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비트(Beet) 중 뿌리가 빨갛고 잎맥도 빨간 red ace라는 품종을 호기심 반으로 길렀었다. 막상 뿌리를 수확할 무렵엔 어떻게 요리를 해 먹어야 될 지 몰라서 무척 당황했었다. 인터넷으로 찾은 가장 간단한 요리 방법이 그냥 뿌리채 익힌 뒤 껍질을 까서 썰어서 그냥 먹는 것이었다. 빨간 물이 뚝뚝 떨어져서 그런지 달기는 했지만 먹기가 뭐했다. 그러다가 무우처럼 채썰어서 기름 약간 넣고 후라이팬에서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뚜껑 닫고 살짝 익힌 뒤 볶은 깨 약간 뿌려서 먹었더니 달달한 맛이 좋아서 모두들 좋아했다. 더 용기가 생겨서 그 다음엔 러시안 soup인 보쉬를 만들어서 먹었다. 토마토 soup보다 더 빨갛지만 이름도 신기한 러시안 요리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다들 잘 먹었다. 이렇게 요리법들이 늘어가다 보니 이젠 비트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랑하게 되었다.
이곳에선무우나 알타리 무우를 봄에 기르기가 힘들다. 초봄이 너무 짧고 일찍 더워지고 건조하기까지 해서 인지 무우나 알타리들이 뿌리를 키우기도 전에 그냥 꽃대를 올려 버리고 만다. 무우를 몇 번 시도 하다가 이젠 봄에 무우를 키울 내 팔자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리고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영 아쉬운 느낌이 들면 Turnip 종류를 가끔 심기도 하지만. 그래서 비트가 내게는 봄 무우 대신이 된 것이다.
비트는 무우랑 달리 더위와 추위에 모두 강해서 봄에 (3월-5월) 심으면 가을까지 서두를 필요도 없이 천천히 수확해서 먹으면 된다. 거기다가 비트는 단맛이 강하다. 그래서 sugar bee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들 설탕을 sugar cane에서만 얻는 줄 알고 있지만 Sugar beet로도 설탕을 많이 만든단다. 그러니 비트가 얼마나 단맛이 강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올해는 뿌리의 색깔이 다른 4종류를 심기로 했다. 씨들은 모두 순종으로 Baker Creek Heirloom Seed Co.에서 샀다.
Red Ace –뿌리가 붉고 잎맥들도 붉다. 2년 전에 샀는데 아직도 발아율이 좋다.
Chioggia-뿌리를 잘라보면 빨간 링들이 있단다.
Golden-뿌리가 주황색이란다.
Albino-뿌리가 하얗단다.
비트 잎들을 어릴 땐 쌈채소로 사용하거나 샐러드에 넣어서 먹어도 된다. 좀더 커지면 데쳐서 시금치처럼 요리할 수 있다. 비트는 근대랑 사촌이어서 비트잎 맛은 근대 랑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비트 잎들은 근대 잎이나 시금치 처럼 요리하면 된다. 비트가 왕성하게 자라는 여름엔 바깥 비트 잎들을 무우잎들 처럼 따서 써도 된다.
Red Ace 품종이 자라면 잎이 이렇게 생겼다. 큰 잎들에 가려서 뿌리는 보기가 힘들지만.
뿌리는 그냥 무우처럼 생채로 숙채로 요리를 하면 된다. 비트 뿌리를 삶을 땐 잎대를 5 센티 정도 남겨서 자른 뒤 삶아야지 붉은 물이 빠져 나오지 않는다. 비트 뿌리가 붉어서 그런지 빨간 물이 빠져 나오는 것을 Bleeding (피흘리는 것) 한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꼭 권장해보고 싶은 3 계절 (봄, 여름, 가을) 의 야채이다.
Winter Carrot Sides
5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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