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08, 2010

파 없는 텃밭은 안꼬 없는 찐빵

아틀란타에서 사온 쪽파들이 1월초부터 계속 되었던 추위를 견뎌 내고 아직도 잘 자라주고 있답니다.

추위로 맨 가장자리의 잎들이 말라버렸지만, Egyptian walking onion들도 잘 버텨 주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보니 위의 두 파들이 그냥 겨울을 버티고만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끼들을 친 것을 보니…ㅎㅎㅎ

지난 늦가을에 씨를 뿌려 어린 싹으로 버티던 파들이 많이 걱정이 되었는데, 제가 걱정을 한 것이 우습다는듯이 아주 쌩쌩합니다.

그러고보면 파들도 마늘만큼이나 추위에 강한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몇 년 전에 찍어둔 것인데, 겨울을 난 어린 파들이 5월 초가 되면 이렇게 자랄 것입니다.

올해도 제 파농사들의 시작이 그럭저럭 아주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는 한꺼번에 많이 쓸 일은 없지만 계속 조금씩 쓰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될 야채 중의 하나입니다. 파는 2년생 야채로 첫 해는 그냥 자라고 두 번 째 해는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답니다. 직접 파씨를 얻어서 사용해도 되지만, 파씨는 Walmart 이나 Home Depot 의 가든센타에 가면 쉽게 살 수도 있습니다. Green onion, Bunching ionion이나 Scalli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어쩔땐 어린 양파를 파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씨를 뿌리는 것 보단 봄 (3-5월) 과 가을 (9-10월) 에 반 씩 나누어 심으면, 일년내내 그로서리에 가서 파를 살 일이 없을 것 입니다. 물론 겨울이 많이 많이 추운 곳에선 그냥 봄에만 씨를 뿌리는 것이 좋구요. 만약 아주 추운 곳에 사신다면, 가을에 파를 흙채로 파서 화분에 옮겨 심은 후 실내로 가져와서 겨울을 나게 하면서 수확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파 없는 텃밭은 안꼬없는 찐빵이니까, 올해는 파 기르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십시요.,

February 05, 2010

남편과 화분 장식물

어쩔 때 보면 나보다 더 남편이 아기자기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는 후배마저 ‘언니는 어째 내 남편이랑 더 비슷하냐’고 해서 날 더 알쏭달쏭하게 만듭니다. 거기다가, 남편이 몇 년 전에 사다 준 , 실내 화분들이나 블라인드에 매달수 있 이 나비 장식물들을 볼 때 마다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듭니다. 상당히 오래 전에, 몇 년 전인지도 이젠 기억이 안나는데, 남편이랑 아들이 Walmat에서 사다 주었었어요. 실내에서 피는 예쁜 꽃들에 나비가 안찾아 온다면서…

심심할 때 마다, 생각날 때 마다 여기 저기 자리를 옮겨주는 조그만 나비 장식물들.

맨 처음 결혼해서 살 땐 나랑 너무나 다른 남편의 성격이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 때가 많았는데,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남편의 자잘한 자상스러움이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들왈, 이거 아빠랑 내가 엄마 Valentine's Day 선물로 샀던 것 기억나? 하고 말을 걸었어요. 듣고 보니 사가지고 와서 이쁘다고 둘이 헤헤 거리며 주었던 생각이 조금씩 나기도 합니다. 혹시 이 글을 몰래 읽고 있을 남편….그나 저나 이번 Valentine's Day땐 뭘 사줄거요?

February 04, 2010

파드득나물은 여러해살이

작년 여름에 gardengal님이 파드득나물이 여러해살이냐고 질문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참나물을 길러본 경험이 딱 2년이어서 그 땐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첫해는 그저 자라기만 하다가, 그 다음해에 꽃대를 올리고 열매를 맺은 다음 죽어버리는, 당근같은 이년생 야채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3년 째로 접어드는 올 해, 이제 그 질문에 대답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작년 참나물있었던 자리인데, 죽어버린 가지밑의 뿌리들에서 새싹들이 살포시 돋아 나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파드득나물은 여러해살이 맞습니다. ㅎㅎㅎ

February 03, 2010

한 겨울에 Hummingbird 를 기다리면서

몇 년 전에 허밍버드 (벌새)의 허도 모르는 우리가 덜커덕 사서 Cedar Tree 가지에 매달아 주었던 첫 번 째 Hummingbird feeder랍니다.

그 해 여름, 우리의 예상을 깨고, 단물을 먹으러 왔던 허밍버드는 우리를 너무나 기쁘게 해주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개미들이었습니다. 허밍버드들만 단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미들이 떼거지로 달려드는데, 너무나 징그러워서 이런 저런 방법을 강구해 보았지만 도저히 당할 수가 없어서 급기야 피더를 철수시켰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위의 사진 처럼 생긴 허밍버드 피더는 허밍버드들이 와서 건들거나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움직여서 단물을 쏟기 때문에 개미들을 끈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이 번에는 더 투박하게 생겼지만 허밍버드들이 좋아하고, 청소하기도 편하고, 거기다가 더 싸기까지 한 종류를 샀답니다. 우리 동네에 사는 허밍버드들은 겨울동안 더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버렸지만, 남편이 시험삼아서 집안에서 잘 보이는 곳에다 매달아 놓았답니다. 멀리에다 달아 놓았더니 지켜보지 않으면 오는지 아는지 잘 알수가 없으니, 이번에는 아예 집 안에서 내다 볼 수 있는 곳에다가 달아 놓겠다는 나름대로의 야무진(?) 생각으로.

근데, 이 한 겨울에 허밍버드가 오겠냐구요…..안오죠. 애꿎게 눈과 비만 견딘지 어언 두 달…. 이 허밍버드 피더는 아직까지 한 마리의 허밍버드도 아직 보지 못했답니다. 그건 그렇고, 이 피더도 문제가 있더라구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물이 그대로 피더에 들어가서 단물을 망치더라구요. 비가 들지 않는 처마밑에 달면 좋겠는데, 우리집 뒷쪽은 그 흔한 처마도 없답니다. 작은 우산을 사다가 위에다가 달아 주던지, 창문에 Awning을 달고 그 밑에 매달든지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옛날 처럼, 다시 시다나무에 매달던지. 어찌되었건, 허밍버드피더를 이 한겨울부터 달아 놓고서, 봄이 되어서 다시 돌아와 줄 허밍버드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 떠난 허밍버드들은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 맘을 알고 있을까요?

February 02, 2010

겁을 주었던 한파가 지나간 아침에…

금요일 오후부터 슬슬 내린 눈들로 토요일 아침에 내다 보는 바깥 세상은 그저 하얗기만 합니다. 올 겨울, 가장 많이 내린 눈이랍니다.

텍사스를 강타하고, 오클라호마를 강타한 뒤 우리 지역에 다가 온 한파! 하루 전인 목요일날 부터 일기 예보관들이 엄청 겁을 주어서 이 지역 모든 학교들 모두 미리 금요일을 휴일로 선포하고, 소방수들까지 위기사황들에 대한 대비완료! 심지어는 대학까지 일찍 문을 닫고 덜덜 떨었건만, 그 무시무시할 줄 알았던 한파는 종이 호랑이 처럼, 2인치 정도의 눈만 밤새 살포시 내려주고 지나가고 있답니다. 아마도 여기 오기 전에 텍사스랑 오클라호마에서 너무 기세를 올렸는지, 아니면 스모키 산맥을 넘어오면서 힘들이 다 빠져버렸는지, 아니면 우리가 미리 겁먹고 있어서 좀 봐주었다가 조지아주를 공력할 작정인지…. 나야 그저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온 지역을 괜스리 덜덜 떨게 했던 일기예보관들이 너무나 송구스런 마음에, 아마도 접시물에 코를 박지 않을까 몹시 염려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녘에 꼭 일기예보를 지켜보아야지….일기예보관들이 미안하다고 시인할 지 아니면, 은근히 묻어버릴지, 그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아침부터 정신나간 사람마냐 실실 쪼개고 있는 내 마음을 그 누가 알려나?

앞문을 열고 밖을 내니, 앞 잔디밭을 가로지르면서 우체통까지 쭉 난 발자국들이 보입니다. 누구 것일까요?

제 아들은, 주말 아침 일어나자 마자 일어나서 맨처음 하는 것이 나가서 주말 신문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잠깨고 내려온 남편이 맨 먼저 물어 보는 것도, ‘신문 가져 왔냐? 하는 것이고. 그런데, 왜 발자국이 한 줄만 보이냐구요? 아니 이녀석이 올 땐 날라왔나? 아무 생각없이 덜깬 잠을 떨치고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큰 걸음으로 뛰어서 그랬나 봅니다.

엉터리 (?) 일기예보 덕분에 멀쩡한 금요일 하루를 딩굴 딩굴 놀았던 아들은 토요일 아침 식탁에 앉아서 느지막한 아침을 먹고 있습니다. 신문에 코를 박고 있는 아들얼굴이 아주 느긋하게 하루를 잘 논 놈 처럼 보입니다. 일기예보에 겁났던지 바이올린 선생님까지 미리 전화해서, 늘 금요일 막바지를 장식하던 레슨까지 쉬었으니. 그럼 그렇지…울 아들, 멀쩡한 금요일날에 학교도 안 가고, ‘하루 잘 놀았았지 ? 하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다고 대답하네요. 그나 저나 난 오늘 하루 무엇을 하지?

하늘을 보니 하얀 구름에 뒤덮혀서 하얗습니다. 땅도 하얗고, 하늘도 하얗고, 포근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 추운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공원에 나가자니, 길이 너무 질척거릴 것 같고, 아들 표정을 보니, 오늘 아침은 썰매타러 갈 생각도 없는 것 같고, 에라 모르겠다 가든사진이나 찍자 하면서 뒷마당으로 나갔습니다. 텃밭은 눈으로 묻혀서, 보이는 것은 마늘잎들 뿐입니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얼어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마늘들이 눈담요에 누어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땅에 딱 둘러붙어서 겨울을 나고 있는 근대는 끝만 간신히 보이고 있습니다.

와와……지난 밤의 내린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실나무는 잔뜩 꽃을 달고 있습니다.

혹시 꽃송이들이 얼어 붙지 않았나 싶어서 코를 바짝 들이 대고 들여다 보아도 아름다운 매실꽃들은 그저 쌩쌩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걱정해준 저에게 윙크를 날려주는 것 같기까지 합니다.

녹아 내리는 눈이 물이 되어서, 물방울을 뚝뚝 떨구고 있는데, 제 눈이 멀만큼 이쁘기만 합니다. 정말 예쁘지 않나요? 이렇게 예쁜 분홍색 꽃들을 어디가서 본 적 있나요? 있으면 말구요….ㅎㅎㅎ

올 겨울 내내, 나의 Winter Blue를 없애줄려고 작정을 한 것처럼, 1월내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예쁜 분홍꽃들을 피워주고 있습니다. 잔뜩 달고 있는 꽃망울들과 꽃눈들을 보니, 3월까지 이렇게 꽃을 피워줄 것 같습니다. 심은 지 4년 차 되어가는 이 매실나무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꽃들을 피우고 있는데, 작년보단 올해 훨씬 더 많은 꽃들을 피어주고 있습니다. 아직 열매를 많이 달지는 않았지만, 한 겨울내내 피워주는 이 분홍꽃들만으로도, 저는 심은 보람을 뽀땃이 느끼고 있답니다.

삼매경에 빠진 나를, 뚱한 표정으로 멀리서 지켜보던 우리집 귀염둥이 토끼, 덤보가, 가까이 다가가니, 반갑다고, 철망을 잡고 서서, 껑충껑충거립니다. 털옷을 두껍게 입었는지 별루 추운 기색은 안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물도 얼어 있지 않습니다.

귀를 자세히 보면 왜 이녀석 이름이 덤보인지 알 수 있어요. 아기 코끼리 덤보처럼, 엄청나게 귀가 길어서, 다른 토끼처럼, 귀를 쫑긋세울 수가 없답니다. 이 녀석은 야생에서 살면, 일착으로 잡혀먹힐 놈이죠. Pet shop에서 아기토끼로 사와서 쭉 조오지를 아빠 삼아서 잘 지내다가, 1년 지나서, 사춘기가 되었었는지, 아빠 토끼 조오지를 자꾸 물어서 피를 내는 바람에, 떨어져 살았는데, 이제 조오지를 잃고 혼자만 남았답니다. 덤보가 외로울까봐서, 아침 저녘으로 들여다 보는 아들을 보면서… 형제들이 없어서 늘 외로움을 타서 그런지, 덤보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토끼장 옆에 있는 키가 큰 Red Cedar Tree 위엔 한 무더기의 새들이 난리를 떨고 있습니다. 로빈들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구. 야채들은 품종까지 따져 가면서 난리를 치지만, 새 이름들은 잘 몰라서, 웬만하면, 그저 다 새랍니다.

그나 저나 저눔의 새들이 내 나무 위에서 뭔 짓들을 하고 있는거야 싶어서, 나무 아래를 보니, 조그만 검정알 같은 것들이 잔뜩 떨어져 있습니다.

이그…새똥들인가 싶어서, 피할려다가 들여다 보니, 열매들입니다. 아…이걸 먹을려고 왔구나 싶습니다.

나중에 보니 내려와서 밑으로 내려와서 떨어진 열매들을 줏어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