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3, 2009

꽈리고추가 한창이네요

요즘 꽈리고추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지난 주에 아주 작은 것들만 남기고 몽땅 다 땄는데 일주일 지나니 다시 이만큼 많이 달고 있네요.

세그루가 우리 세식구들에겐 딱 맞는 숫자인 것 같아요. 매운 고추를 못 먹는 우리 아들이랑 저는 꽈리고추랑 스위트 바나나 고추를 된장에 찍어서 먹는 것을 좋아하고 울 남편은 한국 고추들 고추장에 찍어서 먹으면서 우릴 촌놈들이라고 놀린답니다. 약오르면 할로피뇨 따다가 몰래 섞어줄까보다…ㅎㅎ

크기가 작은 꽈리 1개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것이 보이네요.

너무 작아서 어린줄 알고 안땄나봐요. 올해는 꼭 꽈리고추씨를 직접 얻어서 내년에 심을려고 해요. 내겐 씨가 딱 6개 정도만 있으면 되니까, 저 빨간 것 하나로도 충분할 것 같죠? 아무래도 꽈리고추씨 모우기는 다 끝이 난 것 같아요 ㅎㅎㅎ.

그거 아세요? 고추씨는 1년만 지나도 발아가 잘 안된다는 것을. 그래서 꼭 전 해에 얻은 씨를 사용해야 되요. 거기다가 고추는 발아조건이 약간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을 권장하는데, 흔한 종류들 (바나나 고추, 할로피뇨등)은 쉽게 모종을 사서 심을 수 있지만, 특정 한국고추를 심고 싶으시다면, 그리고 한국인이 많이 살지 않는 곳에 사는 저같은 사람들은 직접 모종을 만들어서 심어야 되요.

이야기가 더 삼천포로 세기 전에.... 그래서 꽈리고추 따서 뭐 해먹었게요?
꽈리고추 랑 LA 갈비볶음 해먹었어요.

얼마 전 중국친구가 Potluck 파티에 LA갈비랑 초록 벨페퍼를 가늘게 썰어넣어서 볶은 요리를 가져왔는데 너무 맛이 좋았어요. 그래서 요리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이름이 없다네요. 그냥 자기 남자친구가 얼렁뚱땅 만든 요리라서 ㅎㅎ.

지난 주말에 잔뜩 따놓은 꽈리고추랑 좀 남은 LA갈비가 있어서 입맛으로 그 얼렁뚱땅 요리를 한 번 따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장금이의 미각도 아니면서….

1. 마늘 다섯 개를 편으로 썬 것이랑 후추조금 넣고 LA 갈비랑 같이 후라이팬에서 기름 안넣고 익힌다. 익으면 소금을 조금 뿌려넣어 간을 한다.
2. 갈비가 다 익으면 꽈리고추 씻은 것을 꼭지 떼고 길게 반으로 갈라서 넣고 같이 살짝 볶는다. 꽈리고추는 약간 싱거워도 괜찮은 것 같닫.
3. Optional: 약간 매운 맛을 즐길려면 여기에 할로피뇨 1개 씨빼고 잘게 다져 넣어도 된다.

꽈리고추가 많은 듯 했는데 요리 다 해놓고 보니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네요. 근데 맛은 중국친구의 요리랑은 상당히 달랐어요. 그런데도 남편이랑 둘이서 다 먹어치웠어요 ㅎㅎ.맛이 상당히 좋더라구요. 만드는데 20분도 밖에 안걸린 요리치곤 너무 맛이 좋다는 것…. 어때요? 늘 먹는 반찬이 지겨울 때, 그리고 따놓은 꽈리고추가 너무 많을때 이런 얼렁뚱땅 요리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2 comments:

  1. This is the worst torture since I lost all six of my pepper plants to slugs even before they had any flowers!!!:)

    I wasn't going to plant any peppers next year but I've changed my mind after seeing this posting.....

    As usual, your nameless dish looks delic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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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rdengal님,I am sorry about your poor pepper plants. Dang those slugs! Sorry for my D words too. 다른 고추는 몰라도 전 꽈리고추를 꼭 심으시라고 권장하고 싶어요. 일단 수확양이 많고 잘 자라요. 다른 고추보다 달리는 것도 일찍이고. 좀 일찍 시작하면 어쩌면 그 곳 기후에서도 잘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이 요리가 맘에 들어서 더 신경써서 연구해볼려구요. 그리고 아주 근사한 이름을 부쳐 줄 거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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