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에 밥이 없다. 어째 이런 일이… 어제 저녘에 반찬은 몇 가지 만들어 났는데, 밥이 뚝 떨어진 건 몰랐다.
이건 배고픈 나에겐 비극이다. 급히 밥을 지어 안친 후 시간이 좀 나서 뒷야드에 나갔는데,
이건 절대로 자랑이 못되지만, 뒷마당에 제비꽃이 가득이다. 아니…미국이니까 미국제비꽃이 가득이다. 벌써 제비꽃 필 때가 되었다. 남편이 어릴 적에 제비꽃을 오랑캐꽃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그 유래를 찾아보니, 북방 오랑캐가 춘궁기가 되면 먹을 것을 찾아서 쳐들어오곤 했는데,
그 때가 바로 이 제비꽃 필 때여서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렀단다. 난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 올 때 피는 꽃이라서 제비꽃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조그만 꽃에 이런 무서운 역사가 숨어있었다니…
어쨌든 밥 되기까지 차분히 기달리기엔, 배가 무 고파서 아들이랑 같이 화전을 미리 간단하게 만들어서 에피타이저로 먹으면서 시간을 벌려고 제비꽃 몇 송이를 따왔다. 살짝 씻어서 페이퍼 타올위에 올려서 물기를 빼고…
화전….말이 근사하지…부침개 만드는 것 보다 더 쉽고 빠르다. 에피타이저로 그만… 모찌꼬 찹쌀가루에 소금 조금 설탕 조금 넣어서 잘 섞은 후 물을 넣고 약간 질게 반죽해서 조그맣게 동그랗게 만들어 후라이펜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동그란 반죽 네 덩어리를 올린 후 물 묻힌 손으로 꾹꾹 눌러서 납작하게 모양을 잡은 후 제비꽃을 올려서 눌러주었다. 반대쪽이 파삭하게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비꽃 있는 쪽을 바닥으로 가게해서 살짝만 익혀서 꺼낸다. 너무 오래 있으면 제비꽃이 색깔을 잃기 때문에 그야말로 2초 정도만… ㅎㅎ꿀이나 Raw Sugar를 뿌려서 먹어도 되지만 그냥 먹어도 담백하고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그런데로 에피타이저로 제격이다. 눈으로도 먹고 입으로도 먹고…
이왕이면 잎까지 따와서 더 예쁘개 장식할 것을… 워낙 배가 고파서 빨리 만들려고 서두르다보니 어째 밋밋하다. ㅎㅎ.
진달래로 만드는 화전도 좋지만 없는 진달래 타령을 하느니 이렇게 제비꽃으로 만든 화전도 예쁘다. 이왕이면 민들레꽃잎도 몇 개 넣어서 더 예쁘게 하고, 약간 더 조그맣게
만들면 더 근사해보일 것 같기도 하다. 흠…. 아직도 제비꽃이 지천으로
많지…흠…
제비꽃 화전이 정말 예뻐요!
ReplyDelete색도 곱고 모양이 참 좋으네요~
저도 Geni님 제비꽃 화전 보고 나서...
찹쌀부꾸미 부쳐먹었답니다.ㅎㅎ
꽃이 없어 화전이라 불리지 못하여
화전이 되지 못한 부꾸미.ㅎㅎ
여기는 제비꽃이 안보여서요,
저는 대추말아서자른 대추꽃을 붙여봤지요.
대추가 달아서 꿀 없이도 맛있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앗.
Delete오늘은 드디어 코멘트에 닉네임을
달아보았답니다~
실명으로 코멘트를 달자니,
왠지 쑥스러워서요.
앞으로 닉네임을 사용해도 되겠지요...?
Spotty는 저희집에 오는 허밍버드의 이름인데,
제가 차용합니다~ :)
Geni님 계신 곳에도 허밍버드들이 돌아왔나요?
Spotty님...ㅎㅎㅎ Spotty란 닉네임 아주 좋네요.^^. 저랑 인연도 있는 이름이고...ㅎㅎ
Delete대추꽃 붙인 부꾸미를 안봐도 예쁘고 맛있었을 것 같아요.^^
요근랜 주말만 되면 나무심느라 바빠서, 올핸 허밍버드피더를 아직도 못달고 있어요. 근데, 허밍버드들이 돌아오긴 했을 것 같아요. 제비들도 벌써 돌아와서 새끼낳느라 바쁜 것 같거든요. 여기 날씨가 완전 초여름날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