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2, 2010

Armenian cucumbers (아르메니안 오이)

푯대에 써놓은 작물 이름들이 몽땅 다 지워지는 바람에 참외인줄 알고 심어놓았던 것들 중에 하나가 아르메니안 오이였나봅니다. 어릴 때 싹이 참외랑 너무 비슷해서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언덕배기에 죽 심어놓은 참외들 중 하나가 이상하게 길다랗게 자라고 있다고 남편이 신기했는지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신기한 참외종류를 찾아서 심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내가 무슨 요술사라고…이런 참외를…찾아서 기를까….ㅎㅎㅎ

이 아르메니안 오이들은 상태가 좋으면 1 foot 보다 더 길게 자랄 수 있지만 잎과 줄기가 자라는데 힘쓰라고 초기엔 부지런히 따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애들은 맛이 꼭 오이같고 오이처럼 잘 자라서 요즘 전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신기한 작물들 중의 하나랍니다.

제가 아르메니안 오이들을 처음 맛 본 것은 2년 전이었어요. 잘 아는 사람이 오이 모종인 줄 알고 홈디포에서 사다가 심었는데, 기대도 못한 이상한 오이가 열렸다면서 제게 세 개를 주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오이랑 달리 골이 져 있고 크고 길어서 제 팔뚝 두께에 제 팔길이의 반 정도 되었습니다. 세 개인데도 어찌나 많은지 샐러드로도 먹고 남아서 피클도 담구었는데 맛있었어요. 그 때 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다가 드디어 올핸 심었답니다. 아르메니안 오이는 오이보다 더 멜론 종류에 더 가깝다고 하는데 믿기 힘드시죠? ㅎㅎ 참외종류가 cucumber beetle들의 공격을 받기는 하지만 오이 종류가 아니기때문에 이 벌레들이 옮겨주는 병충해 (bacterial wilt)랑, 나이든 오이나 호박잎들에 많이 생기는 Powdery mildew (하얀색 곰팡이 같은 것이 잎에 생기는 것) 에도 내성이 있지 않을까 궁금하구요. 그래서 은근히 기대감을 갖고 두고 보고 있답니다. 벌레들의 피해가 없는 곳이라도 호기심에 한 번 심어보세요. 오이기르는 것이랑 또다른 재미가 있고 도깨비 방망이 처럼 생긴 이 오이들로 이웃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을테니까요. 껍질 색깔이 초록색인 것이랑 하얀색인 것 두 종류가 있는데, 둘 다 순수종이기 때문에 씨를 직접 얻어도 좋을성 싶습니다.

4 comments:

  1. 맛도 괜찮다면 이게 한국오이보다 훨 나은 거 아닌가요? 양이 엄청 나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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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직까진 딱 2 개를 땄어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생각만큼 많이 다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커서 그런지 섭섭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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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re these melons disguised as cucumbers? Is it considered as a vegetable or fruit? Thank you for the le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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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떤 카탈로그에선 참외와 같은 멜론 섹션에 들어가 있고, 다른데선 오이섹션에 들어가 있어요. 알고보면 참외랑 오이사이가 가까운 사촌관계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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