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토요일 아침에, 식사를 마치자 마자 설겆이도 미루고 마룻바닥에 푹~ 퍼져 앉아서 뿌려야 할 씨들을 덜어냈습니다. 온 마루바닥을 어지럽히며 했더니, 아들이 꼿발로 조심스럽게 스키타듯이 피해다녔답니다. ㅎㅎ
근데 왜 이렇게 하냐구요? 봉지에 들어있는 씨앗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특히 텃밭에선 너무 많이 심는 것보단 여러종류를 약간 부족한듯이 심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입니다. 그런데 봉지채로 이렇게 많은 씨들을 들고 나가면, 남은 씨앗들은 발아율이 낮아지거나 없어져 내년에는 더이상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실내에서 꼭 필요한 만큼만 덜어서 가지고 나가서 심어야합니다.
이제 모두 정리되었습니다.
심어야 할 장소를 정할려고 나갔더니, 아침인데도 너무나 덥습니다. 거기다 그 잠깐 사이에 모기에 몇 방 쏘였습니다. 워낙 후덥지근하게 덥다보니, 모기들의 극성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올핸 무슨일인지 여름더위가 몽땅 다 South로 몰려왔나봅니다. 6월 부터 90도가 넘는 땡볕더위가 7월을 지나 8월까지 줄창 계속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8월을 지나면서 이제 95-99도를 웃돌고 있으니, 에어컨 켜놓고도 잠을 편히 자기가 힘듭니다.나가기만 하면 턱!하고 숨이 막히며 폐가 답답해서 10분이상 나가서 일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모기까지 헌혈하라고 왕왕거리고, 거기다가 봄 가을 야채들은 더위를 싫어해서 95도가 넘어가면 싹도 잘 트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래 저래 무더위가 좀 누그러지기를 기다린다는 것이 이 번 주에서야 드디어 씨 심기를 모두 끝냈습니다.
늘 7월말에서 8월 초에 심었는데, 올핸 8월 중순이 되어서야 겨우 끝냈으니 3주 정도가 늦어진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낮엔 90도를 넘는 무더위라 씨들이 제대로 싹을 터줄 지 모르겠지만, 너무 늦어지면 제대로 수확도 제대로 해보기 전에 첫서리가 내려 끝장을 낼 것이기 때문에 위험을 각오하고도 올해 날씨가 워낙 요지경이어서 어찌될찌 모르겠다 싶어서 그냥 밀어부치기로 했습니다. Wish me good luck!!!
한국도 엄청 덥다하고 테네도 덥다 하는데 여기 뉴욕은 벌써 가을이 온 듯 쌀쌀하답니다. 그래서 좀 서운하기도 해요. 보내주신 아욱과 근대 씨를 전에 조금 뿌려놨더니 요즘 예쁘게 올라왔답니다. 감사.감사
ReplyDeleteYou're so organized! What did you plant this time? By the way, I don't see a single weed in your garden bed which looks beautiful.
ReplyDeleteLYDIA님 여기도 이 번 주말부턴 온도가 좀 떨어진다고 그러네요. 뉴욕보단 좀 늦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긴 올건가봅니다. 씨들이 싹을 잘 올리고 있다니 기쁘네요. 첫서리 오기 전에 빨리 빨리 자라서 님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ReplyDeletegardengal님, For this fall, I planted my favorite spring veggies (얼갈이 배추, 청경채, 쌈추, 미부나, 미주나, 코마츄나, 갓, 열무) and two kinds of radishes (big korean and spanish black round ones). By the way, my weeds are very shy and hiding from the camera. :)
씨에 대해서 좀 어쭤볼게 있는데요... 올해 받은 씨를 내년 이후에 심어도 싹이 나오나요? 물론, 종자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평균적 몇 년 정도 보관이 가능한가요?
ReplyDelete제가 사는곳은 아직까지 너무너무 더워서 가을 야채는 9월 중순쯤 뿌릴까 생각중 입니다. 제 목록에도 미부나,코마츄나, 얼갈이배추, 청경채, 열무가 포함돼 있네요~^^ 갓은 벌레가 너무 심하게 꼬여서 올해는 그냥 포기하려구요..
ReplyDelete혹시 제가 보내드린 상추 심어 보셨어요? 캄보디안 친구가 준거라 저도 어떤 종류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정말 연하고 보기도 꽃처럼 예쁘고 맛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충 피해가 거의 없네요.^^
이곳은 오늘이 최고로 더운 날 이랍니다. 아침에 수박한통 사다가 화채 만들어먹고, 수박껍질도 점심때 먹으려고 매꼼새꼼하게 무쳐놨네요~ 근데 Geni님, 제가 사온 수박이 너무도 달고 맛나서 씨을 받아놀까해서 봤더니 씨가 하나도 없는 수박이네요.. 정말 궁금한데 씨없는수박은 씨가 없는데 어떻게 번식해서 키울까요???
겨울아이님, 씨마다 저장기간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 평균을 낼 수가 없어요. 예로, 고추나 들깨씨는 1년이 넘으면 발아율이 엄청 떨어져서 매해 새로 받은 씨를 사용하지요. 상추나, 청경채, 무우, 갓들은 3년 지난 씨도 발아율이 좋아요. 호박이나 오이, 참외들도 3년 넘게 가는 것 같구요. 그런데, 콩들이 의외로 저장기간이 짧은 것 같았어요. Pea종류는 2년이 되면 발아율이 반감하는 것 같았고, Bean종류는 2년 지나니까 발아가 잘 안되는 것 같았어요. 이 건 어디까지나 제가 실온 보관했을 때고, 냉동저장하면 저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야채씨를 말하시는 거죠?
ReplyDelete나물사랑님, 전 켈리포니아는 벌레들 피해가 거의 없는 줄 알았는데, 나물사랑님이 벌레들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아주 찐한 동지애를 느끼고 있어요. 정말 밉지 않나요? 정성스레 가꾸워논 야채들을 제 것들인양 찝쩍꺼리는 놈들이....ㅠ. ㅠ
ReplyDelete아...그리고 전 가을엔 상추를 잘 키우질 못해요. 땡볕이 가을이 되도 계속되어서, 심자마자 꽃대를 올려버리거든요. 그래서 상추는 그냥 이른 봄에만 길러요. 님이 주신 상추씨는 잘 보관해두고 있다가 봄에 심어 볼께요.
ㅎㅎ 저희도 어제 씨없는 수박사다가 먹었어요. 근데 달지 않아서 그냥 시원한 맛으로 먹으면서 그 수박 골라온 남편 구박해주고 있었어요. 그건 그렇고, 우리가 먹는 씨없는 수박은 좀 복잡한 유전학을 써서 재배한 Hybrid들이랍니다. 유전적으로 4배체인 암꽃과 2배체인 숫꽃을 수분시켜주면, 자라나오는 수박은 중간배체인 3배체가 되면서, 과육은 정상으로 자라지만, 씨는 정상적으로 자랄 수가 없게된답니다.ㅎㅎㅎ 너무 많이 알면 머리 아파요 ㅡ. ㅡ 그냥 편하게 냠냠 먹으면 머리도 속도 시원하죠~ ~^ ^.
아... 그냥 일반적인 씨를 여쭤본 거였어요. ^^
ReplyDelete겨울아이님....제가 오버한 것 맞죠? ㅎㅎ
ReplyDelete지금 제 머리에서 쥐나고 있는거 보이시나요?^^ 그냥 님 말씀처럼 맘 편하게 씨없는 수박을 발명해주신 우장춘 박사님께 감사하며 맛나게 먹겠습니다~^^
ReplyDelete나물사랑님 맞아요...우장춘 박사님과 씨없는 수박..... 잊고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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