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8, 2009

야콘 수확

올 봄에 야콘 세 그루를 텃밭의 한 구석에 심었답니다. 이제 잎들은 모두 얼어 죽고, 땅위에 앙상하니 가지만 남아 있어서 볼상사납기 그지 없는 야콘을 수확하기로 했답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녘에 온도가 저 영하 (22oF) 로 쭉 내려 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야콘은 추위에 엄청 약한 작물이라서,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어린 싹눈 (관아)들이 얼어 죽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서리가 여러 번 왔지만, 아직은 영하 저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어서, 야콘 줄기의 아랫 부분이 아직은 초록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 땅이 너무 질고 상태가 좋지 않아서, 삽으로 파기가 쉽지 않습니다. 흙이 삽이랑 신발밑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도 안하고, 손으로 흙을 제치면 흙이 진흙같이 붙어서 제껴지지도 않습니다. 이미 시작한 것이라 중도에 그만 둘 수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계속 해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시작을 하면 끝장을 보아야만 하는 못된 성격이라….ㅎㅎ

땅도 땅이지만, 아직도 야콘을 길러 본 경험이 짧아서 야콘들을 다치지 않고 파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줄기 아래의 흙들을 조심스레 파내가는 것입니다. 줄기 바로 밑으로 이렇게 고구마 같이 생긴 덩이 뿌리들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진짜 고구마 같이 생겼지요?

이것들은 첫 번 째로 파기 시작한 것들이라 다친 것들이 많습니다.

두 번 째랑 세 번 째 판 것들은 그나마 좀 상태가 양호한 듯 합니다. ㅎㅎㅎ.

원래 일이란 할 수록 는다고들 그러지요. 이래 보았자 내년엔 몽땅 다 까먹고 또 같은 실수를 그대로 반복하겠지만요. 고구마 처럼 생긴 이 덩이들은 양분만 저장 되어 있는 부분이라서, 고구마완 달리 싹을 틔우거나 번식을 시킬 수 없답니다.

땅에 감쳐져 있는 땅속 줄기 옆으로, 그러니까 덩이뿌리들이 붙어 있는 줄기 바로 윗쪽에, 올망 졸망 생강뿌리 처럼 붙어 있는 약간 붉은 색이 도는 것들이 둘러 붙어 있는데, 바로 이 것들이 내 년 봄에 싹을 틔울 싹눈 (관아) 이랍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관아들이 생강이나 돼지감자 처럼 생겼습니다.

관아들이 달린 땅속줄기 부분을 몇 일 동안 잘 말린 뒤,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스타이로폼 박스에 넣어 차고에 내년 2월 까지 보관하면 됩니다. 그러면 내년 2-3월 경에 순이 자라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때, 하나 씩 조심스럽게 잘라서 화분에 심어 주면 됩니다. 화분에서 조금 기르다가 4월 중순 경에 마지막 서리가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것이 확실해 지면 텃밭에 옮겨 심어 주면 될 것입니다.

2 comments:

  1. These look like sweet potatoes but I read that they taste like a cross between apple and watermelon. It's very interesting vege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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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진짜 재미있는 야채인 것......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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