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04, 2009

가을 근대와 근대 된장국

유럽산 근대 (swiss chard) 들은 상당히 키가 커서 거의 2-3feet정도입니다. 잎들도 엄청 커서 제 얼굴만 하구요.

제 눈에는 한국에서 흔히 기르던 재래식 근대가 아무래도 perpetual swiss chard랑 비슷한 것 같아요.

너무나 씩씩해 보이는 유럽산 근대들 보단 잎대가 훨씬 짧고 잎들이 더 야들야들하답니다. 그래서 요리하기엔 이 작은 근대들이 좋은 것 같아요. 여름내내 위로 서서 자라던 근대들이 날씨가 추워지니까 서서히 땅에 눕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제법 많이 누었습니다. 이렇게 누어있으면 아마도 덜 춥나봅니다 ㅎㅎ.

거기다가 잎들이 더 두꺼워지고 반질 반질 윤이 납니다. 이렇게 한 야채를 4 계절 내내 길러보면 계절에 따라 자라는 습성이 너무나 다른 것을 볼 수가 있어요. 텃밭에 야채를 기르는 것이 절대로 심심하지 않은 것이 이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따뜻한 국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근대잎 몇 개를 따와서 빨간 할로피뇨 반 개랑 두부 좀 넣고 된장국을 끓였어요. 미리 데쳐서 넣어도 되지만 그냥 잎을 손으로 적당히 뜯어서 끓는 된장국에 넣어도 됩니다.

한 그릇 먹고나니까 기분이 진짜 좋더라구요. 그 뜨거운 남녘의 여름도, 추운 겨울이 와도 끄떡없이 버텨내는 근대야 말로 텃밭지기들의 다정한 연인같은 야채인 것 같습니다. 어때요? 내년엔 연인같은 근대를 길러 보심이…. 가을에 심는 근대는 늦봄에 꽃대를 올림으로 씨를 얻을 수 있어요. 초봄에 심는 근대는 꽃대를 올리지 않고 한 해를 난답니다. 그러니 근대는 이년생 야채이지요. 내년 봄이 오면 꼭 근대를 심어보세요. 너무 많이 심으시면 다 먹을 수 없으니 욕심 부리지 마시식구 한 명에 1-2그루 정도로요. 물론 나누어주고 싶은 친구들이 많으면 더 많이 심으셔도 되고요.

3 comments:

  1. It is raining now and a bowl of this soup would be perfect to chase away feeling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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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근대만 넣고 끓이는데 두부도 넣고 경희님처럼 끓여봐야겠네요.손자손녀가 어려서 맵게는 못하고요.
    어른들것은 따로 홍고추를 넣고 매꼼하게 끓여봐야겠네요
    그런데 저는 작년 가을에 심었는데 꽃대가 안올라옵니다.
    계속해서 잘라먹고 있는데 이제는 줄기가 억새서 아마도 다시 심어야할것 같아요.
    오늘도 색다른 근대된장국 레시피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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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gardengal님 진짜 그래요. 가을비 처량하게 내릴 땐 따뜻한 국이 제격이죠...

    Young님, 고맙습니다. 지난 토요일날 홈디포가서 미러클그로 파팅소일을 사다가 열심히 쓰고 있답니다. 화분에 흙넣다가도 늘 생각하게 되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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