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2, 2009

쑥밭 대신 고들빼기밭을 만들어버린 사연


쑥밭이 아니라 고들빼기 밭이 되어버렸다.

작년 봄에 고들빼기 씨를 얻어서 심었는데 딱 2 그루가 싹을 틔웠을 뿐이다. 정성으로 잘 길렀더니 늦 봄에 노란 꽃들을 피우더니 씨를 잔뜩 맺었다. 발아율이 높지 않았던 아팠던 첫 경험때문에 이 번에는 씨를 멀치베드(mulch bed) 근처랑 담장 밑이랑 텃밭의 한 구석에 휙휙 뿌려버렸더니 늦가을에 조그만 싹들이 잔뜩 자라 나와서 겨울을 비실비실 나더니 올 봄에는 완전히 고들빼기 밭을 만들어 버렸다. 아마도 고들빼기 씨는 그 해에 바로 얻어서 바로 뿌린 것들이 발아율이 제일 좋은가보다. 이래서 잡초에 해당되는 것인가?

고들빼기는 잎자루가 없고 잎 아랫쪽이 대를 감싼다. 혹시 이것이 고들빼기인가 아닌가 헷갈리면 잎자루가 없이 잎 아랫쪽이 대를 감싸고 있는 지를 보면 알 것이다.

여기서는 3월 말이 되기도 전에 고들빼기가 벌써 꽃대를 올린다. 이렇게 꽃대가 올라가면 뿌리랑 대가 뼈셔져서 김치를 담글수가 없다. 그래서 3월 중순 경에 씨얻을 몇 그루만 놔두고 거의 뽑아서 김치를 담그었다..

늦봄부터 노란 꽃들을 피워서 초여름이 지나면 씨들을 맺기 시작하는데 민들레 홀씨들 처럼 하얀 솜같은 끝을 바깥쪽에 갖고 있다.

고들빼기 씨는 씨를 받아서 바로 뿌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려면 씨들을 모아서 한 2주 정도 햇볕에 말려서 실온 보관을 하다가 8월-9월에 마른 흙이랑 같이 섞어서 텃밭에 흩뿌려 주면 될 것이다. 땡볕에 말리는 것은 초여름에 떨어진 씨들이 한 여름을 나기 때문에 혹시 고온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나 싶어서 그렇게 해주는 것이다 (You never know the nature).

내 경험을 보면 고들빼기는 기르기가 쉬었다. 하지만 민들레 처럼 고들빼기도 씨도 쉽게 바람타고 번져 나가기 때문에 함부로 퍼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는 잡초성 식물이라는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끝.

2 comments:

  1. 경희님~~고들빼기 제가 3년을 추라이 해봤는데 실패했습니다ㅋㅋ. 올해도 씨를 대강 뿌렸어요(4년째..대단하죠?) 그냥 무작위로 지금 2주가 지났는데도 싹이 나올 생각을 않하네요. 전 서울서 자라서 고들빼기가 뭔지도 몰랐는데 어느날 친구네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엄마가 바구니하나주시고 조그만 칼하나 주셔서 무작정 따라 나서 알게된 나물이죠.
    후일에 김치를 담아서 주셨는데 그맛을 잊지를 못해요!
    한국에 가서 고들빼기 김치 만들은것 사먹어봣는데 영~예전에 그맛이 아니었어요.
    암튼 경희님 맛있는 고들빼기 김치 눈으로 맛있게 먹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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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들빼기도 발아시키기가 그리 쉬운 작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저절로 퍼트려진 씨앗들은 발아가 잘 되서 겨울되기 전부터 여기 저기서 민들레처럼 자라나와요. 그래서 그런데, 제가 겨울에 자라는 애들을 몇 그루 보내드릴께요. 그 애들이 자라서 저절로 씨를 퍼트리면 될 것 같아서요. ^^ 먹고 싶은 한국의 나물들도 먹고 살아야지 타국살이의 외로움이 더 줄지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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