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8, 2010

gardengal님의 하이킹

gardengal님은 Washington State에 사시는데, 어제 하이킹을 가셨다가 제게 사진을 보내주셨읍니다. 혼자 보기가 너무 아까워서 올립니다. 이건 그 분이 보낸 이메일의 일부이구요.

{Today's hiking trail was absolutely beautiful! However getting there was a little tricky because of poor road signs. I don't know why but the WA state has the worst signage of all the states I've travelled and it was one of my biggest gripes when I moved here.

Anyway, there were 4 of us (all female). Initially, one of the ladies volunteered to drive her Camry but because we had to travel on forest road, the other lady volunteered to drive her 4-weel drive truck. It was a very good thing she did because we ended up on desolate logging roads and it was very scary and bumpy.

I've been never been on logging roads before and i thought about the Korean guy who came up from SF to Seattle with his family during Thanksgiving a few years ago and was stuck on snowed in logging road and was killed when he left the car trying to find a help for his family. Do you remember that? 예 저도 기억해요. 너무 가슴이 아팠던 사건이었어요.

After spending about an hour or so trying to find our way back, we were able to find the trail entrance. The trail followed the river with gushing water all the way and it was one of the most beautiful hiking trail I've been on. I thought about your property because of the water. The weather was just beautiful as well. The trail was moderately difficult but it wasn't too bad and we had no problem finishing the 6.4 mile round trip.}

gardengal님 사진 고마워요. 무성한 녹음과 계곡이 더위에 지친 제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July 26, 2010

어이하나 이 복숭아나무를…이야기 셋

{이야기 하나}
지난 주에 아주 말도 안나올 정도로 어이없는 일이 생겼어요. 어디이겠습니까? 제 가든에서 생겼지요 ^ ^. 바로 제 복숭아나무의 가지들이 무슨 시위라도 하듯이 갑자기 다 누워버렸답니다.

지금까지 꼿꼿이 잘 서있었는데…. 더 자세히 보시지요. 진짜 몽땅 다 누웠지요?

이제 복숭아들이 한참 익어가고 있는데, 도데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아무래도 복숭아들이 너무 많이 달려서 가지들이 무거워져서 그런 것 아닌가 싶내요. 불쌍한 복숭아나무. 복숭아들이 처음으로 많이 열렸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복숭아들이 많이 달렸다고 해도 그렇지 그래도 이렇게 눕는 법이 어디가 있냐구요. 무거우면 그냥 낙과를 몽땅 다 시키던지…욕심많은 주인 닮아서, 주체도 못할 이 많은 복숭아들을 달고서, 수양버들가지 늘어지듯이 발라당 누어버리면 누가 이쁘다고 해줄까요?. 복숭아나무 관리 못한 관계로... 지나가다 호기심에 쳐다보는 이웃들의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아…창피해죽겠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어릴 때 미리 많이 솎아줄 것을, 올해는 아무래도 우리집 복숭아 나무가 저를 놀라케 해줄려고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린 이런 일로 저런 일로 복숭아 나무를 볼 때마다 한바탕씩 웃고 있답니다. 그리곤, 일주일만 더 참아라 이야기 해줍니다. 빨갛게 홍조들이 번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건데, 쬐끔만 더 참으면 모두 따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데 복숭아들을 모두 따주면 가지들이 다시 위로 올라갈까요?

{이야기 둘}
그러나도 복숭아들이 너무 많이 달린 것 같아서, 몇 주 전엔 덜익은 파란 복숭아들을 따다가 잘 씻은 후 편으로 짜른 뒤 매실처럼 설탕에 일주일 우렸다가 마늘과 고추장을 넣어서 복숭아장아찌를 담구었답니다. 매실로만 장아찌 담그라는 법이 어디 있나요? 태국사람들은 덜익은 파파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인도 사람들은 덜익은 망고로 피클을 담구어 먹는데, 나라고 덜익은 복숭아로 장아찌 못담글까 했지요. ㅎㅎ 좀 심했나요?

복숭아 향이 감도는 맛이 그런데로 괜찮답니다. 저처럼 복숭아가 많이 달려 주체를 못하시는 분이 혹시나~ ~ 계시고 게다가 심심까지 하시다면...복숭아장아찌 추천합니다.

{이야기 셋}
빨리 복숭아를 따주어야 하기에 안타까운 맘으로 복숭아가 익었나 안익었나 확인하느라 매일 아침 저녘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몇 일 전부터 사마귀 한마리가 ‘이건 내거야, 건들지 마’ 하듯이 뒷다리로 복숭아 하나를 꽉 잡고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답니다.

어찌나 사진 찍는 저를 경계하기에…고개를 살살 흔들며 물러났답니다. 복숭아가 너무 많이 달려서 하나 정도 사마귀에게 양보해도 좋을듯 싶어서요. 게다가 사마귀는 흉물스럽게 생겼지만 익충이니 가든에서 보호를 해주어야 하기에.

어때요? 올해는 이 복숭아 나무가 참으로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죠? 가든은 지켜보는 사람들을 절대로 심심하지 않게 해줍니다. 매일 매일이 항상 다르기에 삶의 단조로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심심하시고, 무료하시고, 꿀꿀하신 분들…힘내세요!!!!

July 21, 2010

포도수확과 벌레

작년에 익어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새들이 저보다 한 발 앞서서 거의 다 먹어버렸답니다. 어찌나 속상하던지…그래서 올해는 새들에게 다 먹히기 전에 쬐끔 덜익은 것 같지만 미리 수확을 해왔답니다. 이럴때면 새들이 밉고 괜히 억울한 생각까지 들어요.

막상 따온걸 보니, 곰방 억울했던 생각은 어디가고, 보기만 해도 오져서 히히거리며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작은 포도 가지 하나가 벌떡 서서 살랑 살랑 움직이는 것 있죠. ‘아이 깜딱이야’ 했답니다.

놀랜 가슴을 진정하고 자세히 쳐다보니…으씨…진짜 가지가 아니라 가지로 위장하고 있는 애벌레입니다. 가까이에서 보아도 진짜 가지 같지 않습니까? 아랫쪽에 포도 가지를 잡고 있는 발들이 보이시나요?

이쑤시개로 건드니 온 몸을 살살 움직여 피했습니다. 잘 보면 왼쪽으로 눈이 살짝 보입니다.

진짜 신기하네요. 포도도 먹고, 신기한 애벌레도 보고, 작년에 못풀었던 한을 올해는 톡톡히 푸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죠?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면 항상 신기한 것들이 가든에 가득하다구요.

July 18, 2010

곰취씨 이야기-2 : 성공과 실패 그리고 희망

[이 이야기는 지난 봄에 적어놓고 올리지 못한 이야기인데 다시 올려드립니다. 앞쪽은 지난 봄 이야기이고, 뒷 쪽만 새로 더한 부분이랍니다.]

곰취씨들을 화분 흙에 심고 꽤 오래되었는데, 싹들이 돋을 생각을 안해서, 아무래도 올해는 곰취발아에 실패를 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매일 아침 덱에 내놓았다가 퇴근해서 집에 오자 마자 집안으로 들여 놓는 것을 무슨 중요한 의식이나 치르듯이 반복하고 있었답니다. 어느날 오후엔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졌어요. 집에 와서 보니 빗물이 홍건하게 차있었습니다. 기울여서 물을 흘려내면서, 어짜피 실패한 것인데 뭐…하고 생각을 했답니다. 그래도 늘 하던 버릇으로 집안으로 들여 놓고, 다음 날 아침 덱으로 내놓기를 몇일, Oh My Gosh! 싹들이 돋아 나왔네요.

혹시나 하고 다른 칸들도 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칸들에서도 싹들이 돋아나고 있네요. 씨가 한 개만 싹을 올려 주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5개나 싹이 텄으니, 아주 대성공입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이웃집들에서 훤히 내려다 보일텐데도 오두방정 떨듯이 발짝 발짝 뛰었답니다.

곰취씨를 시작할 때 물에 담구었다가 나누어서 냉장실이랑 냉동실에 2주일 넣었다가 심었는데, 어느 쪽 씨들이 싹이 돋고 있나 보았더니, 냉장실에 있었던 씨들 쪽에서 싹이 돋고 있습니다. 야생식물들은 일반 야채씨들과 달리 발아를 시키는 것이 썩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성뿐만 아니라 자연의 도움까지 빌어야 하니까요. 이제 잘 키워서 옮겨 심어서 정착시키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아쉽게도 이렇게 싹이 터서 자라던 곰취싹들이 막상 텃밭에 옮겨준 뒤 정착을 못하고 모두 비실 비실 죽어버렸답니다. 아침 저녘으로 물을 열심히 주었건만, 아무래도 너무 더운 이곳의 날씨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곰취기르기 작전은 이렇게 어이없이 끝이 나버렸는데, 몇 일 전에 아주 흥분되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곰취 싹틔어서 기르는 것이 어렵다는 정평이 있어서, 제가 실패하더라도, 솜씨좋은 누군가가 성공을 하면 다시 씨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다른 분들에게도 씨앗들을 좀 보냈답니다. 그러니 Insurance같은 것이었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Sun님이 곰취들을 싹틔워서 잘 기르시고 계시답니다. 꽃피어서 씨 받으시면 제게 다시 보내주십사 부탁드렸구요. 지난 봄에 제가 한 일 중에서 제일 잘 한 것이 바로 곰취씨들을 갈라서 손이 야무진 분들과 나눈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에는 늘 제 존경을 듬뿍 받으실 분들로 가득한 것 같습니다. 이래서 제 곰취기르기 작전이 다시 한 번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지나면 곰취를 기르고 싶어하시는 더 많은 미국내의 텃밭지기들에게도 씨를 보내줄 수고 있을 것이고요. 이렇게 작은 희망이 다시 생겼답니다.

이 일로…블로그를 접겠다는 생각을 다시 접었답니다. 혼자 배우고 해도 충분하다는 제 생각이 얼마나 부족한 것인가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야채나 나물들도 더불어 기르면 더 신이 난 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좀더 적극적으로 미국내의 많은 텃밭지기들과 이야기들을 나누고 경험들을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니 변덕이 죽끓듯 한다고 너무 야단하시지 마시고 귀엽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