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새 두 마리가. 보통때는 이렇게 둥지바닥에 바짝 누워있다가 엄마나 아빠가 먹이를 물고 오면 입을 하늘 향해 쩍벌리고 짹짹거린다.
추운 밤이나 비가 오는 날은 어미새가 먹이 찾으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새둥지에 앉아서 새끼들이 춥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보였다.
온 식구가 집에만 오면 맨처음 하는 것이 이 어린 새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새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남편이 둥지 밑 땅바닥을 샅샅이 뒤졌지만 깃털도 어린 새들의 그 어떤 흔적도 볼 수가 없었단다. 부모새들은 새끼 새들을 잃은 뒤에도 어디가지 않고 계속해서 정원을 맴돌았다. 얼마나 슬프면 새끼 잃어버린 둥지를 저렇게 지키는 걸까? 너무 안타까왔다. 우리 가족들은 어린 새들이 어디로 갔는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다 가정해보았지만 어느 것이나 슬프기만 했다. 작년에도 Mourning Dove부부들에게 슬픈 일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았기에, 우울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났다. 남편이 덤보에게 풀을 뜯어줄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와서 무언가 싶어서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새끼새가 풀 속에 움크리고 있더란다. 그순간 Red Cardinal 부부가 소리를 지르며 남편의 주의를 돌릴려고 요란하게 날아다니고. 부모새가 불안해 하는 것을 알았지만, 괜히 풀밭에 놔두었다간, 잔디깎을 때 위험하겠다 싶어서, 새끼새를 다시 둥지에다 올려주었다. 처음 몇 분은 어리둥절했는지, 어떻게 해야될 지 몰라서 그러는지, 가만히 앉아 우리를 멀끄름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포르르 둥지에서 떨어져서 아주 빠른 속도로 달아나는데,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날개를 퍼덕 퍼덕 잽싸게 움직여 짧은 거리를 조금 날기조차 하였다.
어느 정도 달아나선 안심이 되었는지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찍는 남편을 조심스럽게 옆눈으로 쳐다보았다.
모든 새끼새들이 다 자라서 날 때 까지 둥지에 가만히 있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 만도 않나보다. 어쩜 둥지에 계속 있는 것 보단 걸어다닐 수 있게 되자마자 움직여 다니는 것이 살아남기에 더 유리한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새끼새를 한 마리만 찾았지만, 다른 새끼새 한 마리도 풀숲 어디엔가 숨어 있을 지 모르겠다. 사라지고 난 몇 일 사이에 엄청 큰 것을 보면, 부모새들이 이들을 계속 먹이고 있었나보다. 아니면 새끼새들도 이젠 적극적으로 먹이를 찾아먹을 수 있는 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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