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 나물을 여기 미국에선 Chick weed라고 부른다. 이른 봄에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잡초 중에 하나다. 신기하게도 잔디랑 경쟁을 하지 못하는지 잔디밭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콘크리트 사이나 멀치위나 습기가 있고 양지바른 곳이라면 어김없이 별꽃 나물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난 2년 동안 혹시나 이 별꽃 나물이 우리 집 어느 곳에 숨어서 자라고 있지 않나 싶어서 샅샅이 뒤졌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난 이 별꽃 나물을 한국에 살 때는 먹어본적도 특별하게 관심있게 본 기억이 없다.
그러던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느 미국 웹사이트에서 먹을 수 있는 잡초로 요리법과 함께 소개가 된 것을 본 후로다.
혹시나 하고 한국 웹싸이트를 구글했더니 별꽃 나물로 한국에서도 나물로 먹는단다. 살짝 데쳐서 요리를 해놓으면 사각거리는 것이 맛이 있다. 나물이라면 국적을 안가리는 나인지라 어디 한 번 길러보자 마음 먹고 공원에 가서 꽃이 지기 시작한 별꽃 나물을 지켜 보기 시작했다. 씨를 얻어보려고. 그렇게 자주 공원을 들락거리기 몇 번 난 씨를 한 20 개 정도 얻었다. 그것을 편지 봉투에 보관했다가 9월 어느 날 멀치 베드 위에 휙 뿌렸다. 싹이 돋아서 자라 나오라고. 없애기 힘든 잡초도 아니고 잔디밭을 망칠 잡초도 아니어서. 거기다가 언제 어떻게 길러야 될 지 잘 몰라서 그냥 자연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잊고 있었더니 초봄이 되니 싹이 여기 저기 돋아 올랐다. ㅎㅎㅎ
자라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몇 주 지나면 수확이 가능할 만큼 자랄 것이다. 잘 자라면 어른 손바닥 넓이 만큼이다.
자생하도록 꼭 한 그루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캐서 요리를 해먹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씨를 뿌릴 필요도 없을 것이고.
잡초성 나물들을 난 이래서 좋아한다. 돌보지 않아도 그냥 잘 자라주니까.
미소된장으로 무친 별꽃나물
요리하는 것은 간단하다. 수확을 한 별꽃나물을 잘 씻은 뒤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찬물에 잘 씻은 후 물기를 꼭 짠 뒤 도마위에 놓고 4 등분으로 썬다.
미소된장 반 숟갈—간이 맞도록
참기름 조금
마늘 다진 것 아주 조금,
볶은 깨 조금
넣고 잘 무친다.
맛은 순하고 쓴맛은 전혀 없다.
사각 사각 씹히는 맛이 시금치 요리하고는 다르며 상당히 맛이 좋다.
초고추장으로 묻혀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