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망초들을 따서 나물을 해먹었는데 독특한 맛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올핸 또다른 망초종류 (Fleabane)인 봄망초 (Philadelphia fleabane)도 한 번 나물해보고 싶어서 지난 겨울부터 봄망초들을 잘 지켜보고 있었다.
봄망초는 개망초와 달리 봄이 오자마자 꽃대를 올려버리기 때문에 나물로 해먹을 수 있는 시기가 짧아서 어어 하고 있다간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봄이왔다 싶으니 꽃대를 올리고 있다.잽싸게 한바구니 캐다가 데쳐서 나물을 해보았다.
봄망초나 개망초나 향과 맛이 같았다. 딴나물 같으면 이렇게 맛과 향에 대한 내 호기심이 만족되면 이야기가 끝났겠지만 이 봄망초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다. 그러기에 내가 치룬 값이 너무 컸기에...
이거 요리해 먹고나서 하루 후, 난 알았다. 내가 굉장히 예민한 면역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캐고 다듬고 나서 딱 하루후, 왼쪽 눈 두덩이가 벌에 쏘인 것마냥 부풀어오르고 입안과 입 언저리에 좁쌀같은 두드러기가 느껴졌고,
목아래나 팔 주변에도 나타났다. 다행히 그리 간지러운 것은 아니어서 거울만 보지 않으면 그런데로 일상엔 지장이 없었지만,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너무 우울해졌다.이런 것을 경험한 것은 생애 처음이어서 당황했다. 하루를 고민하다가 Plant For A Future 사이트에서 이 봄망초를
(http://www.pfaf.org/user/Plant.aspx?LatinName=Erigeron+philadelphicus)의 Known Hazard섹션에서 Contact
with the plant can cause dermatitis in sensitive people란 항목을
읽고 ‘아! 나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원인을 알고 나니 오히려 안심이 되었지만 걱정도 되었다. 호기심가는 식물들은 무조건 길러보고, 식용이라면
먹어볼려고 했더니만, 이건 안되겠다. 먹고 아프면 안먹으니만 못하려니…
흔히 한국의 산나물 백과사전에는 모든 망초 (봄망초, 개망초, 큰망초등)을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물로 관주하고 있지만, 특히 봄망초와 큰망초 (http://www.pfaf.org/user/Plant.aspx?LatinName=Conyza+canadensis
) 는 나와같은 예민한 사람들에겐 만지기만 해도 심한 두드러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개망초 (http://www.pfaf.org/user/Plant.aspx?LatinName=Erigeron+annuus)
는 그런 주의사항이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작년에 두 번이나 개망초를 요리해 먹었고도 괜찮았던 것이 아마도 이런 이유였나보다.
여하튼 이번 봄망초 두드러기 사건으로 난 Plant For A Future란 사이트를 다시 한 번 고맙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 사이트에서 약간 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식용식물들은 주의를 두 배로 기울이기로 맘을 먹었다.
*참고사항: 미국에서 흔히 보는 세 망초종류와 꽃피는 시기
봄망초 (Philadelphia fleabane): 어린 싹이 겨울을 나서 초봄에서 중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
개망초 (Annual fleabane): 어린싹이 봄에 나서 초여름에 꽃대를 올려서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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