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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5, 2010

Watercress (물냉이) 한 번 길러보기

한국인들에겐 좀 낯선 야채지만, 미국 그로서리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야채중에 하나가 바로 watercress (물냉이)이다. 이 낯선 야채를, 몇 년간 호기심의 안테나를 잔뜩 올리고만 있다가, 이젠 한 번 길러보기로 맘을 먹었다.  이 야채는 Zone 3 이상에선 Cold Hardy로 추위에 엄청 강하고, 흐르는 물에서만 잘 자라는 이상한 습성이 있다고 한다.  뭐 이런 야채가 있담 하면서도 슬금슬금 이 야채를 한 번 길러보고 싶어져서 일단 두 단을 사왔다. 사오자 마자 이렇게 물에 담구어서 햇빛 잘드는 창가에 두었다.
 하루 지나서 물을 갈아주는데, 물이 이만 저만 더러운 것이 아니었고, 겨자식물 특유의 톡쏘는 냄새까지 났다.  이렇게 고인 물을 더럽히니, 이 물냉이는  흐르는 물에서만 자랄 수 있는 걸까?  자기가 더럽힌 물에서 살 수 없어서?  어쩌면 가장 인간스럽게 지저분해질 수 있는 나물이 바로 물냉이? ㅎㅎㅎ 매일 물냉이가 더럽힌 물을 갈아 주기 3일, 물 속에 잠겨 있던 마디 마디들에서 뿌리가 내린 것이 보였다.  이 야채도 미나리나 라우몽처럼 역시 뿌리를 빨리 내렸다.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니 새 잎들이 자라 나오고  키가 뿍 커졌다.
 이제 기르기 시작한 지 2주일 정도 되었고, 매일 물 갈아주면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지만, 더이상 물갈아주기 싫어서(?) 냇가에 심어 주기로 했다. 어짜피 나쁜 일은 셋 씩 같이 온다고 하니, 미나리와 라우몽에 이어 셋을 채워주기로 했다. 내 야채 먹어치우는 이름도 모를 그 짐승에게 먹을 것을 더 갖다 바치는 것이 되든지 말든지…

냇가의 가장자리에 몇 가지 씩 잔돌들로 눌러주었다.
 지난번 미나리와 라우몽의 아픈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한꺼번에 심지 않고 분산작전을 쓰기로 했다.
 이렇게 심어준 물냉이들이 잘 자라 줄 것인지는 이제 지켜보면 알 것이다.
심어 주고 난 지 일주일 후…
 아직은 야생동물들이 건든 흔적은 전혀없고, 실내에서 자라서 비실비실하던 줄기들이 많이 굵어져 있고, 튼튼한 새잎도 돋아나오고 있다. 고인물에서 풍기던 그 악취도 전혀 없이 아주 고고한 청정야채처럼 자라고 있다. 못되면 다 자라는 환경탓이라고 그러더니… 진짜 인간스런 야채다.
 일주일 또 지나서…
흑흑흑…역시나 먹은 흔적이 보였다.  라우몽 처럼 심하게 먹진 않아서 남은 마디들에서 다시 새싹이 돋아 오르는 것이 보였지만, 어떻게 내가 심은 줄 알고 이렇게 찾아서 먹어치우는지….고놈….후각이 좋은건가? 아니면 식성이 나랑 비슷한건지?  

물냉이는 워낙 추위에 강한 야채라서 내년 봄까지 어떻게 지내줄지 몹시 궁금하다. 거기다 한 번 내 야채들에 맛을 들인 고약한 놈이 있어서 더더욱 그 귀추가 궁금하다.

October 26, 2010

Water Spinach 길러보기: 예상치 못한 성공과 실패

영어론 Water spinach, 중국어론 옹초이,  베트남어론 라우몽, 태국에선 팍봉이라고 불린단다.  그리고, 한국말론?  잘 모른다. ㅎㅎㅎ 
 내가 처음으로 이 야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작년에 중국인 친구가 꼭 길러보라고 권장한 중국야채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 후로 중국 그로서리에 가서 이 야채를 보면 반가운 맘이 들어서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막상  어떻게 요리해 먹을 지 몰라 사오지 못한 것이 여러번이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용기를 내서 한 단을 사왔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마땅히 따라서 할 요리법을 찾지 못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우리네 옛 속담처럼, 그냥 내가 가장 잘 아는 요리법을 들이 밀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한국 나물들 요리하듯이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살짝 버무려 먹는 것이었다. 결과는 상당히 의외였다. Water spinach는 자체가 가지고 있는 향이 강하지 않다. 아니면 내 입과 코가 별루 예민하지 못해서 이렇다할 독특한 향은 느껴지 못했던지.  그래서 초고추장 맛이 그대로 느껴졌지만, 씹는 맛이 독특했다. 잎들은 미끄러울 것 같으면서도 많이 미끄럽지 않고 부드러웠고, 대는 미나리처럼 아삭아삭했다. 이 두 텍스쳐가 조화를 이루어서 씹는 맛이 꽤 좋았다. 어쩌면 이 텍스쳐가  바로 이 야채의 매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 단이 무지  커서,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될 정도였지만, 막상 데쳐보니, 애게….겨우 두 주먹정도로 양이 줄었다. 이거 완전히 뻥트기 야채였구만 싶었다. 

중국 그로서리에 갔다가 또 이 야채를 한다발을 사와서. 반은 요리에 쓰고 반이 남았는데, 워낙 길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기가 힘들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물사랑님이 언젠가 물에 담가두면 미나리처럼 뿌리가 잘 내린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마땅한 그릇이 없나 둘러보다가 디시워셔에서 몸말리고 있는 김치통이 눈에 들어와서, 거기에 담고 물을 넣어주었다.  햇빛드는 부엌 창가에 두니, 창문의 반을 가릴 정도다.
 하루 반 정도 지나니 싱싱하던 잎들이 많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사올 때 싱싱해 보였지만, 다른 그로서리의 야채들처럼 너무 오랫동안 유통기간을 거친 것이다.  누렇게 뜬 잎들을 모두 제거해주고 나니, 하루 전만 해도 무성한 초록색이 너무나 예뻐서 근사해보이기 까지 했는데 이젠 꼭 쥐뜯어 먹은 것 같이 보였다. 꽃꽂이 하듯이, 처음부터 아랫잎들을 모두 제거해주고 물에 담글 것을…. 후회도 되었다.

그리고 하루가 더 지났다.  물을 갈아줄려고 들여다 보는데, 갑자기 희끗 희끗한 것들이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물속에 있는 마디 마디에서 흰뿌리들이 제법 많이 자라 나와 있었다.
 뿌리가 내리더라도 한 일주일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틀만에 이정도로 자랐다면, 어쩌면 어제도 뿌리가 나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누렇게 뜬 잎들에만 정신이 팔려 보지 못한 것 뿐이지. 이렇게 일주일을 병속에서 기르다가 냇가 모래밭에 심어주었다.  심어줄 때는 이불속에 뉘듯이 옆으로 심어두었는데, 일주일 지나서 가보니 이렇게 잎쪽이 위로 꽂꽂이 서있었다.

 새 잎들도 꽤 많이 자라 나와 있었다.
 여기는 겨울이 추워서 이렇게 심은 이 야채가 겨울을 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알고보면 이 야채도 아열대성 작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야채를 미나리처럼 여름동안 길러먹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 너무나 신났었다. (나물사랑님, 이 야채의 재미난 습성을 가르쳐 주셔서 고마워요…. ^ ^. )

그리고  일주일 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내 야채가 몽땅 사라져버린 것이다. 
 아니 어떤 무시기 놈이야! 흙위로 나와 있는 부분들을 싸그리 먹어치워버린 놈이…. 토끼인가? 아니면 사슴인가?  설마 슬러그들이? 정체도 알 수 없는 낯모를 짐승이 너무나 얄밉기만했다. 미나리는 그나마 잎들만 갉아 먹었는데, 이 Water Spinach는 줄기랑 잎이랑 아주 몽땅 다 먹어치운 것이다. 
 번식력이 너무 강해서 겨울이 따뜻한 많은 주에선 invasive plant로 심는 것이 금지 되어 있는 등 많은 주의를 요하는 식물이라고 해서 냇가에 심으면서도 내가 이렇게 심어도 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나랑 왠수진것 처럼 먹어치우는 야생동물들이 있을 줄이야… 너무 심하게 갉아 먹어서 싹들이 다시 돋아 나오진 않을 것 같다. 돋아 나온다 할지라도 또다시 먹어치울테…뭔가 야생동물로부터 보호장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일주일 지나서 다시 살펴보았지만, 새 싹이 다시 돋아 나오진 않았다. 거기다 모랫속에 묻혀있던 줄기 부분들이 썩어가고 있었다. 이 번에는 야생동물의 예상못한 기습에 약간 당황했지만 두 번 짼 알짜 없을 것이다. 

October 20, 2010

냇가에 야채기르기 첫 편-미나리


오래 전부터 pond나 creek이 있는 집을 사게되면, 꼭 길러보고 싶은 야채들이 바로, 미나리, Water spinach, Watercress, 연꽃(Lotus)같은 물을 좋아하는 야채들이였다.  그러다가 드디어 새 땅을 가로지르는 조그마한 시냇물이 생겨서, 희망사항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맨 먼저 시작한 것이 바로 미나리였다.
 지난 봄에 지인 두 분께서 미나리를 주셨는데, 너무 건조한 여름 땡볕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아서, 그 미나리들을 모두 물가로 옮겨 심었다. 집에선 겨우 겨우 목숨을 연명하는 듯 보이던 미나리들이 물가에 옮겨주니, 물만난 미나리들의 실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쑥쑥 자랐다.
 미나리들 자라는 것이 어찌나 이쁘던지, 주말마다 미나리 자라는 것 보러가게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몇 주 후 아주 슬픈 일이 생겼다.
 그렇게 잘 자라고 있던 내 귀여운 미나리들을 어떤 야생동물이 뜯어 먹은 것이다.  그냥, 어쩌다 ,우연히, 그런 것이 아니라, 새잎이 나오는 것이 무섭게 지속적으로 계속…

미나리의 생명력이 워낙 좋아서, 포기하지 않고, 새 잎을 올려볼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야생동물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나보다. 다행히 냇가의 반대편에 심어놓은 미나리 몇 구루들은 건들지 않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지만, 그 자리도 발견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지 모르겠다.
 냇가에 식용야채들을 길러 보려던 내 생각이 어쩌면 처음부터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니었나보다.  울타리 안에서 야채를 기르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를 잘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나야 물론 쉬 포기하는 성격이 아니니, 계속 도전해 볼 요령이지만, 성공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