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1, 2009

서양부추가 차이브 (Chive)!

서양부추라. 뭐냐구요?
우리 부추가 갈릭 차이브(Garlic Chive)라면 서양부추가 바로 차이브라고 부르는 서양 허브 (Herb) 중 하나 이다. 부추랑 구별하느라 서양 차이브를 굳이 오니언 차이브(Onion Chive) 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냥부추가 마늘 냄새가 진하게 나고 하얀 꽃이 핀다면 차이브는 파 냄새가 나고 아래와 같이 보라색 꽃뭉치로 핍니다. 꼭 작은 파꽃 송이 같아요. 꽃 밭에 심어도 될 만큼 보라색 꽃이 예쁘다. 야채만 심으면 좀 심심할 때가 있는데 난 부추 꽃만 장식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차이브 꽃들도 화병에 자주 장식을 한다. 꽤 부티가 난다. 집에 들른 사람들이 꼭 이름을 물어본다. 돈 주고 사다가 사온 줄 알고. ㅎㅎ.

차이브도 부추랑 같이 다년생이다. 한 번 심어두면 그자리에서 몇 년이고 사는 그런 다년생 식물이라 처음부터 심을 자리를 잘 골라서 심어야 한다. 번식을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미 정착한 무더기를 나누어서 심거나 씨를 심어서 번식시키는 것이다. 씨를 화분에 심어서 발아시켜 기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씨는 홈디포(Home Depot)나 월마트 (Walmart)의 가든코너에 가면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근데 난 솔직히 씨로 번식시키는 방법은 아직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생략하고 다른 더 쉬운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난3년 전 봄에 홈디포 간 김에 작은 차이브 화분을 3불도 안되게 한 개 사왔다.
작은 화분 한 개 속에 어찌나 빡빡하게 자라고 있던지. 물을 좀 주어서 흙을 적신 뒤 화분을 뒤집어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밀어 내었더니 뿌리가 잔뜩 자라 흙을 감싸서 딱딱한 공처럼 된 채로 떨어져 나온다. 이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반으로 갈라냈다. 물론 몇 그루는 그냥 작살이 나겠지만 워낙 많이 있는지라 사정없이 갈라 내었다. 느낌이 크게 자란 잔디를 흙채로 퍼서 잡아 당기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원하면 반을 다시 반으로 몇 가닥으로 갈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난 그냥 두 무더기로만 나누었다. 각각의 무더기를 텃 밭의 한 모서리에 심어 주었다. 일단 심어 준 다음엔 물을 잔뜩 주어야 한다. 뿌리가 다시 내려서 안정될 때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몇 일 간격으로 잘 살펴보고 흙이 너무 말르기 전에 물을 더 주어야 한다. 뿌리가 정착이 잘 되어서 뻗기 시작하면 다시 성장이 시작된다. 일년 지나서 두 배로 무더기가 커져서 한 무더기를 반으로 갈라 반은 그냥 다시 심어주고 나머지 반은 하나씩 갈라서 옆에 줄로 다시 심어주었다. 그래서 난 차이브를 잔뜩 갖게 되었다. 사실 두 무더기만 있어도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인데.

그럼 차이브를 그냥 관상용으로만 기르냐고요? 왠걸요. 야채밭에서 자라는 이상 땅만 축내고 있으면 안되겠죠. (1) 식용으로 (2) 관상용으로 (3) 해충들을 주위 야채들로 부터 쫒고 (4) 익충들의 수분을 받으면서 생태계를 보호 합니다. 이정도면 여러 몫을 단단히 해낸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벌레나 슬러그 피해를 많이 받는 야채들 근처에 죽 심어두면 좋겠지요. 전 딸기들을 보호하라고 했지요. 물론 완전근절은 힘들겠지만 어느정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테니까요. 권충 죽이는 (Insectcidal )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나에겐 이런 허브들이 큰 도움이 되지요.

차이브는 부추나 파 보다도 훨씬 추위를 잘 견뎌 낸다. 그래서 겨울이 많이 춥지 않거나 양지바른 곳에 심어주면 겨울을 그냥 난다. 그래서 4계절 내내 수확이 가능한 허브이다. 겨울이 추운 곳이라도 날씨만 조금 풀리면 제일 먼저 자라는 것이 바로 차이브다. 겨울이 아주 심한 북쪽에 살고 있다면 늦가을에 차이브 한 무더기를 화분에 옮겨 심어서 해가 잘 드는 창가에 두면 겨울내내 차이브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다가 봄이 오면 다시 땅에 옮겨 심으면 되고. 부추를 좋아한다면 차이브도 길러 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차이브 넣고 만든 퀘사디아
멕시칸 음식인 퀘사디아는 냉장고에 먹다 남은 고기를 없애고 싶을 때 만드면 딱 좋은 요리이다.
몇 일 전에 볶아 먹고 남은 닭다리 살이 남아서 잘게 썰고,
가든에서 자라고 있는 차이브 몇 대를 가져와서 잘게 썰고 (차이브는 파로 대체해도 된다).
차이브는 파보다 향이 약해서 퀘사디아에 잘 어울린다.

그로서리에서 사온 밀가루로 만든 파이타를 깔고,

닭고기를 맨 밑에 깔고,
모짜렐라 치즈를 잔뜩 올리고,
차이브 잘게 썬 것을 위에 올린 다음,
또띠아 한 장을 위에 덮은 뒤,

오븐에 넣고 화씨 350도로 한 10-15분 정도 베이크 했다.

살짝 윗 장을 들어 보아서 모짜렐라 치즈가 다 녹아 있으면 오븐에서 꺼내어서,
핏자 자르는 칼로 넷 쪽으로 자르면

속이 너무나 예쁘다.

파를 좋아 하지 않는 우리 애도 차이브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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