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1, 2015

내게 가드닝이란

지난 주 월요일부터 갑자기 낮 온도가 화씨 85도를 넘어서 90도 가까이 올라 갔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여서 밤에 잠을 자기 힘든 열대야를 방불케 했다. 봄에 자주 오던 비도 안 오고 타는 듯이 뜨거운 불볕더위에 봄부터 심었던 식물들이 아직 적응도 못한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잎이 타들어 갔다. 퇴근 해서 집에 오면 저녁식사를 마치자 마자  안타까운 마음에 어둠이 짙게 깔릴 때까지  또랑에서 물을 길어 날렸다.  야채들은 집안 수돗물을 주었지만 먼 데 심어둔 나무들까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양손으로 두 겔론 버켓으로 물을 나르다보면 흘린 구슬땀으로 옴 몸이 땀범벅, 물범벅이 되기 일 수였다. 아무리 일기예보를 뒤져 봐도 비올 챈스는 없고. 뭔 놈의 식물들을 이리도 많이 심었다냐? 내 욕심을 탓할 수 밖에...

맨날 보는 일기예보도 짜증이 서서히 나기 시작했는데, 어제 드디어 이유를 알았다. 이건 분명히 이상기온이란다. 이런 날씨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6월에나 있을 법한 기온이란다. 다행히 이번 주부턴 다시 정상적인 80도 이하의 기온으로 돌아온다니 하이구 다행이다. 아직 봄 날의 단꿈을 꿀 때인데  유월 불볕더위 내 모습을 미리 경험한 기분이... 그나마 모기가 없어서 다행이었찌만 헛웃음이 나오는 건 웬일일까.

덕분에 내가 왜 이렇게 힘든 가드닝의 세계에 발을 디뎠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래도 결론은 난 심고 가꾸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란 것이다. 어짜피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 아껴서 뭐하냐가 아니라, 늘 골골거리는 체질이라 이나마 움직이지 않으면 이끼가 껴버릴 것이다란 것이다.  움직이며 흙을 만지는 활동덕에 그나마 이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 믿고 있기도 하고.

흔히 사람들이 야채를 가꾸어서 먹는다고 하면 돈 안들어서 좋겠다는 말들을 한다. 그럼 난 속으로 웃는다. 왜냐면 그건 결코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돈으로 따지면 오히려 사서 먹는 것이 더 싸다. 매일 주는 물값에, 일년에 12 야드씩 들어가는 멀치, 올해 산 탑소일만 해서 벌써 30백, 그리고도 아주 많은 내 땀과 시간이 들어 간다.  원래 취미활동은 돈이 들어가는 법이야. 어떤 사람들은 가방을 모우고, 어떤 사람은 좋은 옷에 열광한다. 내게 가드닝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2 comments:

  1. 가드닝을 좋아하지않는 제 친구들은 왜 그더운날 땀흘리며 손에 흙을 무치는지 이해를 못하드군요.

    그렇지만 몸은 비록 땀 투성이에 흙으로 덮여졌드라도 힘든 노력의 댓가들을볼땐 너무 흐뭇하고 stop 을 할수가 없네요.

    ReplyDelete
    Replies
    1. 가드닝은 힘들지만 그 결과는 정말로 스위트하죠. ^^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