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 지 4년 된 앵두나무 (Korean bush cherry)들이 올핸 정말 많은 앵두들을 달고 있습니다.

포리똥(Goumi)들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따서 아들을 주었더니, too sour and tart라고 좋아하지 않더군요.

이상하죠? 저랑 남편은 새콤한 이 맛들이 너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에이 촌놈…진짜 맛있는 것도 모르고….그러곤 따온 걸 우리가 몽땅 다먹어 치우기로 했답니다. 아마도 어릴 적 추억때문에 시고 떱떠름한 이 열매들의 맛이 좋은가 봅니다. 그러고보면 …에이 촌놈…은 바로 우리 부부를 지칭하는 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앵두나무는 젖은 땅을 정말로 싫어한다고 합니다. 심으실려면 언덕배기 중간같이 물빠짐이 좋은 곳에 심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포리똥은 영어로 Goumi라 부르고 보리똥은 Autumn olive라 부르는데, 한국에선 두 종류를 보리수라는 같은 이름으로 흔히들 혼동해서 부르는 것 같습니다. 두 종류다 잎과 꽃이 비슷하고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지만 포리똥은 봄에 익고, 보리똥은 가을에 익는답니다. 그리고 포리똥을 먹는 법이 따로 있는 것 아시는지요? 꼭지를 따고 한 손에 가득 모아서 한 입에 탁 털어넣고선 오물오물 먹는 것이 정식이랍니다. 이렇게 먹어야 포리똥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있거든요. 모르셨죠? 포리똥을 아시는 분들도 드물지만, 먹는법을 아시는 분들을 아직 못보았습니다. ㅎㅎㅎ 제가 바로 포리똥 제대로 먹는 법을 아는 전무후무한 전문가랍니다.
제가 왜 이렇게 포리똥 나무를 잘 아는지 궁금하시죠? 어릴 때 제 친구 평숙이 집에 가면 몇 십년 된 커다란 포리똥 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그래서 봄이 되서 앵두가 익을 때가 되면 평숙이 집에 심심한 척 놀러가곤 했답니다. 집으로 돌아올 때 쯤엔 평숙이 어머님이 (지금 생각하면 진짜 자상하신 분이셨습니다.) 조그만 그릇에 포리똥을 잔뜩 따서 동생들하고 먹으라고 주셨습니다. 내게 동생들이 있었나? ㅎㅎ 집으로 오는 길에 몽땅 다 먹고 빈그릇만 딸랑 딸랑 들고 갔다가, 몇 일 후 앵두를 담아서 되돌려 주려 가선 또 포리똥을 얻어 오곤 이렇게 3번 정도 하면 철이 끝났던 것 같습니다.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제가 캐탈로그에서 포리똥 사진을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랬는지 짐작하시겠죠? 아마도 이것이 바로 제가 제 가든에 과일나무들을 심게된 계기가 되었지 않나 싶구요. 참고로 제 고향은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운수리랍니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10년을 살았답니다. 가끔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할 때마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밝힙니다.
**포리똥으로 검색하시면 지난해 이야기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