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름: 골담초
영어이름: Chinese
Peashrub, Chinese Pea Shrub
학명: Caragana sinica
어릴 적에 큰아버지댁 앞마당에 골담초가 한 그루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 곳에 있었다고 하는데도 어린 내 키보다도 작은 난쟁이 나무였던 것 같다. 봄이 되면 그 작은 나무에 노란 골담초꽃들이 빈틈이 안보일 정도로 빼곡히 피어나서 가지를 메꾸면 조그만 나무가 노란 드레스라도 입은냥 참으로 예뻤다.
누가 가르쳐주었는진 기억이 없는데, 먹는 꽃이라는 것을 알고 가끔 따서 먹었는데, 잎이 나오는 곳마다 조그만 가시들도 있어서, 조그만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꽃을 따야 했었던 것 같다.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골담초 꽃맛이 약간 달짝 지근했다는 그 정도만 생각난다.
이 골담초에 대한 추억들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는데, 몇 년 전에 한국 요리책에서 골담초꽃 샐러드 사진을 보다가, 어릴 적 골담초꽃 추억이 다시 생각났다. 그래서 한 그루 심어볼려고 열심히 미국종묘회사들을 뒤져 보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골담초같이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는 식물이면 분명히 미국으로도 흘러들어와 있을 것을 믿어의심치 않아서, 매년마다 제법 크다 싶은 미국원예종묘회사에서 나오는 카탈로그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혹시나 혹시나 골담초가 아닌가 싶은 비스꼬롬한 식물을 Arrowhead Alpine Nursery에서 찾이냈다. 내가 찾던 Caragana sinica는 아니고 Caragana sinensis(?)로 적혀있었다. 그 회사도 내가 찾는 골담초 같지만 이것은 추측일뿐 워낙 콩과 식물들의 꽃들이 비슷해서 내가 찾고 있는 골담초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없단다. 도데체 이말의 의미가 뭐꼬?
보통 같으면 비스꼬롬한 것만 가지곤, 확신도 없는 그런 설명만 듣곤 절대로 어림도 없지만, 너무 오랫동안 찾아 헤맨지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가 미친거야하는 생각으로 주문해 버렸다. 그러고 보면 꼭 1년에 한 두 번 씩 미쳤다싶은 짓을 하곤 하는 것 같기도 하다.사람들은 모두 미친듯이 꽂힌 곳이 꼭 하나씩은 있는 법인데, 나에겐 바로 이런 것이다.
드디어 오늘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골담초 비스꼬롬들이 도착했다. 3월 초에 보내달라고 했더니, 진짜로 일찍 보내주었다.
가시랑 가지모양이 상당히 닮아보여서 그나마 희망적이다. 아마도 2-3년 더 키우다보면 더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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