 귀한 토마토 잎들과 수박 같은 과일을 먹어치우면서 부쩍 부쩍 크더니, 어느새 번데기가 되었고, 그렇게 여러 날을 지내다가 나방 (tomato hornworm moth) 으로 깨어나왔다. 그동안 정이 들어서, 차마 죽일 수는 없고, 날려 보내 주면서…우리 집에 다시 와서 알까면 그 때는 콧물도 없어!!!
Winter Carrot Sides
5 hours ago
벌레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가족이신 것 같아요. 늘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ReplyDelete작은 용갈이 is one of the smartest creatures! Do you know why? Because he knew he was going to have a wonderful life and grow up to be a 나방 at your place!
ReplyDeleteIf he had chosen my place.... you don't even want to think about what would have happened to him as soon as I found him!
남편별명이 bugman일 정도로 벌레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저런 믿기 힘든 애완벌레들이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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