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0, 2010

Home Sweet Home!

일주일 동안 플루메리아 꽃들을 그야말로 실컷~ 보고 왔답니다.

캘리포니아에 갔었냐구요? 아닙니다. 하와이에 갔다 왔습니다. 시어머님이랑 친정어머님은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오셔서 저희가족이랑 합체했구요. 게이트를 나오시는 두 분들 목에 하와이 전통인 꽃 목걸이 (Lei)를 걸어주면서 Alo…Ha를 외치며 꼭 안아드리고 싶어서, 두 분이 나오시기를 기다리면서 이 꽃목걸이들은 살려고 돌아 다녀 보았는데도, 파는 곳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 아쉬어하고 있었는데,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이 꽃목걸이들을 걸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어디서 얻었느냐고 물어보니…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지 웃으면서 어느 Guide를 가르켜주고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가서 물어보니 공항밖에서 사왔다고 해서 포기하고 돌아오는데, 그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두 일본여자분들이 저만치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자신들 목에 건 꽃목걸이들을 건네주었습니다. 남편이랑 내가 아니라고 굳이 사양하는데도 주고 가면서 웃더라구요. 이런 낯선 사람들에게서 받는 친절이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두 어머님들이 즐거워 할 것을 생각하면서 고맙게 받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보니 Rental Car들을 되돌려주는 곳 근처에 Lei 가판데들이 잔뜩 줄 서있더라구요. 그걸 모르고 공항안에서만 돌아다녔으니...

와이키키 해변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호텔들 중 하나에 방을 잡고, 다른 섬들은 몽땅 다 포기하고 일주일 내내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섬에서만 지냈답니다. 장시간에 걸친 비행기 여행과 시차, 연로하신 두 분의 식성과 건강 상태 때문에 그리 녹녹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두들 신명나게 구석 구석 돌아다니며 모두 보고 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행이 아무런 탈도 없이 무리한 일주일 여행일정을 끝내고 두 분은 다시 한국으로 우린 미국으로 아쉬운 이별을 하고 떠나왔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저희 타운이 왜 그리 정겨운지. 아….집에 다시 돌아 왔구나 하는 생각이…이젠 여기가 내 삶의 터전이구나 싶었습니다. 집에 오자 마자 한국으로 전화를 드렸더니, 두 분들 잠잔다고 나중에 전화하자면서 끊으시더라구요. 나중엔 우리가 잠에 곯아 떨어질텐데.. ㅎㅎ

일주일…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분명이 가기 전 날 깎고 간 잔디는 다시 웃자라 지저분하고 수국들이 화사하게 꽃을 막 피우고 있었습니다.

진짜 아주 짧은 일주일의 여행이었는데, 저희집 가든은 한달정도 내버려둔 것 처럼 변해있었습니다. 덱에 내놓은 플루메리아 가지들은 이렇게 크게 자라있었습니다. 가기전엔 분명히 작은 토끼 귀같았는데….0.0 제 것들도 부지런히 자라서 하와이에서 본 것 같은 예쁜 꽃들을 곧 피워주겠죠?

뒷뜰에 있는 앵두들은 새들이 다먹어버렸는데, 길가에 쭉 심어둔 앵두나무들에 있는 앵두는 한 개도 안건들이고 그대로 잘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과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에 겁을 내고 못건들였나봅니다. 내일은 아무래도 앵두를 따느라 쬐끔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짐 푸는 것도 접고 텃밭을 한 바퀴 보러간다고 나왔다가 고추밭 사이 사이로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을 뽑느라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 마누라가 그러면 그렇지 싶었는지 남편도 한 번 나와 보았다가 그야말로 열대우림 정글처럼 바뀐 텃밭 정경에 아연질색을 하며 바구니 가지고 나와서 물만난 것처럼 커버린 Snow Pea랑 Snap Pea들을 따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시간 앞가든과 뒷가든을 살펴보고 들어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주일동안 방치한 제 블로그랑 이런 저런 사이트들을 졸린 눈으로 뒤적 뒤적 거리고 있는데 (밤새 날라서 아침 9시에 도착했거든요), 아시는 분이 저 멀리서 안부전화를 해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어찌나 반가운지…그리곤 세 식구가 짐풀다 말고 잠이 들어서 저녘시간이 다 되어서 깨어났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 밥을 물넣고 끓여서, 남편이 가득 따온 스노우피들이랑 스냅피를 생강채 넣고 대강 스터프라이하고

콩알만을 먹는 Shelling Pea들은 콩알이 조그만 자라도 안이 딱딱해져서 이렇게 Pod전체를 먹을수 없지만 스노우피랑 스냅피는 콩알들이 꽤 자라도 이렇게 전체를 요리해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냉장고 뒤져서 조금 남은 고춧잎김치도 꺼내서 먹었습니다.

남편은 친정어머님이 하나 밖에 없는 이쁜 사위 주신다고 챙겨 오신 오징어젖 옆에 끼고 먹었구요.

여행을 가서 즐기다 오는 것도 좋지만, 아늑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더욱 좋습니다. 역시 내 집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Home, sweet home!

아참…Aloha란 말이 하와이 원주민들의 말이 Hello, Good Bye, I love you 모두를 뜻한다고 합니다. 재밌죠? 그러면 저도 Alo~ha! 입니다.

5 comments:

  1. 엔트리가 올라오지 않아 궁금했는데 역시 좋은데 갖다오셨군요. 다시 글을 대할 수 있어 반갑습니다. Welcom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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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뉴욕에 사는 리디아입니다.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고구마 순 내는 것을 인터넷에서 찾다가 님의 블로그를 알게 된 후 매일 들락날락 거리며 즐거움과 부러움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며칠 안 보이셔서 궁금했드랬습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 하고 오셨군요.
    예전에 올리신 글 중에 포리똥, 저도 전라북도 출신인데 그렇게 불렀어요. 어릴 적 뒷산에서 포리똥 따 먹던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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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ldman님, 원래 계획은 하와이 가서 그 곳 풍경을 찍어서 글을 올려야지 벼르었는데, 생각만큼 짬이 안나서 제 블로그에 한 번도 들어와 보지도 못하였답니다. 모두들 궁금해 하셨다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여행도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더 좋았습니다. 집을 떠나봐야 집 좋은 것을 더 느끼나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 블로그에서도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니...어찌 좋지 않겠습니까....^ ^.

    LYDIA님도 반갑습니다. 고구마 순 내는 것을 찾고 계신 것으로 보아서 가드닝 좋아하시는 분이신 것 같고 저랑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더더욱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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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 had my dream vacation!:)

    I bet it was a very meaningful vacation because both of your Moms were there. I think you made your Moms very proud of you and your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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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두 사돈이 어찌나 서로 챙겨주던지...보기가 좋았어요. 결혼 후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효도관광을 못보내드렸는데, 이제서야 웃을 수 있게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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