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3, 2009

양배추쌈 좋아하세요?

저랑 남편은 양배추쌈을 무척 좋아한답니다. 식욕없을 때 먹으면 밥 두 공기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랍니다. 그러니 식욕이 너무 좋을 땐 아무래도 안먹는 것이 좋을 것 같죠? 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이 양배추를 삶는 부분이랍니다. 제 방법이 약간 독특한 편인데, 이렇게 하면 칼로 가르지 않고도 맨 안쪽 잎까지 벌려낼 수 있답니다.

1. 먼저 양배추가 잠길 정도의 약간 큰 솥이 필요합니다. 양배추를 다듬기 전에 먼저 큰 솥에 물을 가득 담고 뚜껑 덮어서 끓여줍니다.
2. 맨 먼저 겉의 몇 장을 떼어 냅니다 (이건 우리집 토끼 덤보 몫이랍니다). 그리고 칼로 중간에 있는 줄기부분을 칼로 조심스럽게 오려 낸답니다.

저 깊숙이 있는 단단한 심부분 까지 모두 칼로 오려내야 합니다. 속쪽은 칼 끝을 넣어서 돌려가면서 오려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3. 심을 파낸 양배추를 물로 몇 번 잘 씻어 준 뒤 팔팔 끓는 물속에 잠기도록 잘 넣어 줍니다. 조심해서 넣어야지 안그러면 물이 튀어서 델 수가 있습니다. 국자로 끓는 물을 중간에 심 오려 낸 부분에도 넣어 주어야 합니다.

4. 그리고 젓가락으로 맨 바깥의 잎부터 조심스렇게 벌려 줍니다. 억지로 힘주어서 벌릴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씩 익어가면 그냥 젓가락 살살 건들기만 해도 떨어져 나오니까요. 힘이 들어가도 안 떨어지는 것은 좀더 익히면 됩니다.

이렇게 가장자리의 잎부터 하나씩 벌려가면 저 안쪽의 마지막 잎들까지 하나도 다치지 않고 다 떨어져 나오게 할 수 있답니다. 양배추 잎은 익어가면 살짝 투명해집니다. 아래쪽의 맨 두꺼운 잎맥 부분이 약간 투명해지면 적당히 삶아진 것입니다. 적당히 안 삶아지면 심이 너무 딱딱해서 씹기 힘드고, 너무 많이 삶아지면 잎이 뭉그러져서 맛이 떨어집니다. 지켜 보시고 있다가 적당히 삶아진 잎들 부터 건져 내가면 됩니다.

전 이렇게 양배추 잎을 찌면서 맨 안쪽 속잎까지 벌리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다보니, 어떤 때는 중독증세를 보인다니까요. 아무래도 믿기 힘드시겠지만 ㅎㅎ.

5. 이렇게 벌려 논 잎들이 익어가는 정도를 보면서 몇 장씩 꺼내 두었다가 모든 잎이 다 적당히 익으면 찬물에 몇 번 씻어서 흔들어 물을 뺀 뒤 큰 잎들을 아래로 가게 해서 접시에 돌려 담으시면 됩니다.

간장소스를 만들어서 (국간장 5 큰술, 진간장5큰술, 파 2 대 잘게 썬 것, 후추 약간, 마늘 2개 다진 것, 볶은 깨 1 큰술, 고추가루 1큰술, 참기름 반 큰술).

이렇게 양배추쌈을 만들어 먹으면 달콤한 양배추의 맛에 세상사 잔 걱정을 모두 잊어버릴 수 있답니다. 물론 여기에 고기 구운 것을 넣고 같이 먹어도 맛이 좋겠죠? 하지만 전 그냥 먹는 것도 좋습니다.

아! 하십시요.

양배추는 물론 수퍼에서 가져 왔고, 파랑 마늘만 제 텃밭에서 나왔답니다 ㅎㅎ.

5 comments:

  1. 좋은 거 배워갑니다.
    보기만 해도, 아니 생각만 해도 입에서
    침이 넘어갑니다.
    냄비에 물 붓고 끓일 줄만 알았지
    이렇게 해볼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방법은 이론으로는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눈으로 환히 보이게끔 자세한 사진 모습으로
    설명해주시니
    당장 실천해볼 용기가 났습니다.

    이거 오늘 저도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u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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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너무나 오래전부터 이렇게 해와서...이젠 어디서 누구에게서 배웠는지도 잊어버렸어요. 그런데도 늘 이렇게 양배추쌈할 때 마다 양배추를 데쳐요. 입맛없고 뭐 마땅한 것이 없을 때 딱 해먹기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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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늘도 입이 턱 벌어집니다.
    양배추쌈 저희가족들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삶는법은 새롭군요. 한번 해봐야겠네요.
    양념장은 저와 같은 방법이구요.
    부지런하신 경희님을 존경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다양한 요리솜씨가 누굴닮으셨는지?
    침이 쿨컥 쿨컥 넘어와서 양배추사러 가야되겠어요.
    근대 비가오니 어쩌지요? ^^
    다음은 또 무슨 요리로 놀래키실까?^^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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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I also like wrapping rice in a blanched cabbage leave but never tried to prepare the cabbage the way you did.

    Since it seems simple enough, I am going to try it your way next time--like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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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모두들 양배추쌈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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