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1, 2010

공포의 내 빨간 장화와 Robber Fly

지난 주에 잡초들 무성한 들판과 시냇물을 활보하고 다닐 생각으로 튼튼한 고무장화를 샀다. 그냥 검정색이나 푸른 색 장화를 고르려고 신어보고 있는데, 남편이 무조건 빨간색을 사란다.  아무래도 빨간색이 Warning color이니 뱀들이나 짐승들이 내 빨간 장화를 보고 무서워서 피해가라고….그러고보니, 나를 위해 빨간 장화를 사라는 것이 아니라, 내 발에 짓밟힐 짐승들을 보호하자는 것이 내 남편의 의도? 잉…이거 내 남편 맞아?
 짐승이든 벌레든 다 물럿거라! 공포의 빨간 장화님이 나가신다! 요즘 성균관 스캔들 보고 있었더니, 말투도 생각도 가끔 사극화 되고 있다.

근처 식물 사진을 찍고 있느라 정신이 팔려있는데, 갑자기 Robber fly (한국이름을 몰라서 그냥 영어로 쓰겠음) 한마리가 휙 날아가다가 내 장화에 휙 부딪혀서 땅에 떨어졌다.  어쭈 이 맹한 놈을 보았나…
갑자기 당한 일이라서 경황을 잃었는지, 나가 떨어진 Robber fly 가 나뭇잎을 잡고 한참 씨름을 했다.
 내가 카메라를 가까이 대고 사진을 찍는데도 멍하니 이 자세로 1분 정도는 가만히 있었다. 자기도 어찌된 상황인지 이해가  안된다는듯이… 이눔아 정신 바뜩 차려! 넌 날다가 내 장화에 부딪힌거구만. 사진에 보이는 Robber fly는 곤충계에선 상당히 무시무시한 악명을 갖고 있다. 말벌, 모기등 덩치가 좀 있는 다른 곤충들을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 Robber fly들의 유충들 또한 땅속의 다른 유충들을 잡아 먹고 산다. 해충과 익충을 안가리고 다 잡아 먹는 무시무시한 곤충이니, 웬지 곤충가의 일인자 같은 느낌이 든다.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여기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나의 엉뚱한 생각:
그렇다면 왜 이 Robofly는 내 빨간 장화를 보지 못하고 날다가 부딪힌 것일까?  파리들의 시각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 내 사진속의 Robber fly 도 머리를 보면 웬통 커다란 두 눈뿐이다. 그러니 시각도 좋고, 시각에 대한 의존도도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왜 내 장화를 못보았냐구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초파리들이 빨간색 불빛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냈다. 어쩌면 이 Robber fly 들도 빨간색 불빛이나 빨간색 물체를 잘 못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Robber fly도 내 빨간 장화를 보지 못하고 날아가다가 부딪힌 것이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남편이 처음 의도했던 Warning Color의 의미가  빨간색을 못보는 파리 종류들에겐 절대로 통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녀석들에겐 내 빨간 장화가 전혀 안보일테니…

October 08, 2010

Gina님의 씨앗들과 선물들

어제는 Gina님이 켈리포니아에서 4 가지 씨앗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씨앗들과 같이 손수 뜨개질로 뜨신 친환경 수제 수세미도 같이 보내주셨구요. 어쩜 이리 이쁘게 색색으로…넘 예쁘죠?

저야 그냥  갖고 있는 씨앗 몇 종류를 보낸 것이 다인데… 너무 분에 넘치는 선물들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것들을 땀땀히 뜨셨을 Gina님의 정성과 씨앗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올핸 박 키우기 실패를 했는데, 보내주신 흥부네 조롱박으로 다시 도전해 내년엔 꼭 성공을 해보고 싶습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October 07, 2010

한꺼번에 꽃을 피운 실난들

지난 봄에 성희님이 실난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가든에도 심고, 4개의 화분에다가도 나눠 심었습니다. 가든에 심은 애들은 지난 7월 부터 지속적으로 꽃들을 올렸습니다. 근데, 화분에 심어 둔 애들은 어째 꽃대들을 올릴 생각들을 안해서 아무래도 환경이 달라서 적응기간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제맘대로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밤기온이 본격적으로 쌀쌀해진 추석 몇 일 전, 화분에 심어두었던 실난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갑자기, 그것도 한꺼번에 꽃대들을 올렸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매일 나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삼일 째 되던 날 이렇게 활짝 꽃들을 피웠습니다.
 예쁘지 않나요? 덱이 다 환해졌었습니다.
 꽃이 활짝 피고 이틀 째 되었습니다. 이 날이 바로 추석날 아침이었습니다.
 마치 하얀 실난 꽃들이 추석을 같이 축하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추석명절이라고 손님들이 많이 왔었는데, 이 실난 꽃들을 보고 모두들 입이 떡 벌어졌더랬습니다. 어떤 분은 내년에 새집 지어서 들어가면 몇 뿌리 꼭 나누어 달라고 부탁까지 하셨구요. 전 아직도 도무지 왜 실난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꽃을 피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절 깜짝 놀라게 한 사건 중 하나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이제 전 성희님이 왜 실난들이 이쁘다고 그러셨는지 잘 알게 되었답니다. 저도 이 실난들이 피우는 여린 소녀같은 꽃들을 볼 때마다 성희님을 떠올린답니다. 그 멀리서 보내주신 정성이 제 맘 깊이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October 04, 2010

쌀쌀한 날엔 따뜻한 풋호박국이 좋습니다.

참외만한 풋호박을 두 개 따왔습니다. 아침 저녘으로 날씨가 써늘해진 지금 더이상 어쩌면 이 호박들이 올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무슨 호박 요리를 먹고 싶냐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돼지고기랑 호박 많이 넣고 끓인 국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이건 친정엄마가 자주 끓여주시던 국인데 한 번도 소개해드린 적이 없더라구요.

[풋호박국]
돼지고기 1/2 ~1 파운드-잘게 썰기
풋호박 두 개-크게 채썰기
마늘 한 통 까서 잘게 저미기
고춧가루 1큰술
모든 재료들을 솥에 넣고, 재료들이 겨우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팔팔 끓여줍니다.
어느정도 끓었으면 액젓 1큰술 (또는 피시소스 1큰술) 넣고, 소금으로 막간을 합니다.

돼지고기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좋아하실겁니다. 이 국은  풋호박을 많이 넣을 수록 맛이 좋아지므로 풋호박을 많이 알뜰이 먹어 치우기에 적당한 요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가 재료도 복잡하지 않고 만들기도 아주 쉽습니다. 이 풋호박국은 갑자기 풋호박을 너무 많이 따왔을 때 비밀병기였던 저희집 요리였습니다. 

October 01, 2010

Horse Chestnut or Conkers

지난 주에 하이킹을 갔다가 여러가지 Nut들을 줏었습니다.  그중에 제일 신기했던 것이 바로 요렇게 생긴 애들이었습니다. 
이 열매를 다는 나무는 넓은 잎들이 7개씩 돌려나서 마치 칠엽수나 마로니에 나무를 연상시켰습니다. 빤질 빤질 윤기나는 껍질과 모양이 밤을 연상시킬 만큼 이뻐서, 맛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밤송이랑 달리 동그랗게 생긴 겉껍질 속에 이렇게 세개, 두 개, 또는 한 개씩 들어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 오자 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도대체 어떤 애들인지 알아보았더니, 세상에나, 이 넛들이 Horse Chestnut 또는 Conkers로 불리우며, 독성이 아주 강하다고 그러네요. 아이구…무서라…싶어서 주어온 애들을 몽땅 다 쓰레기통에 버리면서도, 참 이쁘게 생겼는데…생긴 건 밤같이 맛있게 보이는데 싶었습니다.

이 Horse Chestnut속에는 적혈구들을 파괴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절대로 먹으면 안된다고 그럽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옛날에는 이 넛들을 갈아서 독성 성분을 뺀 녹말성분을 식용하기도 했다지만, 그건 옛날이고,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대인들에겐, 글쎄요, 어림없겠지요. 최근에는 이 열매들에서 추추한 성분으로 만든 약이 chronic venous insufficiency를 치료하는데 사용된다고 그럽니다.  그러니, 이 넛들은 식용은 위험하지만, 혈관이상과 관계된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고마운 나무이기도 한거죠.  하지만, 혹시 하이킹 가셨다가 울퉁 불퉁한 밤처럼 생긴 애들을 보시더라도 절대로 함부로 드시면 안됩니다. 아셨죠? 

**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is  a condition in which the veins do not efficiently return blood from the legs to the heart. This condition is associated with varicose veins, pain, ankle swelling, feelings of heaviness, itching, and nighttime leg cramping. 
 
 Horse Chestnut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사이트들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