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안캐고 나둔 양파 몇 개가 이른 봄에 다시 싹을 올려서 자라다가 더워지니 꽃대를 올렸다.
양파 잎들이이 어찌나 큰지 크기가 대파 수준이고 꽃대만
해도 키가 거의 2피트가 넘는 것 같다. 꽃대 올린 양파라 뽑아버릴까 생각하고 꽃대를
만져 보았더니, 조금 단단하지만 아주 딱딱하지는 않다. 호기심 강한 난지라,
혹시나 싶어서 오래 조리는 찌개랑 국, 볶는 요리에 넣어 보았다.
너무 질기면 건져낼 요령이었는데, 맛도 질감도 좋다. 뜻밖의 발견이었다. 대파와 같은 미끄러움도 없고, 열에 녹아버리지도 않고 모양을 유지하며, 크기가 큰지라 양도 꽤 되고,맛도 그런데로 괜찮다. 소스에 넣는 것으론 꽃대가 아닌 양파의 잎대를 써보았는데,
이것도 괜찮았다. 파보다 맛이 더 순한 것 같았다. 작년엔 양파의 잎이랑 꽃대를 먹을 생각도 못했는데…
여튼 궁여지책은 새로운 발견의 지름길이나 보다. 없으니 이거 저거 시도해보고…
텃밭에서 파 (Green
onion or Scallion) 는 그야말로 절대 필요한 감초인데, 씨에서부터
기를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적어도 한 계절을 앞서서 씨를 뿌려 길러야 하는데,
봄과 가을에 씨를 뿌려서 기르면서도 늘 부족해서 언제부턴지 파로 쓸 수 있는 모든 야채를 사용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겨울엔 Egyptian
walking onion 과 쪽파, 샐럿 그리고 봄과 가을에 씨를 뿌려서 기르고 있던 파들을 쓰고, 이른 봄엔 차이브랑 양파, 달래등도 파로 쓴다.
허브인 차이브를 파로? 가끔 놀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리 놀랠 일은 아니다. 화분에서 기르는 차이브는 실날같지만, 텃밭에 이식시켜서 기르면 차이브의 대가 상당히 굵게 자라기
때문에 충분히 파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꽃을 피우고 난 차이브는 너무 질겨져서 그냥 잘게 잘라서 말린
뒤 Baked Potato나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ㅎㅎ 텃밭에서 기르면 뽕을 뽑고 마는 난지라…파향이 난다면 그야말로 뭐든지 파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ㅎㅎ
다른 야채들과 달리 한꺼번에 쓰지 않으면서도 매일 한 두 대씩 필요로 하니, 텃밭에선 그야말로 파를 꼭 길러야 할 것 같다. 그러니 나처럼 여러 종류의 파 종류를 심지 않는다면, 아예 봄 여름 가을로 씨를 뿌려 기르기를
권장하고 싶다. 가끔씩 파를 잘라서 먹고 다시 자라오르면 잘라 먹는 것을 보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내가 해보니, 파리나
곤충들을 불러들이는 결과가 되어서 실내에서 기르는 파가 아니라면 그냥 뿌리채 뽑아서 사용하고, 혹시나 뽑다가
대가 끓어지면 꼭 흙으로 덮어 주기를 권장하고 싶다. 한 번 파리나 곤충들이 파맛을 들이면 온전한 파들조차도 아작을 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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