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 2010

뜻밖의 감선물

그렇듯이 퇴근해서 집에 와선, 후다닥 저녘식사를 준비해서 먹고 , 느긋하게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랑 애가 내게 무슨 소포가 왔단다. 소포가 때가 없는데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보니,  진아님이 보내신 것이다. 뭘까 싶어서 풀어보니….세상에나이럴쑤가토실토실 아기 얼굴만큼이나 감들이 이렇게 잔뜩 들어있었다.
아랫 쪽에 들어있는 감들은  이렇게 정성스레 뜨개질한 색색의 예쁜 꼬까옷들까지 입고 있었다.
 이걸 하나 하나 손뜨개질하시다니….
 하난 하나 종이로 싸고, 옷을 입히고, 박스에 넣어서 보내주셨을 정성을 생각하니 갑자기 목이 메어왔다.내가 워낙 홍시를 좋아해서 지난 주말에 한국 그로서리에 갔다가 커다란 감들이 나와 있더라며 남편이 3개를 사왔는데, 주먹만큼 커서, 아주 큰 감들이다고 생각했는데 (왼쪽), 진아님이 보내준 감들(오른쪽) 하고 대보니, 상대도 안되게 적다.
 아직 홍시가 될려면 좀더 기다려야 같은데, 이걸 먹고 싶어서 어떻게 기다려야하나….싶다. 그냥 떫어도 한 개 먹어봐? ㅎㅎㅎ

어릴적에 고향집에 아주 커다란 감나무가 그루 있었다. 가을에 감을 따면 엄마가 툇마루에 있는 커다란 뒤주안 쌀속에 두시곤 쌀을 꺼낼 때마다 하나씩 더듬 더듬 만져보시곤, 많이 물러진 감들을 꺼내서 주셨다. 그런데 어느날 오후,  도저히 엄마가 꺼내주실 저녘때까지 기다릴수가 없어서, 직접 꺼내 먹겠다고, 뒤주에 허리를 걸치고 손을 뻗다가 그만  뒤주속으로 퐁당 빠져버리고 말았다. 엄마가 일보고 돌아오셔서 뒤주 에 있는 나를 발견하실 때까지  몇시간이고 속에서 울고 있었던 같다. 그리고 얼마있다가 사도세자가 뒤줏속에 갇히는 사극을 보았는데, 괜히 덩달아 서럽게 울다가 엄마에게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어릴적만큼이나 홍시를 좋아한다. 단감도 좋아하지만, 말랑 말랑, 쪽쪽 빨아먹는 홍시의 맛때문에. 그런데, 이렇게 귀한 큰감들을 잔뜩 선물받았으니, 얼마나 좋은지 춤이라도 덩실 덩실 추고 싶다.

진아님, 제게까지 이렇게 감들을 보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켈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빛과 진아님의 정을 듬뿍 먹고 자란 감들이라서, 매일 저녘마다 뽀송한 아 엉덩이 만져보듯, 개씩 살포시 만져보면서, 행복해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맞을겁니다.  상상이 가시죠? 진아님, 건강하시고, 하늘만큼 땅만큼 많은 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3 comments:

  1. 행복하시겠습니다! 부럽구요. 워낙 보내는 것이 많은 분이니 이렇게 많이 사랑을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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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경희님 반갑게 받아주시니 전 너무 행복합니다.
    경희님과 성희님께배운 나눔을 조금이라도 실천하고싶었습니다.
    감들이 무사히 상처없이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장을 하는 저의 마음은 아주 즐거웠어요.
    언제나 새로운 볼거리와 배움을 선사하시는 경희님의 글과 사진은 올 한해 저에게 많은 보움과 큰힘이 대었어요.
    님께 감사드려요.

    Gina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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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ldman님, 올핸 받은 선물과 사랑이 너무 많아서, 은근히 행복하기도 하지만 이걸 어찌 다 갚나 싶어서 가슴이 무겁기도 하네요. ^ ^

    Gina님 정말 놀랬어요. 어찌 이런 감들을 보내주실 생각을... 저도 진아님을 알게 되어서 너무나 기쁨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텃밭을 가구며 영차 영차 신나게 살아보죠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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