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냉이 (영어론 Shotweed, Bittercrest)는 환경에 따라 자라는 모양이 다르다. 축축한 빈터에서 자라는 것들은 어른들의 손바닥보다 더 넓게 자라고, 건조한 잔디밭에서 자라 나오는 애들은 아주 조그맣고 금방 꽃대를 올리는데, 어찌나 작은지 꽃대만 겨우 보인다. 아마도 자라는 환경이 좋으면 자라는데 힘을 쓰고, 그렇지 않으면 번식에 더 힘을 써서 그런가 싶었다.
애들은 워낙 씨를 잘 퍼트리는 지라, 꽃이 피는 것을 한 그루라도 그냥 내버려두었다간 그 다음 해 봄엔 그 주변을 싸그리 덮어버린다.
그래서 여기 미국에선 가장 골치 아픈 잡초중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지만, 난 그리 골치 아프게 생각을 안한다. 왜냐하면, 애들은 초봄에 반짝 자라다가 곧 사라져버리고, 아주 이른 초봄에 신나게 나물로 요리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조그마한 하얀꽃들을 보면 꽃잎이 딱 4장. 배추, 무우, 갓들과 같이 십자화과에 속한다. 알고 보면 황새냉이는 갓, 물냉이, 다른 냉이들하고도 사촌들인 셈.
요즘같이 황새냉이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할 무렵엔 난 몇 일에 한 번 씩 바구니랑 조그만 식칼을 들고 애들을 헌팅하러 다닌다. 그리곤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을 한다. 작년까진 주로 샐러드로 먹었지만, 올핸 좀더 다양하게 요리를 해보고 싶었다. 내가 황새냉이들을 요리하면서 배운 것은, 황새냉이는 맛의 칠면조라는 것이다.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맛을 내서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매년마다 점점 더 사랑스러운 봄나물이 되고 있다.
[황새냉이랑 빨간 벨페퍼 겉저리]
황새냉이들은 잘 씻어서, 뿌리랑 줄기가 있는 가운데를 칼로 확실히 잘라 내고, 잎들만 양념장 (국간장 1큰술, 고춧가루 조금, 설탕 1/2큰술, 식초 1큰술, 마늘다진 것 조금, 볶은 깨, 참기름)에 무쳤는데, 바로 먹을 땐 몰랐는데, 하루 지난 뒤 먹으니, 와사비 맛이 확실히 느껴졌다. 남편말론 내가 만든 황새냉이 나물중 이요리가 제일 맛있다고 했다.
[황새냉이나물]
뿌리랑 노란잎들을 정리한 뒤 잘 씻어서 아주 살짝 데친 뒤, 국간장, 마늘다진 것 조금, 볶은 깨, 참기름 넣고 무쳤다. 아주 살짝 데쳐서 아삭하고 쌉쌀한 맛이 느껴져서 좋다. 흠... 황새냉이에 이런 맛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한 바구니 가득 데쳤는데도, 막상 물을 짜고 나니 딱 한주먹이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방법을 시도하다 보면, 몇 주 후엔, 우리집 뒷뜰에서 황새냉이들이 완전히 멸종되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여담: 신기한 것은 이틀 지나서 먹었는데, 바로 무쳐서 먹을 때와 달리 훨씬 더 쌉쌀해졌고, 와사비 같은 맛도 더 진했졌다. 그래도 남편과 내 입맛으론 그냥 다른 봄나물들보단 약간 더 쌉쌀한, 그래도 기분좋은 쓴맛 정도인데. 내입엔 너무나도 썼던 비터멜론도 별루 안쓰다고 하던 아들이 좀 쓰다고 아우성. 확실히 아들과 우린 쓴맛을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다. 이것도 문화차이인가? 우리 부부 입맛이 이상한 것인가? 자고로 쓴맛은 간에 좋다고 하니…억지로라도 먹여야지…룰루룰루…
Shotweed does not take a break in my area and grows all year long.
ReplyDeleteI try to pull them before they go to seeds but I can't keep up with them and they are all over in my yard.:(
gardengal nim, I agree with you on which shotweed is one hell of weeds going POP to spread its tiny seeds and grow every where. If it is not edible, I must put this weed on top of my most hatable weeds list.... :( One good thing about this weed is at least it is easy to pull them out.
ReplyDelete배고파라!~~~~ 님이 올리시는 요리들 다 먹고파요!!! :(
ReplyDelete나물사랑님 사시는 곳에도 황새냉이가 있나요? 자란다면 빨간색 벨페퍼랑 같이 무친 겉저리 스타일 무침 추천해요. 하루 지나서 먹으면 맛이 더 신기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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