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 딱 한 번, 이 곳에서 고구마순을 주문해서 심은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내 주소가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지 매해 봄이 되면 이렇게 편지를 보내준다. 다른 회사들도 내게 열심히 올해의 카탈로그를 보내주고 있는데, 이 편지는 바로 이 회사의 카탈로그나 다름없기도 하다. 워낙 고구마랑 양파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서. 고구마랑 양파는 상당히 이질적인 야채인데, 왜 이 두 종류만 다루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른 회사같으면 문어발 식으로 이것 저것 많이 팔텐데, 이곳은 몇 십년을 두고 고구마랑 양파만 판다.
호기심에 Red japanese랑 Beaugard 순을 24개씩 사서 길렀는데, 상당히 잘 자라주어서, 그 해 고구마를 두 박스넘게 캐서 그야말로 쪄먹고, 구워먹고, 튀겨먹고, 그냥 깎어먹고, 고구마 케잌 만들어 먹고 주체를 못해 야단을 쳤던 것 같다. 그 후 내가 기르고 있는 고구마들이 바로 이 곳에서 주문해서 심었던 Red Japanese의 후손들이다. 이젠 내가 직접 수확한 고구마로 순을 내서 심고 있어서, 다시 주문을 할 일이 없는데도, 왠지 잊어버린 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보는듯해서 반가우니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바로 이 이유가 내가 내 주소를 리스트에서 철회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은 진짜 이유이기도 하고…. 괜히 미안한 맘에, 내년엔 이곳에서 종자양파나 주문해서 심어볼까나 생각도 해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