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채를 부지런히 수확해서 먹는 것을 빼곤 이젠 텃밭에서 할 일들이 별루 없다. 심심한 김에, 텃밭하고 가든을 둘러보기로 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싹을 올리기 시작한 달래들이 떨어지는 온도계 눈금에 반비례해서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봄에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냉이 (Shepherd’s Purse)도 이렇게 늦가을부터 자라기 시작한다.
프랑스 야채로 유명한Mache (또는 Corn Salad).
난 Mache (발음이 Mash하고 같다고 함) 몇 그루를 늦은 봄까지 남겨둔다. 그것도 일부러... 꽃이 피고 씨가 저절로 떨어지라고. 아니나 다를까 매년 이렇게 씨가 떨어져서, 첫서리가 내리고 난 텅빈 텃밭의 일부를 채우고 있다. 너무나 얌점한 범생이처럼. ..워낙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겨울의 문턱이 되어야지만 자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워낙 추위에 강해서 눈에 덮여서도 자란다. 조금 더 자라면 우리집 겨울식탁을 샐러드로 장식할 야채라서, 이렇게 잊지 않고 얼굴 내밀어 주는 것이 너무나 고맙다.
잎이 꼬불 꼬불한 파슬리…
이 파슬리도 땅에 납작 누워서 겨울을 난다. 2년생 허브로 알려져 있지만, 내 텃밭에선 다년생처럼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미스테리다.
차이브...
여름동안 잊고 있다가 겨울과 봄만 되면 챙기는 내 무성의에도 이젠 햇수도 잊어버렸을 만큼 오랫동안 내 텃밭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별꽃나물 (Chickweed)도 내 텃밭에선 늦가을부터 봄에 쉽게 볼 수 있다. 이 흔한 잡초가 결코 내 텃밭에선 잡초가 아닌 떳떳한 나물로 자리매김을 한 지가 오래되었다.
겨울을 대비해서 서서히 눕기 시작한 내 사랑 근대들…. 그동안 내 식탁을 장식하느라 애썼으니 이젠 누어서 쉬거라 다둑 다둑해주고 싶다. 아닌가? 몇 주 더 있다가부터 쉬라고 해야할까? ㅎㅎㅎ 어쨌든 이쁜 것들...
겨울을 나며 겨울동안 수확할 수 있는 야채나 나물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드문 것도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