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8, 2010

좀 늙어버린 풋호박들 요리해먹기 대작전-3

이제 제일 커다란 호박 1개가 남았습니다. 

[호박카레]
남아 있던 호박을 반으로 뚝 갈라서 그 반은 카레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1. 닭고기를 넣고 싶었지만 없어서리, 냉동실에서 놀고 있던 LA 갈비 조금 남은 것이 있어서 잘게 썰어서 놀짱 놀짱 볶고, 여기에
2.  식용유 반큰술, 양파 1개 큼직하게 썬 것, 어제 따놓은 껍질콩 두 주먹 다듬어 놓은 것, 호박 넉넉히 넣고 5 볶아주고
3. 물을 잘박하게 넣고 끓으면 
4. S&B 카레 mild (large size) 저어서 녹여주고 끓여서 위에 얹어 먹으면 됩니다.

아들은 감자가 쬐끔 그립지만 호박도 맛이 좋다고 그러고, 남편은 호박이 의외로 맛이 좋다며 감자 없어도 괜찮다고 그랬습니다. 호박이 감자만큼 맛이 좋았구요. 그놈의 감자가 누구야? 이렇게 감자없는 호박카레를 먹으면서 감자타령하게…..
카레가 의외로 호박잡아먹는 귀신요리같습니다. 저처럼 나이가 약간 호박이 부엌 귀퉁이에서 서럽게 앉아 있거든  주저하시지 마시고 카레를 만들어 드십시요. 호박이 카레랑 맛이 너무나 어울립니다.

[호박지지미]
남은 호박 반의 반은 호박지지미를 만들어 먹었습니다이건 성희님이 너무 맛있다고 알려준 요리인데, 제가  가르쳐준데로 못따라서 하고 방식대로 살짝(?) 바꾸었어요그런데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감자 , 양파 1, 호박 ¼ 것에 물을 잘박하게 붇고,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미린 1큰술, 간장 3큰술, 멸치다시다 1큰술) 모두 넣어서 물이 반으로 때까지 중불에서 조려주었습니다. 막간은 소금으로 했습니다.

원래 성희님은 멸치랑 다시마 우린물에 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물엿 넣고 조렸답니다. 고추장과 양파가 들어가서 단맛이 있는 같고, 밑반찬으로 먹을려고 약간 달게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뒤져도  멸치가 없어서 그냥 멸치다시다로 대신했습니다.  건성 건성 대강 대강 했는데도 맛이 좋습니다. 이거 완전히 밥잡아먹는데요. 대강했는데도 정도인데, 제대로 요리하면 진짜 끝내주겠네요.  

[Squash BBQ]
나이든 호박 3개를 거의 요리해먹고 이제 1/4정도 남아있어서 돼지고기 바베큐소스에 버무려서 그릴하는데, 에잉하고 호박 남아 있는 것도 옆에다가 굽기로 했습니다. 고기먹을 Side dish처럼 먹을려구요.

4조각은 바베큐소스에 버무려서 굽고, 3개는 그냥 Raw sugar 뿌려서 구었습니다. Broil모드에서 Hi 30-40 구어준 같습니다. 물론 간간이 뒤집어 주었구요.

바베큐소스 발라서 구운 호박은 돼지고기랑 거의 구별이 안갑니다. 입에는 약간 싱겁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엔 소금도 조금 뿌려주어야지 했는데, 남편이랑 아들은 맛있다면서 고기랑 같이 신나게 먹어치웠습니다그러면서 떠서 남편은 바베큐집에서도 고기랑 같이 이렇게 호박을 구어서 팔면 좋겠다며 좋아합니다. 아들도 엄마가 호박요리중에서 제일이다고 난린데…. 어쩨 기분이 묘하네요. 아무래도 저만 입맛이 다른가봐요. 어쨌든 입맛 까탈스러운 우리 아들이 맛있다고 그런 보면 그리 나쁘진 않은가봅니다혹시 사내아이들 있고, 굴러다니는 어중간히 나이든 호박이 있으시면 이렇게 구어서 바베큐인냥 먹어보는 것도 좋은 같습니다. ..바베큐소스는 Hunts에서 나온 제일 값싼 소스였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며: 이렇게 해서 일주일만에 어중간하게 나이든 호박 개를 몽땅 요리해먹었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제가 호박을 요리할 마다 오늘은 어떤 요리가 등장할 궁금해했고, 만든 요리를 먹으면서 마치 요리비평가처럼 저마다 마디씩 평가를 내리며 시식하듯이 먹었답니다. 마치 제가 Iron Chef 같은 기분이었답니다요리를 궁리해서 만드는 것은 작업이었지만 먹는 것은 모든 식구가 같이 즐긴 셈이죠요리를 더해갈 때마다 신이 났고 아주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작년엔 근대를 요리해먹느라고 머리를 흔들며 아이디어를 내야했는데, 올핸 바로 호박을 가지고 그리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매해마다 이렇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나와서 절 당황시키는 야채들이 꼭 한 두 가지씩 있는데, 이럴 땐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도전해보는 것도 텃밭지기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가 늘 주장하듯이 열심히 심어서 가꾸었으면, 또 알뜰히 요리해서 먹는 것도 텃밭지기가 할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나도 힘들어하는 미국경제에 도움을 못주어서 쬠 미안하지만요. 그나 저나 다른 분들은 어떻게 호박을 요리해드시는 지 정말~ 궁금합니다.

7 comments:

  1. Broiled squash looks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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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Wow, you did it! Congratulations!

    I've never tried curry without potatoes but with squash. The next time I make curry, I would like to try it your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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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Roasted squash가 바로 제가 한 호박요리중 가장 보기도 근사했고 인기도 좋았어요.

    gardengal님 고맙습니다. 감자대신에 호박을 넣어도 맛이 좋았어요. 전 이게 맛이 좋아서 도시락으로 계속 싸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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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생각도 못해본 호박요리법이네요. 꼭 한 번 바베큐발라 그릴에 해 먹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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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oldman님도 어쩌면 울집 남자들처럼 좋아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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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eni님 정말 대단하세요!~ 풀타임으로 일하시면서 텃밭도 알차게 잘 가꾸시고 요리까지.... 남편분께 사랑 많이 받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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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나물사랑님....알고보면 알차게 잘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내버려두는 것들이 많아요. ㅎㅎㅎ 울 남편은 그냥 한 눈 감고 산데요. 그래야 속편하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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