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04, 2010

오이 숨겨서 기르기

오이들이 꽃을 피울 때가 되면 어김없이 짠!하고 나타나는 cucumber beetles들이 (이 애들 사진 보실려면 cucumber beetle로 제 사이트를 검색해보세요) 무서워서 올해는 햇빛은 좀 덜 들지만 아주 구석지고 나무들에 가려진 곳에 몰래 몰래 오이를 숨겨서 기르고 있답니다. 겁쟁이라구요?

Insectcide를 사용하지 않고 야채를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모르시죠? 이래서 organic 야채들이 그렇게 비싸나 싶습니다. 작년에 오이를 심었던 텃밭 근처에서 cucumber beetle들이 한 두 마리 날라다니는 것을 가끔 보았지만, 아직은 이 애들이 제 오이를 못찾아낸 것 같습니다. 한국 오이인 다다기 종류가 특히 이 종류의 벌레들이 옮기는 질병에 내성이 없어서 좀 치사한 것 같지만 어쩔수가 없습니다. 앙징맞게 쬐끔한 아기 오이들이 지금 부지런히 커가고 있습니다.

두 종류의 한국 다다기 오이들을 3-4 그루씩 심었는데 위에 있는 애는 보통 다다기 오이이고, 아랫 것은 작다마한 웰빙사이즈의 다다기 오이랍니다.

노각오이들도 심었는데, 숫꽃들은 많이 피었는데 아직 암꽃은 하나도 안달렸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벌레들이 옮기는 질병들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오이품종들만 사서 심었는데, 올핸 다다기랑 노각 오이씨를 얻은지라 이렇게 숨겨서 기르면서 부디 나쁜 벌레들에게 들키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벌레들 걱정없이 오이들을 길러드시고 계신다면 분명 축복받으신 것임을 아셔야합니다.

**Cucumber beetles 은 크게 두 종류로 노란색 몸통에 줄무늬가 있는 애들과 노란색 몸통에 검정색 땡땡이 무늬가 있는 애들이 있습니다. 땅속에서 알 상태로 겨울을 지내고 오이 꽃들이 필 즈음에 땅속에서 성충으로 자라나와서 오이 잎이나 꽃을 갉아 먹고 사는데, 먹을 때 박테리아랑 바이러스를 옮겨 잎과 줄기를 마르게 해서 오이를 죽이거나 잎에 하얀 반점들이 생기게 합니다. 그러니까 cucumber beetle들이 직접적으로 오이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병을 옮겨서 간접적으로 죽이는 것입니다. 한국오이들은 대체로 이런 병균에 내성이 없어서 이런 벌레들이 출몰하시는 곳이라면, County Fair나 Poona Kheera 같은 오이품종을 권장해드립니다. 두 종류다 샐러드나 피클오이로 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혹시 가든에서 이런 벌레들을 보시면 가차없이 잡아서 죽이세요. 벌레는 항상 초기 진압이 제일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러는데 핸드베큠이 잡는데 편리하다고 그러네요. 전 주로 넓은 그릇에 물을 반 정도 넣고 liquid soap 을 몇 방울 떨어뜨려 섞은 뒤, 이 벌레가 앉아 있는 꽃이나 잎의 아랫쪽에 그릇을 가까이 대고 벌레가 있는 곳을 톡 쳐서 익사시켜 죽입니다. 이런 벌레들이 출몰하는 지역에 사신다면 이런 것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셔야 할 것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벌레 볼 때마다 오메야 오빠야 아빠야 를 연발하신다면....뭐 남편 도움을 받으셔야 할 것이구요.

June 03, 2010

앵두 수확과 앵두 시럽

퇴근해서 길가에 있는 앵두를 따러 나갔는데, 오늘따라 몇 마리 새들이 (까마귀 종류) 후다닥 날아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니 이것들이 드디어 길가에 있는 앵두들도 건드는가 싶더라구요. 어째 쬐끔 억울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몽땅 다 따오기로 했습니다. 모기들에 헌혈해가면서 딴 것이 거의 5 kg 정도 되더라구요.

이제 이 많은 앵두를 어떻게 하냐구요?

가까이 사는 친구 나누어 주고, 얼마는 우리가 먹고, 그러고도 많이 남아서 앵두시럽을 만들었어요. 하와이 갔을 때 호기심에 토란으로 만든 팬케잌 가루를 한 봉지 사왔거든요. 거기에 올려서 먹을려구요.

Strainer에 물에 헹군 앵두를 넣고 비닐 장갑 낀 손으로 꽉 꽉 주물어 앵두물을 내니 즙이 거의 두 컵 나왔어요. 여기에 설탕 1컵 넣고 중불에서 양이 반으로 줄 때까지 졸였습니다. 앵두시럽의 샏고 이쁘고 새콤 달콤한 맛이 상당히 좋네요. 이거 세상 어디에 가도 못사먹겠죠?

** Korean bush cherry (앵두, Angdoo)랑 Nanking cherry는 많이 비슷해서 구별이 잘 안갑니다. 제일 큰 차이라면 앵두나무는 자가수분이 되어서 한 그루만 있어도 열매를 맺지만 Nanking cherry는 타가수분이어서 두 그루 이상을 나란히 심어야지만 열매가 맺는다는 것입니다. 이 것 빼곤 열매의 모양이나 맛도 거의 같아서, 언제부턴지 둘 다를 앵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이야기하면 오늘의 앵두는 Nanking cherry입니다.

Edible Weed- 명아주 (Lamb’s Quarter)

텃밭에서 명아주가 자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아무래도 씨가 다른 야채씨나 멀치에 섞여 왔었나 봅니다. 어쩌면 바람에 날려왔는지도 모르구요.

명아주는 무기질이 아주 풍부해서 상당히 좋은 나물이라고 합니다. 명아주가 영어론 Lamb’s quarter라 불리우며 유럽이나 미국사람들은 흔히 샐러드나 익혀서 시금치처럼 요리해 먹는답니다. 한국에선 주로 데쳐서 무쳐 먹는 것같구요. 저도 한 번 나물로 해먹을려고 텃밭에 자라고 있는데도 안뽑고 이렇게 지켜보고 있답니다. 상당히 크게 자라는 애들이라 더 늦기 전에 요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Lamb's Quarter
Scientific name: Chenopodium album
Goosefoot family (Chenopodiaceae)

**주의사항: gardengal님이 제게 이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요근래 미국에서 텃밭에 난 poison hemlock을 당근이나 미나리, 고사리, 쑥같이 생겨서 허브나 야채로 착각해서 요리해 먹고 죽거나 병원에 실려가는 일들이 있었다구요. 소크라테스가 먹고 죽었다는 맹독성 식물이랍니다.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식물은 절대로 채취하셔서 식용하시면 안될 것 같습니다. 아셨죠? 더 궁금하시면 poison hemlock으로 구글해보세요.

June 01, 2010

Thai Red Curry

언젠가 남편과 같이 타이식당에 가서 Red Curry를 시켜먹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맛이 좋았습니다. 먹으면서 들어가는 재료들을 째려보던 남편이 요즘 가든에서 너무 많이 나오는 완두콩 (Shelling Pea, English Pea, 또는 Common Pea) 종류들을 요리해먹을겸 그 타이스타일 Red Curry에 도전했습니다.

별 기대를 안하고 있는데, 두고 보라는 식으로 열심히 요리를 하는 울 남편….

그런데 결과는 눈이 팅~ ~ 나왔답니다. 왜냐구요? 타이레스토랑에서 먹은 것 보다 훨씬 더 맛이 좋았거든요.

아들도 아빠요리솜씨가 엄마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제 얼굴을 한 번 옆으로 씩~ 쳐다 보더라구요. 누가 뭐라나…뭐… 솔직히 저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죠. 그래서 나도 동감한다고 그랬더니…울 남편 입이 귀에 걸렸어요. 그래서 제가 레시피 토해내라고 했더니 설겆이 하는 동안에 컴퓨터로 레시피를 쳐주었답니다.

[남편의 chicken red curry Recipe]
**참고: optional은 없으면 과감히 생략해도 되는 재료들

[재료]
1 lb chicken thigh – 스킨과 뼈와 지방을 제거한 뒤 길게 썰기
1 can bamboo shoots –길게 슬라이스하기
3 Table spoon red curry paste (중국그로서리에 있음)
2 cups coconut milk (대강 캔 한개 분량)
1 red bell pepper-길게 슬라이스하기
1~2 cup green peas or snow peas
1/3 cup raw sugar (없으면 흰설탕을 1/4 컵 쓴다)
1 cup 물
½ cup Thai sweet basil (optional)
1 Table spoon fish sauce (optional)

[만드는 방법]
1.팬에 코코넛 밀크 1컵을 넣고 중간불에서 잘 저어가면서 끓인다.
2.Red curry paste를 넣고 붉은 오일이 표면에 뜰 때까지 잘 저어주면서 끓인다.
3.닭고기 썰어놓은 것을 넣고 익을 때 까지 저어주면서 끓인다.
4.남은 코코넛 밀크랑, Bamboo shoot, peas, red bell pepper를 넣는다.
5.물 1컵, 설탕을 넣고 한 번 더 끓여준다.
6.밥과 같이 내놓는다.

진짜 만들기 쉽습니다. 맛도 좋았구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제 남편도 교과서에 충실한 완전 모범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리지날 레시피를 잘 보니 재료 빼먹은 것들이 있고 조금씩 분량조절한 것들이 있거든요. 어디서 들었는지…요리해주는 남편들이 부인 사랑받는 다면서…어찌나 목에 힘을 주는지. 여하튼 제 요지는 완두콩 길러서 밥에만 넣어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요상한 Thai red curry도 남편시켜서 한 번 만들어드시라구요. 아셔쬬?

아기 자기한 후배네 가든

후배 네에 점심초대 받아서 갔는데, 세상에나, 뒷가든이 완전히 별천지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누구입니까? 사진 찍어 왔죠..ㅎㅎ

덱과 울타리 사이에 딸기를 기르고 있는데, Day-neutral 종류인지 아직도 딸기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것은 완전히 끝이 났는데… 직접 기른 딸기를 따서 꿀에 재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시원하게 내준 것도 맛이 좋았습니다.

미나리들이 마른 땅인데도 기는 줄기를 내 번져나가면서 크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마른 땅에서 미나리가 이리도 잘크는지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따로 물을 주지 않는데도 이렇게 잘 자란다니…이거…변종아이가…싶어서 나중에 한 두 그루 얻어다가 심어 볼 요령입니다.

Asiatic Daylily들도

분홍색Astilbe 도 너무 멋있었어요.

서양배가 두 그루 있는데, 배들이 주렁 주렁 달려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주먹보다 약간 작은 배들이 모두 위로 달려있는 것이었어요. 아니 무거울텐데 어떻게 위로 달리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무거워지면 밑으로 향한다고 하네요. 재밌지요?

분홍색 Ice plant 꽃들도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흠…이거..너무 비싸서 아직까지 못 사서 기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것도 몇 그루 얻어가야지…속으로 찜했지요. ㅎㅎ

이 노란 꽃들은 Yarrow가 아닌가 싶은데 나중에 이름을 더 정확히 알아보아겠습니다.

Evening Primrose들도 잔뜩 피어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늘에 있었는데 잘 안자라서 양달로 옮겨 주었더니 미친듯이 번지면서 자라더랍니다.

Coreopsis 도

Daylily들도 노꽃들을 한창 피우고 있었습니다.

지금 한창 피어있는 꽃들만 사진 찍었지만, 가든을 잘 살펴보니 색깔별로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조화스럽게 잘심었고, 다년생화초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가든을 보던지 나름대로의 독특함이 엿보여서 제 가든을 들여다 보는 것도 잔정스럽지만 정성스럽게 가꾼 남의 가든을 살펴보는 것도 꽤나 가슴설레게 재미있습니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앞 문에 걸어둔 조화 꽃다발에 새들이 집을 짓고 있었던 것입니다. 새들이 좀 더 폭신폭신한 Walmart 브랜드를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는 것이 제 후배의 소견이랍니다.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톡톡 튀어서 어찌나 많이 웃었는지 집에 돌아올 땐 배가 좀 땅기는 것 같았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아주 조그만 알들이 세 개나 있었습니다. 문을 열 때마다 새끼들이 놀랄텐데…부모새들 맘을 어찌 제가 알겠습니까만 무슨 맘으로 여기다가 집을 지었을까요?

지난 번 돌산갓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주었더니 그걸로 갓김치 담구었다고 제게도 나누어 주었답니다. 너무 맛있어서 사양 안하고 얌체처럼 대뜸 받아오면서, 이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다는 말이 바로 이럴 때를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ㅎㅎㅎ 나이는 분명 내가 몇 살 위인데, 세상을 두루 두루 돌아다니며 산 후배 부부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세상살이 지혜는 결코 먹은 밥그릇 숫자가 아닌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답니다. 정말로 세상은 넓고 배움의 길엔 끝이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