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 봄에 근대로 해먹는 요리를 너무 많이 올려서 올핸 더이상 올리지 않을려고 했습니다. 왜냐면 근대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요리가 별루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희님이 너무 맛있다고 칭찬이 대단하셔서 호기심에 밀려서 근대 묵나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근대로 만들 수 있는 요리의 끝을 본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그러나도 근대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야채여서 작년부터 근대씨 나누기를 시작했는데, 근대 묵나물 요리를 먹어보고선 제 근대사랑이 한차원 더 올라갔으니까요.
근대를 대랑 잎이랑 다듬고 씻어서, 소금 조금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햇빛이 말렸답니다. 이때 키포인트가 살짝 데치는 것입니다. 너무 오래 삶으면 물러져서 잘 마르지 않는다고 그럽니다.
한나절을 햇볕에 말리고 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부랴 부랴 건조기에다가 넣고 하룻밤하고 한나절을 말렸답니다.
아주 바삭하니 말랐습니다. 햇빛에 말리니 조금씩 갈변이 되고 있었는데, 건조기가 워낙 빨리 말려서 그런지 더이상 갈변이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성희님은 압력솥에 넣고 끓여서 준비했다고 그러셨지만 전 압력솥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솥에 물 넉넉히 넣고 중간불에 푹 삶아주었습니다.
푹 삶은 후 찬물을 넣고 두 시간 그대로 두어서 더 불리면서 검은 물을 빼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물을 꼭 짠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 뒤, 마늘 다진 것, 식용유, 멸치다시다, 볶은 깨를 넣고 잘 볶아주다가
맨 나중에 소금으로 막간을 한 후 참기름을 넣어서 마무리해주었습니다.
보기는 약간 거무틱틱해서 그렇게 산빡해보이지는 않았지만,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쫄깃쫄깃한 맛이 감칠났습니다. 특히 대 부분이 맛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먹어 본 그 어떤 나물들 하고도 달랐습니다. 친정엄마가 맛있게 잘 해주시는 고사리나물보다도 더 쫄깃쫄깃하고, 말린 버섯 요리를 먹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살짝 데쳐서 먹는 근대나물하곤 영 맛이 달랐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말 맛있는 근대 묵나물을 강력히 추천해드립니다. 첫 맛에 반할 겁니다. 이래도 내년 봄에 상추만 심고 근대를 심지 않는다면….저야 할 말 없지요. ㅎㅎㅎ 씨가 필요하시면 옆의 공고를 보세요.
참고: 아무래도 성희님이 가르쳐주신데로 하시는 것이 제 것보다 더 맛있을 것 같아서 여기 성희님의 원조 요리법을 같이 올려드립니다. 성희님의 레시피랑 제 것을 비교해보면 제가 얼마나 불량학생인줄 눈치챘을겁니다. ㅎㅎㅎ 전 들기름이 없어서 전 성희님의 요리법을 따르지 못했지만…슬렁슬렁 요리했는데도 맛이 이정도면,, 원조레시피를 따르면 그야말로 죽음이겠죠…
[근대 말려 나물하기]
끓는 물에 소금 약간 넣고 데친 다음 햇볕에서 바싹 말리세요. 너무 오래 삶아 무르면 햇볕에 말릴 때 잘 안 말라요.
이것을 나중에 물에 불려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먹으면 맛있지요.
근대를 채취할 때 연한 부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히려 뻗뻗한 것이 좋아요. 근대의 잎보다 줄기가 더 맛있어요. 근대를 뜨거운물에 삶아서(즉 데쳐서) 말리는데.... 말렸다가 건냉한 장소에 보관해요. 삶을 때 숨만 죽여요. 적당히 삶아 채반에 널고 햇볕에서 바싹 말리지요.
식탁에 오를 나물로 재탄생하려면...물에 불렸다가 삶는데 저는 압력솥에서 10분 timer 마춰서 cook해요. 그러면 아주 잘 익을 뿐만 아니라 쓴 맛도 빠져요. 압력솥으로 안하려면 다시물에 불려 쓴 맛을 우려 낸 다음에 나물을 만들어요. 너무 삶으면 물러져서 말릴 때 잘 안 마르는 경향이 있어요. 나물해서 먹으려고 말린 근대를 압력솥에 고...깨끗이 씻어 물기 꼭 짠 다음 들깨, 들기름과 일반 식용유 반반, 파, 마늘 넣고 볶으고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었더니 아주 맛있었습니다. 특히 줄기 부분이 맛있었어요.
남편의 젓가락이 근대 나물로만 갔어요~~ 저랑 제 남편의 젓가락도 근대나물로만 갔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