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1, 2009

머위 또는 모굿대 [Petasites japonicus (Siebold.&Zucc.)Maxim]


봄이 오면 날라오는 어느 캐탈로그에서 Fuki 라는 일본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을 본 적이 있었다.
생긴 것이 머위랑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더 자세히 알아 보았더니 한국의 머위랑 같은 종류의 식물이었다.
일본 사람들도 머위대를 요리해서 먹는 단다.
여기 미국에서는 요리로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관상용 식물로 심는 것 같다.
잎이 크고 작은 우산 같은 것이 열대풍의 정원분위기를 내서.
호기심 반으로 미쳤지 하는 기분반으로 인터넷으로 한그루를 주문했더니 화분 채로 보내 왔다.
울타리 밑에 심었더니 비실비실 간신히 살다가 가을 늦게 온 서리에 녹듯이 죽어 버렸다.
그 이듬 봄 2월에 두 개의 꽃대가 작년에 심었던 곳에서 올라왔다.
5월이 되니 꽃대가 나왔던 곳으로 부터 30 센티 미터 반경으로 잎대가 세 군데서 올라왔다.

속상하게 민달팽이들(Slugs)이 어린 잎들을 많이 갉아 먹었다.

슬러그들은 이른 봄의 연한 잎들은 먹지만 더 크게 자라자 슬러그들이 건들지 않았다.
많이 자라면 어른의 허리정도 만큼 자라고 잎 하나가 작은 우산 같다.
슬러그 외엔 다른 벌레들은 전혀 안 건들었다.
혹시 슬러그들이 많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것을 고려해서 심어야 할 것이다.

알고 보았더니 머위는 땅속 뿌리로 번지는 데 번지는 반경이 굉장히 넓단다.
잘 자라면 한 1미터는 넉근히 번져 나갈 수 있단다. 괜히 울타리 밑에 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집으로 번지면 안되는데. 부랴 부랴 홈디포에 가서 철판을 사다가 울타리 밑으로 깊게 박았다.
그 쪽으로 번지지 말라고. 그것도 안심이 안되서 다음 해 이른 봄에 잎대가 완전히 올라오기 전에 뿌리채 파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주었다. 이렇게 하면서 머위를 번식시킬 수 있는 때가 바로 머위의 잎대가 완전히 올라오기 전 이라는 것도 배웠다.

혹시 머위를 심고 싶으면 절대로 울타리 밑이나 옆집 근처에 심지 말고 번져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주기 바란다. 그리고 약간 그늘이 지는 곳이 좋은 것 같다. 잎들이 크다 보니 더위를 많이 탄다. 나무 밑의 웅달이나 그늘이 심한 곳에 심기 좋은 야채 같다. 내가 사는 곳 (Zone 6b) 에서는 1월만 되어도 초록색의 머위 꽃봉우리가 초록 공룡알 같이 올라 와서는 2월 중순이면 꽃봉우리가 벌어지가 시작한다. 머위는 그 전 해에 잎대가 있던 자리에 꽃대를 올리는데 잎대는 땅속으로 번지는 뿌리에서 올라 온다. 그리고 꽃들은 씨를 맺지 않기 때문에 굳이 꽃대를 나둘 필요는 없다.

아까워 할 필요 없이 칼로 싹둑 잘라서 씻은 잘 씻은 다음 끓는 물에 데쳐서 된장넣고 갖은 양념 넣어서 무쳐 먹으면 쌉살한 맛이 봄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 쓰면 데쳐서 물에 한 두 시간 담구어 두면 쓴 맛이 좀 준다. 머위 꽃대는 약용으로도 쓰일 만큼 몸에 좋단다. 믿거나 말거나 한 사실이지만 암예방에도 좋다고 그런다. 어디 몸에 나쁜 나물이 있으랴마는. 봄 나물이 드문 이곳에선 아주 귀한 봄나물 대용이다. 아직 겨울 같이 추운 2월에 머위 꽃대를 나물로 무쳐 먹으며 난 고향의 봄을 느낀다.

머위 꽃봉우리 미소된장무침

머위 꽃 봉우리을 대랑 같이 잘라와서 다듬는다.
물에 잘 씻은 뒤 소금 조금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
데칠 때는 떠오르지 않게 눌러 주어야지 색이 변하지 않는다.

찬물에 잘 헹구어서 두 세 가닥으로 찢은 뒤 미소된장 반 숟갈, 마늘 ½ 작은술, 참기름 1 작은술, 볶은깨 1 작은술 넣고 조물 거려 잘 무친다.

쌉살한 맛과 머위의 강한 향이 봄을 느끼게 한다.

1 comment:

  1. 어머나, 이럿게 귀한거슬.... 정말 님의 재주에 노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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