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알게 된 일본 친구 Keiko를 통해 Mibuna, Mizuna, Komatsuna같은 야채를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 갔을 때보니 한국에서도 이 야채들을 쌈채소로 제법 많이 기르는 것 같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전 한국에 가면 꼭 종로4가에 놀러가요. 거기가면 종묘상들이 잔뜩 있어서 요즘 한국사람들은 어떤 야채씨들을 텃밭에 많이 심고 있는지 한 눈에 둘러 볼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올해는 종묘상들이 몇 년 전 보다 많이 줄었더군요. 옛날처럼 많이 팔리지 않는데다가 인터넷으로 야채씨들을 사서 그렇다고 그러더군요. 왠지 제 놀이터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지만 시대의 흐름을 막기는 힘들겠지요…
여하튼 이 이름도 낯선 일본 야채들은 다른 한국야채들과 같이 쌈, 회덮밥, 샐러드, 생채들로 잘 어울려요. 그냥 상추만 넣으면 밋밋하기 그지 없는데, 같이 먹으면 좋습니다. 제 생각엔 사랑은 국경이 있어도 야채는 국경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 그래서 오늘은 제 텃밭의 단골인 세 종류의 일본에서 온 야채들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1. Mibuna (미부나)
잎 모양은 긴 스픈모양으로 생겼고, 계속 자라도록 놔두면 폭배추 만한 사이즈로 자라는데, 어릴 때는 쌉싸름한 맛이 거의 없어서 생으로 먹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더위속에서 커가게 되면 쓴맛과 섬유질이 강해집니다. 첫 해 이 미부나를 기를 땐 어릴 때 먹어야 하는 것을 모르고 크게 키워서 먹었더니 쓴 맛이 너무 강하고 질긴 것이었어요. 실망을 했지요. 하지만 제가 누군닙까. 전 맘에 안드는 야채도 꼭 3년을 키워야 포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거기다가 결정적인 이유론 씨가 너무 많이 남아 있었구요. 혹시나 해서 두 번 째 해는 일찌 감찌 수확을 해서 상추랑 같이 쌈으로 싸먹었지요. 어찌나 맛이 좋던지….ㅎㅎ. 이젠 꼭 기르는 야채가 되었습니다. 너무 커져서 쌈이나 샐러드로 먹지 못하게 되면 살짝 데쳐서 그냥 양념에 무쳐 먹습니다. 물론 쌉싸름한 맛이 강하지만 아삭거리며 씹히는 것을 남편이 좋아라 한답니다. 다른 봄 야채에 비해 그나마 꽃대를 올리는 것이 약간 늦어 초여름을 지나서 까지 수확이 가능합니다. 크게 자라서 김치로 담구면 쌉싸름한 고들빼기잎들과 맛이 비슷할 것 같기도 합니다.
2. Mizuna (미주나)
Mizuna는 한국에선 경수채나 교나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미부나처럼자라는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심고 한 달 정도면 수확이 가능합니다. 쓴맛은 없고 연한 무우의 잎의 맛과 비슷합니다. 생채나 샐러드 쌈채로 좋고 고기랑 같이 살짝 스터프라이해서 먹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열무처럼 물김치를 담구어 먹어도 좋은 것 같아요.
3. Komatsuna (코마츄나):
Komatsuna는 생긴 것과 맛이 청경채랑 갓의 중간이라고 생각하면 비슷한 것 같아요. 여기 미국사람들은 시금치 대신으로 여름에 기르는 것 같습니다. 잎은 손바닥보다 더 크게 자란답니다. 전 상추처럼 샐러드로, 쌈으로 싸먹고 좀더 크면 갓처럼 김치를 담구어 먹기도 한답니다. 시금치처럼 요리한다고 하는 구절들이 많이 붙는 것 보면 데쳐서 나물처럼 요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재질이 부드러워서 살짝만 데쳐야겠지만요.
이 일본 야채들은 심고, 기르고, 요리해 먹는 방법들이 얼갈이 배추나 청경채랑 많이 비슷합니다. 셋 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심고 30-40일 정도 되면 벌써 수확을 할 수가 있구요. 봄엔 3월초랑 4월초 사이에 심으면 됩니다. 추위를 아주 잘 견뎌 봄에 자라 나올 때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도 끄떡 없습니다. 하지만 자라는 동안 영하의 온도에 노출이 되면 배추나 무우처럼 일찍 올리는 꽃대를 성향이 있습니다. 제 해결 방법은 일찍 심어서 꽃대 올리기 전에 빨리 빨리 수확해서 먹어치우는 작전입니다 ㅎㅎ. 원래 먹는데는 장사 없는 법! 가을엔 저 처럼 8월과 9월 초 사이에 심으면 됩니다.수확 방법은 상추처럼 바깥 잎들을 계속 따거나 통째로 수확해도 됩니다. 너무 크게 키우기보단 어릴 때 수확해서 요리하는 것이 훨씬 더 맛이 좋아요.
일본 야채들라서 그런지 일본야채 씨들을 전문으로 하는 Kitazawa에 가면 다양한 품종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물론 미국회사들에 가도 이 야채씨들을 아주 쉽게 살 수 있구요. 몇 년 되면 홈디포 seed rack에서도 이 야채씨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미래엔 한국 특유의 야채 씨들도 이렇게 쉽게 사게 될 것입니다. 그럼 신나겠지요? 음식처럼 야채도 세계를 돌더라구요 ㅎㅎ.
Winter Carrot Sides
5 hours ago
참 예쁘네요.
ReplyDelete색갈이 연하고 선명한 것이
마치 새색씨 모습 같아요.^^
특히
Komatsuna(코마츄나)는 정말 예뻐보여요~~`
sung hee
성희님, 저도 잘 자라고 있는 야채들을 보고 있으면 흐믓하고 진짜 이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ReplyDeleteThank you for showing the new fresh vegetables! They sound wonderful! I specially like them because it doesn't take long before they can be harvested.
ReplyDelete재작년인가? spicy 샐러드믹스 seed packet을 샀는데, 요 세 종류의 씨들이 몽땅 다 들어 있더라구요. 자라는 속도가 빠르니 어릴 때 수확할 수 있어서 그런가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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