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9, 2009

한국부추 (Korean Garlic Chive)


언뜻 보면 잡초 같아 보이는 위 사진의 야채가 바로 한국 부추다.
미국에서도 한국 그로서리나 야채 씨들을 파는 미국의 전문 인터넷 회사들 중에서 한국 부추 (Korean Garlic Chive) 품종의 씨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국부추 품종으로 유명한 것은 그린벨트(Green Belt) 이다.

미국에선 흔히들 Garlic Chive로 통칭을 하지만 한국 부추는 중국 부추 (Chinese Garlic Chive) 랑 좀 다르다. 일단 흰대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짧고 잎사귀가 좁고 더 부드럽다. 중국부추는 큰데다가 흰대 부분이 길고 두꺼우며 잎새도 넓고 더 두껍다. 그래서 튀기거나 스터프라이를 하기에는 중국부추가 더 좋은 것 같고 생으로 먹거나 김치를 담그기에는 한국부추가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중국부추도 생으로 무쳐 먹거나 김치를 담글 수 있다. 난 부추를 무척 좋아한다. 다년생이라 한 번 심어 놓으면 몇 년이고 우리의 밥상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만 빼곤 언제 든지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추는 두 가지 방법으로 번식을 시킬 수 있다.
내가 첫 번째로 시도한 것은 아주 친하게 사귀는 사람에게서 얻어 온 것이다. 삽으로 흙채로 깊게 떠 내서 젖은 신문지에 똘똘 말아서 비닐 봉지에 넣어서 가져 와서는 조심스럽게 하나 씩 갈라서 줄로 심었다. 이렇게 옮겨 주고 정착될 때 까지 땅이 마르지 않게 물을 자주 주었더니 2-3주 지나서 다시 성장이 시작되었다. 첫해는 번식하는데 힘을 쓰라고 잘라 먹지도 못했다. 그랬더니 7월에 꽃 대들을 쑥 쑥 올렸다. 하얀 꽃들이 무더기로 피더니 가을이 되어서 씨를 맺었다. 씨를 모우고 싶어서 까만 씨를 따서 편지 봉투에 담아 두었더니 잘 말랐다. 부추는 뿌리로도 번식을 잘하기 때문에 굳이 씨를 얻어서 다시 뿌릴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면 다음 해에 떨어진 씨들이 싹을 내서 원하지 않는 곳에서 자라 나올 가능성 때문에 조심을 해야하기도 해야 되지만.
옮겨 심은 다음 해 이른 봄 부터 수확이 가능한데 (아랫 사진),

봄 부추는 너무나 부드러워서 어떻게 요리를 해도 맛이 좋다. 난 주로 샐러드에 넣거나 생으로 무쳐 먹거나 전을 부쳐 먹는다. 봄 부추의 연한 맛을 알게 되면 봄을 기다리기가 힘들다.

두 번째 방법은 씨를 뿌려서 시작하는 것이다.
1. 4-5월에 씨를 1-0.5 센티미터 정도로 심었다.
2. 2-3 주 지나니 실날 같이 가는 싹들이 돋아 나왔다.

3. 우리 집 흙이 진짜 박토라서 양분을 안주면 성장속도가 너무 나쁜 지라 양분을 주기로 했다. 토마토용 미러클 그로랑 커다란 물뿌리개통 (2 갈론 짜리)을 사다가 미러클 그로 1테이블 스픈 넣고 물 가득 넣어서 실날 같이 자라고 있는 부추 싹들에 뿌려 주었다. 미러클 그로도 비료라 그냥 주면 연한 싹들이 그냥 비실비실 말라 죽어 버릴 수가 있어서 미러클 그로 물을 주기 전에 먼저 물들을 충분히 주거나 비 온 다음에 미러클 그로 탄 물을 주었다. 거름은 너무 많이 주기 보다는 약간 부족한 듯이 주는 것이 좋다고 그런다.
4. 씨로 번식한 부추도 자르지 않고 놔두면 7월이 되면 꽃대를 올린다. 근데 부추는 잘라 주면 더 대가 약간 더 굵어 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꽃 대를 올릴려고 힘을 안쓰고 새 잎대를 올리는데 힘을 써서 그러나? 하지만 너무 자주 잘라 먹으면 성장이 더뎌 지기 때문에 첫해는 한 두 번 만 베어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추꽃의 다양한 용도:
하얀 부추 꽃들이 무더기로 피면 화초라고 해도 될 만큼 예쁘다. 부추들은 다년생이라 한 번 정착이 되면 더 이상 씨들을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꽃들을 놔둘 필요가 없다. 괜히 씨가 여기 저기 떨어져서 싹 트면 그것 다 제거하느라 허리만 아프지. 잔뜩 핀 부추 꽃를들 따다가 화병에 담아 식탁에 올려 놓기도 하고 꽃 봉우리들만 따다가 무치거나 베이컨 넣고 스터프라이 해먹어도 좋다. 부추는 진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다용도 야채같다.

부추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조그만 귀여운 벌같이 생긴 권충들이 온다. 벌은 아닌데 어떤 권충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 한 것은 해충이 아니라는 것 뿐. 이 것들이 수분을 도와주는 것 같다. 너무나 귀엽게 생겨서 언젠가 꼭 사진을 찍어 둘려고 벼르고 있다. 올해는 성공을 해야되는데….부추는 해충들도 안타고 오히려 부추 냄새가 해충을 쫒는 것 같다. 그 먹성좋은 슬러그 (민달팽이)들도 절대로 부추는 안 건든다. 내가 보기엔 메리골드보다 더 효과적인 것 같다. 거기다가 야생 동물 들도 부추를 건들 지 않는다. 한 번 정착이 되면 비료도 줄 필요도 없고 매년 어김없이 돋아 올라서 우리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지라 안기르면 외려 손해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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