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근대는 2년생 야채였다. 봄에 심어서 겨울을 난 뒤 그 다음 해에 꽃을 피우고 씨를 맺은 뒤 죽는 그런 야채… 그런데, 어느 웹사이트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2년생 근대를 다년생으로 기를 수도 있단다. 2년생이 아니고 다년생! 어째 이런 일이… 그렇다면 나도 한 번 실험해보자 생각했다.
지난 여름, 꽃대를 올려 씨를 잔뜩 맺은 근대 두 그루의 씨가 영글어 갈 무렵, 씨대들을 밑둥에서 부터 싹 베어낸 뒤 마져 더 말려서 씨를 얻고, 남은 밑둥과 뿌리는 뽑아 버리지 않고 그냥 놔둔 것이다. 엉성한 대가 자꾸 눈에 가시같아 보녀서 괜한 짓 하나 싶기도 했지만 궁금한 것을 어쩌랴? 그리곤 곧 옆 동네에 심은 고구마덩굴들이 마구 뻗어서 남겨두었던 근대 그루터기들을 덮어버리는 바람에 그냥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8월이 되어서 밤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불현듯 생각이 나서, 고구마 덩굴들을 헤치면서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새로이 여린 싹들이 밑둥의 이곳 저곳에서 우후 죽순처럼 돋아 나와서 자라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밑둥을 깨끗하게 자른 근대에선 이렇게 새 잎들이 한꺼번에 이쁘고 자라 나오고,
들쭉 날쭉 자른 근대에선 남은 가지 끝에서도 새 잎들이 마구 돋아서 미웠다.
어린 잎들이 도저히 다가 올 추운 겨울을 살 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금치 만큼 자란 연한 잎들을 모두 수확해서
야들 야들 맛있는 근대 미소된장국을 끓여 먹었다.
이렇게 보드라운 근대잎들은 봄에만 먹는 줄 알았는데, 가을에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봄에 새로 심어서 자란 근대들은 잎들이 상당히 크고, 굵고, 억센데... 하지만 이 근대 밑둥들이 이곳의 추운 겨울을 견디고 내년 봄에 다시 연한 싹들을 올려줄 건진 더 지켜보아야만 알 것 같다. 근대…두고 볼 수록 신기한 작물이다.
***참고: 제 근대 사랑이 얼마나 심한지 글쎄 근대 포스팅이 모두 18개나 된답니다. 믿어 지시나요? 그러고도 무슨 할 이야기가 또 남았다고 다시 근대이야기.... ㅎㅎㅎ 아무래도 제 근대사랑을 말리기 힘들 것 같죠? 어쨋든 제 요지는, 세계 어느 나라에 살고 계시든지, 내 년 봄에 근대 꼭 심기야요, 세계 속의 한국인 텃밭지기들...알았죠? 봄에 가든센타에 가셔서, swiss chard 씨를 사셔서 심으시면 됩니다. 제 것과 같은 종류를 기르시고 싶으시면, perpetual swiss chard 씨를 사셔서 심으시고요. 단지 perpetual swiss chard가 추위를 더 잘 견뎌서, 씨앗을 얻기 쉽고, 좀더 대가 짧다는 것 몇 가지 특징을 빼곤 두 종류 다 맛은 같습니다. 근대의 색이 그야말로 가지 각색이지만, 대의 색과 맛도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아주 빨간 대를 가진 근대를 심으시면 화초같이 텃밭이 화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상추 조금만 심고, 근대도 꼭~ ~ 심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