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04, 2010

신기한 Myoga Ginger를 소개합니다.

주의사항: 신이나서 주절이 주절이 정신줄 놓고 쓰다 보니, 너무 부담스럽게 길어졌어요. 관심없으시면 사진만 보시며 대충 건너 뛰어도 무방할 듯…^ ^. 저 분명히 경고드렸습니다.

오늘은 정말 신기한 Myoga Ginger (or occasionally written as mioga ginger) 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Myoga Ginger는 생강의 일종으로 일본에선 이른 봄에 아직 흙밖으로 나오지 않은 대랑 가을에 나오는 꽃봉우리를 식용으로 사용한답니다.

오래전에 어떤 뉴질랜드 가드닝 사이트에서 Myoga Ginger를 소개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후로 호기심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미국에서 구하긴 힘들거라고 생각하고 잊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3년 전에 Nichols에서 온 카탈로그에서 Myoga Ginger를 발견하고 눈이 휙~ 돌아갔지요. 봄에 화분에 심어진 채로 온 것을 그대로 옮겨 심느라 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생강종류이니까 생강뿌리(Rhizome) 비스꼬롬하게 생겼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일반 생강을 다년생으로 기르기에는 제가 사는 곳이 너무 추운 편이며 또한 여름이 너무 덥고 건조합니다. 하지만 Myoga Ginger는 USDA zone 6b 이상 지역이라면 다년생으로 기를수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 해가 잘들지 않는 강한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전 매실나무가 크게 자라서 그늘이 심한 옆쪽에 심어주었답니다.

첫 해 대가 하나 였던 것이 둘 째 해엔 3대로 늘어나더니 올해엔 모두 7 대로 늘어났습니다. 매해, 거의 2 배 이상으로 번식을 하는 것을 보면 내년엔 14-16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엔 꽃봉우리를 올릴 것을 기대도 안했지만, 올핸 7대씩이나 되니까 은근히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이나 일본에선 8월 중순 이후에 꽃봉우리를 딴다고 하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서 이 작물을 기르는 사람이 없어서 물어 볼 수도 없고, 먼나라 수확기간을 그대로 기대할 수도 없어서, 7월 중순 부터 대 주변의 흙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07/24/10, 잊어버리지 않을려고 기록해두었습니다), 드디어 뭔가가 땅위로 삐죽하게 올라 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설마…가슴이 콩당 콩당….

이건가 싶어서흙과 검불들을 살~ 살~ 조심스럽게 제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Ta~ Da~! 꽃봉우리 두 개가 이렇게 숨어 있습니다. 하하하…이놈들이구나. 잘만났다 싶어서 다른 대 주위도 뒤져보았더니 모두 7개나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대 한 개에 하나씩인 셈입니다. 대가 더 잘 자라면 한 대당 여러개의 꽃봉우리를 올린다고 그러니…내년에는 14개 이상 얻지 않을까 계산이….솔솔….나옵니다.

따들고 들어오니 남편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게 뭐야’ 합니다. 바로 이순간이 3년간의 제 땀과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목과 어깨에 있는대로 힘을 가득주고, 신나게~ 설명을 해주고, 그 끝에 이렇게 물어봅니다. ‘당신은 아내를 잘 만난거야. 남들은 돈주고도 못사먹는 이런 것들을 맛볼수 있고…그치? 응?’ 남편이 뭐라고 말하겠습니다. 내일 세상에 종말이 온다고 해도, 진퇴양난 꼼짝할 수 없이 몰려서 ‘응’ 이라고 밖에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찔러서 절받으면 어떻습니까….받았다는데 그 의이가 있지요.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안그러면 무슨 재미로 가드닝 하겠습니까. 그치요? 호호호

이렇게 만만한 남편앞에서 뽐 다~ 잡고, ‘응’이라는 대답까지 찔러서 받았지만, 사실은 저도 어떻게 요리해야 할 지 몰랐답니다. 그래서 잘 씻어서 지플럭백에 넣어서 냉장고 야채칸에 얌전히 모셔둔 후, 한 이주일은 잊어버린듯이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가 벼르고 별러서 따온 꽃봉우리들을 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요리법을 뒤졌지요. 모두 네 가지 방법을 찾았는데, 제일 만만한 것 같아서 미소소스에 버무려 생두부위에 얹어 먹기로 했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보니, 2주일 전에 넣어둔 그대로 전혀 변화가 없읍니다. 흠…저장성 끝내주게 좋습니다. 어쩌면 한달도 보관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디어 연두부에 미소소스에 버무린 미오가생강 꽃봉우리 채 올려서 먹기}

재료:
미소소스 만들기: 미소된장 1큰술, 물 2큰술, 미린1큰술, 볶은 깨 1큰술, 맥아당 1큰술, 참기름 1큰술
미오가 진저 꽃봉우리 7 개, 연두부 1모

만드는 방법:
1. 미오가 진저 꽃봉우리들을 아주 잘게 채썰어 줍니다.

2. 채썰어준 것을 미소소스에 잘 버무려줍니다.
3. 연두부 1모는 흐르는 물에 두 번 정도 잘 씻어 준 후, 반으로 가르고, 약간 도톰하게 잘 썰어서 접시위에 조르륵 나열합니다. 여기에 미소소스에 버무린 미오가 진저를 조금씩 이쁘게 (키포인트!) 잘 올려줍니다.

이쁘라고 검정깨 올리고 마무리.

미소소스에도 뒤지지 않는 생강향과 맛이 느껴지고,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거기다가 연두부의 맛이랑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이거 연어나 도미회랑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 남편이랑 둘이 맛바람에 게눈 감추듯이 다 먹어치웠답니다. 제가 만들어 놓고 이렇게 열나게 자랑하면 팔불출을 지나 구불출일테니 ㅎㅎㅎ 이제 그만 자랑할렵니다.

혹시 일본음식이나 생강을 좋아하시면서, 음지에 심을만한 흔치않은 다년생 식용식물이 없나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Myoga Ginger들을 강력히 추천해드립니다. 벌레도 안타고, 자라는 것이 까다롭지도 않고, 관상용으로도 보기가 좋습니다. 심어놓은 후, 비료도 한 번 주어 본 적이 없이 저렇게 3년간 두고 보기만 했는데도 매해 두 배씩 보지런히 숫자를 늘어가는 것을 보면, 얼마나 기르기가 편한지 알 수 있지요. 거기다 이렇게 늦여름에 꽃봉우리도 따서 별미로 요리할 수도 있으니 …더더욱 좋고요. 이렇게 만들어서 한국사람들이나 일본사람들 모인 Potluck Party에 가져가면….완전히 여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겐 아직 낯선건 같지만, 일본사람들은 대나무의 죽순만큼이나 즐겨서 먹는다는 Myoga Ginger. 켈리포니아 같은 곳에선 꽃봉우리 한 개에 $1.50~ $2.00정도 나간다고 그러니, 제가 올 해 수확한 것이 몽땅 다 15불 (+ Tax)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생각보다 비싸죠? 몇 년 지나면 분명 한국 요리채널에 등장하지 않을까도 예상해봅니다. 신기하지요?

14 comments:

  1. 저 지금 Myoga Ginger 보는순간 feel 팍팍 받았어요!~ 켈리포니아에 살면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구할수 있을까요? 저도 매실나무 주변에 그늘진 곳이 있는데 꼭 키워보고 싶어요... 구입하신곳 인터넷 주소 있으시면 알려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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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ood job!!! Your husband is a lucky guy to have such an adventurous wife and gets to try some exotic veget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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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물사랑님...어째 님이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끔 전 야채보다도 이렇게 일년에 딱 한 번 수확해 먹는 것들이 더 스릴있어서 좋거든요. 더 귀한 것 같아서. 제가 nichols라고 했던 곳이 정확히 Nichols Garden Nursery란 인터넷 회사랍니다.
    인터넷 사이트 주소:
    http://www.nicholsgardennursery.com/store/product-info.php?pid965.html
    제 생각엔 켈리포니아라면 그리고 나물사랑님의 손솜씨라면 두 배로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섯배로 늘릴 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하지만 수확시기는 분명 저랑 다를 것 같아요. 나중에 수확시기를 비교해보시죠...그럼.

    gardengal님, 제가 하도 엉뚱한 짓을 평소에 많이 하는지라 (좋게 말해서 adventurous and unpredictable), 제 얼굴만 봐도 웃음이 삐죽삐죽 나온데요. 제 얼굴은 하나도 안웃기게 생겼고, 오히려 전 심각한 편이거든요. 여튼, 가든에 나오는 이상한 잡초만 봐도 제가 나물 심어논 것인 줄 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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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eni님, 너무 늦었나봐요..주문하러 갔는데 Myoga Ginger는 OUT OF STOCK 이라고 나오네요..-.-"" 정말 인기가 많은가 봐요.. 계속 들어가서 확인해 볼께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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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나물사랑님, 진짜 Out of stock이네요. 제가 아는 다른 두 사이트를 갔는데도 절판이구요. 혹시나 계절상품으로 되어있어서 그러나 싶기도 하고...가을이나 겨울동안 계속 확인해보세요. 이건 봄에 배달되는 아이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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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eni님께서 기르시는 수많은 야채의 종류에 놀라고 그 수많은 야채가 다 식용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

    근데, 저 꽃봉오리는 내버려두면 진짜 꽃이 피나요? 아니면 그냥 꽃봉오리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르는 건가요? 생김새가 어째 진짜 꽃이 피게 생기지는 않은 거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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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겨울아이님, 저도 일찌감찌 꽃봉우리를 따버려서 꽃이 피는 것을 못보았고, 그냥 웹싸이트를 돌아다니며 보았을 뿐인데, 꽃봉우리 한 개에서 여러 개의 꽃들이 핀데요. 꽃색이 하얀 것도 있고, 붉은 색 계열도 있었어요. 궁금하시면 8월6일 올린 양하이야기에 소개된 첫번째 한국 사이트에 가셔서 보실 수 있어요.

    아참, 겨울아이님, 도움이 필요해요. 이상하게도 전 글 내용에 블러그 링크를 걸 수가 없어요. 분명 링크를 걸라고 해서 사이트 URL 주소를 쳐넣어도 막상 발행하면 다 사라져버려요. 혹시 왜 그러는 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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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나름 찾아봤는데 잘 모르겠네요. 왜 그러지... ㅡㅜ 혹시나 컴퓨터 전문가이신 oldman님께 여쭤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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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겨울아이님, 고마워요. 그래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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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겨울아이님,
    아, 왜 절 걸고 넘어지세요? ㅎ
    그렇지 않아도 설명해 드렸는데 아직 시도는 안 해 보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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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oldman님! 저 시도해보았어요. 그래서 이젠 다른 글 인용창도 뜨고 텍스트 색깔도 바꿀수 있고...진짜 신기하네요. 전 제가 기존의 오래된 editor 기능을 쓰고 있는 지도 몰랐다니까요....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새 editor로 바꾸고도 링크가 잘 안되네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뭔지를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한 두 번 더 시도해볼려고 아직 결과를 말 못하고 있었구요. 그래도 저 용!되었어요. 링크거는 것만 빼곤 여러가지 새 기능을 익히고 있으니까요. 조만간 링크도 성공하겠죠....ㅎㅎ 두 분 모두 감사드려요.....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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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 그러면 이번엔 이렇게 해 보세요.

    1. 원하시는 사이트의 주소를 copy
    2. editor안에 주소를 paste
    3. editor안의 paste 된 주소를 highlight(이게 제일 중요할 수 있습니다)
    4. 위의 Link버튼을 누르시고
    5. 열리는 창 안에 다시 한 번 주소를 paste하고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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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oldman nim, you're right!!!!!! 되었어요! 드디어 링크가 걸렸어요! 앓던 이 뺀 것 처럼 어찌나 속이 후련한지....역시...짱! 이십니다. 전 지금까지 링크를 먼저 클릭하면 뜨는 창에 주소를 적어넣고 다시 클릭하는 식으로 했거든요. 그럼 절대로 링크가 걸리지 않더라구요. 뭐라고 고마운 마음을 다 표시할 수가 없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좋은 하루 되시고요. 감사합니다. 다시 꾸벅....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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