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01, 2012

녹차나무꽃

아직은 야생인 정원의 모퉁이에서 올 봄부터 뽑아도 뽑아도 줄기차게 자라나오는 잡초들과 경쟁하면서 자라고 있는 차나무가 그루 있다.  차나무의 북방한계선이 USDA Zone 7이라고 해서,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북방한계선에 가까워지고 있는 이곳 기후인지라 그루 사서 심었었다.녹차속의 카페인이 내겐 커피 카페인보다도 더 세서 한 잔 마시면 하룻밤을 뜬 눈으로 꼬박 세우게 되는 지라 나 스스로는 녹차를 못마시는데도 그냥 길러보고 싶어서, 그리고 내가 만든 녹차로 손님들을 대접하는 것이 은근히 운치있게 느껴져서 길러 보기로 했는데, 막상 이 한 그루로 도데체 무얼 해보겠다고 그러는지이젠 그 상상은 접고 그저 가을에 피는 하얀 녹차꽃과 홀리같은 사철 푸른 잎들을 즐기기로 했다.

곳의 한여름의 땡볕과 가뭄을 버티더니 9월 말이 되니 이렇게 꽃을 피워주었다.
하얀색의 소담한 꽃송이들이다.
꽃들은 오래피지 않는 , 무수한 노란 수술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조그만 개미들이 수술대 숲속을 부지런히 헤매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다.

녹차나무는 동백나무랑 사촌이라더니, 진짜로 잎도 두툼하고 웩스질의 표면이 반질 반질하다. 꽃은 동백꽃보단 적지만 비스꼬롬하게 생겼다. 특히 수술이 많은 것이.  꽃은 오래가지 피지 않고 이삼일 폈다가 통째로 떨어져서 땅위에 소복히 쌓이는데, 붉은 동백꽃잎이 후두둑 떨어져 있는 것을 보는 마냥 애처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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