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9, 2009

첫서리가 온데요!

토요일 날만 해도 첫서리 경고가 없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일요일 오후 뉴스에서 월요일 아침에 첫서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낮잠 잘려고 누어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 오마이갓을 외치며 후다닥 텃밭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같이 텔레비젼 보던 있던 아들이 엄마가 화들짝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을 정도로요 . 지지난 주 부터 귀를 쫑긋 세우고 일기예보를 지켜 보고 있었는데…드디어 올 것이 오는 것이지요. 부랴 부랴 나가서 얼 것으로 예상되는 야채들을 모두 수확했답니다.

비트는 지난 봄에 심었는데, 아직도 다 뽑아 먹지 못하고 남은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김장무우들, 영하로 내려가면 바람이 들기 때문에 모두 뽑아 들여왔습니다.

알타리무우씨를 30개 정도 심었는데, 발아율이 안좋아서 딱 4개만 싹이 났습니다. 뽑아다가 김치 담기도 뭐해서 그냥 놔두고 있었는데….

갓이랑 얼갈이 배추, 미즈나등, 가을야채로 심었던 것들도 모두 걷어 드렸습니다.

부엌 바닥에 모두 쌓아놓으니 한숨만 푹푹... 숙제 잔뜩 받아 가지고 온 학생같은 기분입니다. 누구, 전 김장하는 것 도와주실 분 안계실까요? ㅎㅎㅎ

이제 텃밭에 남아 있는 야채는 배추랑 청경채 뿐입니다.

이 야채들도 뽑아 올까 하다가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두었는데, 오늘 저녘의 첫서리를 견뎌 줄 지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맘에 가을걷이가 끝난 텃밭을 어슬렁거려보지만 , 이젠 정말로 겨울로 접어드나 봅니다.

4 comments:

  1. Wow, you've got your work cut out for you! They all look so beautiful and fresh!

    You made me laugh so hard when I read "부엌 바닥에 모두 쌓아놓으니 한숨만 푹푹... 숙제 잔뜩 받아 가지고 온 학생같은 기분입니다." I understand completely how you feel!!!!! If I lived closer, I would have volunteered in a flash....

    Can't wait to see the end results of your hard work!

    By the way, it's so depressing to know winter is on its way and getting c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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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제 뉴햄셔는 눈이 솔솔 내렸답니다. ^^;;
    경희님께서 고이고이 싸서 보내주신 씨를 어찌 써야할지 고민이랍니다.

    집에서 일단 상추랑, 부추, 고추를 한번 키워볼까 하는데 집 온도를 68도~72도 정도로 맞추고 겨울을 나려고 하거든요. 잘 자라주련지...ㅠㅠ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여긴 4계절이지만 봄(2주),여름(한달),가을(2주),겨울...솔직히 겨울,겨울,겨울,여름이래요.

    아...3년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살다가 눈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던데요. ^^

    제가 가까이 살았음 경희님 도와드릴수 있었는데...넘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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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게는..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flower가 배추랍니다.
    저거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요...저는 틀림없는 한국 아줌씨인가봅니다.^^

    그나 저나 이 풍성한 수확물들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이것을 거두기까지 수고한 노고에
    축복이 내린 것 같습니다~~~
    무청을 삶아 말려두었다가
    지짐을 해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요.

    제가 서부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 쯤에는
    벌써 팔 걷어부치시고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 작업에 돌입했을 것 같아요.
    워낙 부지런 하시니......^^

    su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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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rdengal님, 도와주시고 싶으시다는 그 마음만으로도 용기가 납니다. 어제부터 팔 걷어부치고 드디어 수확한 야채 처리에 뛰어 들었답니다 ㅎㅎ. 제가 이상한 것이지 잘 모르겠지만, 전 겨울이 되면 좀 한가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카탈로그 뒤지면서 봄에 심을 것들을 꿈꾸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유리창 밖의 텃밭을 바라보면 꼭 먼나라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좋구요. 올 겨울은 너무 우울해하시지 마세요. 저랑 같이 내년에 심을 야채들을 꿈꾸자구요.

    SeiJung님, 말레이시아에서 뉴햄셔라....정말 차이가 심하네요. 제 가족들도 텍사스 살다가 보스톤으로 이사를 가서 첫눈을 보니,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남들 주차장에서 눈 치우느라 낑낑데는데, 저흰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라고 온갖 난리를 다 떨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촌놈, hillybilly'라는 소리까지 듣었구요...ㅎㅎ.

    씨가 생기니 심고 싶은 마음이 잔뜩이죠? ㅎㅎ 고추나 여름야채들은 온도도 온도지만 빛을 많이 필요로해서 겨울에는 무리이고 빛이 잘 드는 창가라면 상추나 부추같은 cool season vegetables은 그런데로 괜찮을지도.

    역시 sung hee님.... 그러나도 이 무청들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작년에는 그냥 어떻게 할 지 몰라서 버렸어요. 그러니까 살짝 삶았다가 말리면 되는 군요. 전 그냥 말려야 하나 삶아서 말려야 하나 잘 몰랐거든요. 올해는 드디어 gardengal님이 언젠가 말하시던 시래기국도 끓여먹고 지짐도 해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영양가야 없겠지만 fiber덩어리니까 몸에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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