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5, 2009

근대 (swiss chards)

난 근대를 무척 좋아한다.
한 두 그루만 있어도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고 추위도 잘 견디지만 더위도 엄청 잘 견뎌내는 4계절 야채라서이다. 한국에서는 한 종류의 근대가 거의 다 지만 여기 미국에서는 근대 종류가 상당히 많다. 잎 색깔도 여러 종류이지만 대 색깔은 더더욱 다양하다. 노란색, 분홍색, 오렌지색, 빨간색, 검붉은 색, 하얀색. 아래 사진으로 알아보기 힘들지만 작년엔 분홍색, 붉은색, 주황색 대를 가진 근대들을 길러 보았다. 텃밭이 다 환할 정도로 너무 예뻣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크게 자라고 (2 feet 정도로 큰다), 왕성하게 자라는 것이었다. 도저히 다 수확해 먹을 수가 없어서 나누어 주기 바뻤다. 근데 이렇게 총천연색의 근대를 한국 사람들이 그리 좋아 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신기하기는 하지만 괜히 색깔들이 요란하니 불량 식품 같은 그런 느낌. 불량근대? ㅎㅎㅎ

그러다가 어느 가드닝센터에서 Perpetual swiss chard 종류를 발견했다. 대가 작은 것이 내 맘에 쏙 들었다. 한국에서 보았던 근대랑 많이 비슷한 것 같아서. 거기다가 한국에서 백경근대를 보내 왔다.

근대는 발아 온도가 덜 까다롭다. 낮은 온도에서는 발아 속도가 낮고 온도가 높아지면 발아 속도가 빨라지기는 하지만. 근대는 2년생 야채이다. 첫해에는 꽃 대를 올리지 않지만 겨울을 난 다음 해에는 꽃 대를 올려서 씨를 맺는다. 난 근대를 일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심는다. 2월 중순 경에 작은 화분3 개에 흙을 담고 씨를 하나 씩 심는다. 근대씨는 씨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가 한꺼번에 붙어 있어서 도깨비 방망이 같아 보인다. 그래서 하나를 심어도 싹이 2-3 개씩 한 꺼 번에 돋아나온다. 좀더 자라면 싹을 하나만 남기면 된다. 심심하면 그냥 다 놔두어서 어떻게 되나 보아도 좋고...싹이 돋으면 Deck의 양지 바른 곳에 그냥 내 놓았다가 밤이 아주 추우면 안으로 들여 놓지만 왠만하면 그냥 놔둔다. 실내에서 발아를 시키면 발아 속도가 빠르고 발아율도 좋지만 햇빛 부족으로 웃자라게 되어서 싹이 다 돋기도 전에 밖에다가 내놔서 햇빛을 주기 시작한다. 너무 웃자라면 텃밭에 옮겨도 적응을 잘 못한다.

3월 초에 화분의 흙채로 텃 밭에 옮겨 심는다. 심고 나서는 물을 잔뜩 주어야지 적응을 빨리 한다. 올해는 실내 발아를 포기하고 그냥 3월 초에 바로 땅에 심었다. 1 센티 깊이로 10 개 정도 심었는데, 싹이 어느 정도 자라면 씩씩한 4-5 그루만 놔두고 나머지는 비빔밥으로 또는 쌈싸먹을 때 얹어서 같이 먹을 것이다. 온도가 낮으면 싹이 트는 속도가 느리져서 2-3 주 기다려야 싹을 볼 수 있을 것이다.

8월 중순에서 9월 중순 사이에 다시 한 번 양지 바른 곳에 씨를 직접 심는다. 봄에 심을 때는 되도록 응달에 심어서 여름 땡볕을 피하는데 가을에 심을 때는 되도록이면 양달에 심는다. 싹이 터서 조금 자라다가 어린싹 상태로 겨울을 나게 된다.

그러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위의 사진은 3월 초에 찍은 사진이다. 몇 주만 지나면 크게 자라서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월만 지나면 겨울을 난 근대는 꽃대를 올리기 시작한다. 꽃대를 생기는데로 자르다가 새 봄에 심은 근대들이 자라 나오기 시작하면 오래 된 근대는 그냥 뽑아 버린다. 물론 씨를 얻고 싶으면 한 그루 정도 놔 두겠지만. 내 생각엔 야채는 심을 때도 중요하지만 치울 때도 중요한 것이다. 안그러면 가든이 너무 지저분해지니까.

이른 봄에 나오는 근대는 여름에 수확하는 근대 보다 훨씬 부드럽고 색도 연하다. 된장국에 넣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 듯이 감칠 맛이 돈다. 살짝 데쳐서 쌈을 싸먹어도 너무 맛이 좋다. 같은 야채인데도 계절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신기하지 않은가? 봄나물이 귀한 이곳 미국에서 이른 봄 부터 나오는 근대는 봄나물 대신에 우리집 밥상을 장식한다.

상추 (Lettuce) 기르기

상추를 뺀 텃밭 농사를 상상하기도 힘들고 상상하기도 싫다. 첫 몇 해는 죽어라고 한국에서 흔히 보는 상추만 심었다. 적치마랑 청치마. 이름도 참….

이것들은 내가 2년 전 봄에 심었던 적치마랑 청치마 종류의 한국 상추이다. 왜 이렇게 잎파리들이 없냐구요. 그거야 부지런히 가장 자리의 큰 잎들을 따다가 먹었기 때문이죠. 너무 커지면 맛이 덜한 것 같아서 매일 열심히 뜯어서 요리하거나 조그만 샌드위치 봉지에 넣어서 아는 분들과 나누어 먹었다. 몇 그루 안되어 보여도 상추는 수확양이 장난이 아니다. 나중에는 가져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이웃 미국 사람들에게도 주었다. 샐러드로 먹으라고. 그 후론 상추를 많이 심지 않는다. 봄에는 먹을 야채들이 너무 많아서 상추 아니어도 먹을 것들이 지천이어서다

상추도 저온성 작물(Cool season vegetable) 이다. 저온에서도 싹이 트고 추위를 잘 견디지만 조그만 더워져도 꽃대를 올려서 먹지 못하게 된다. 캘리포니아나 미국 남부만 빼고는 아주 이른 봄에 심어야 한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밭에 직접 씨를 뿌리기도 하고 귀찮으면 6나 9 팩 짜리 상추 묘를 사다가 심기도 한다. 파는 것들은 대부분 로메인 종류이다. 겨울 나는 것이 지리하면 난 zippy pellet에 심어서 발아를 시켜서 좀 키우다가 텃 밭에 옮겨 심기도 하는데, 조심해야 할 것은 창으로 들어 오는 햇 빛만으론 부족해 싹들이 웃자라기 쉽다는 것이다. 싹들이 너무 웃자라면 밭에 내다가 심어주어도 잘 적응을 못한다. 그래서 실내에서 발아를 시킬 경우 싹이 트는 기미가 보이면 낮에는 되도록 밖에다 내어서 강한 햇빛을 쬐어 주어 웃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상추들은 그냥 샐러드로 먹기에는 좀 건조한 편이다. 그리고 단맛도 좀 떨어지고….
그냥 정이 들어서,기르기가 쉬어서, 씨를 구하기 쉬어서 아무 생각없이 기르고 있었는데 올해는 다른 종류들을 시도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스멀거려 홈디포 가서 5 종류를 사왔다.

늘 하던 짓을 안하려니까 그런지 괜히 후회할까봐 걱정이 된다.
올해 심은 로메인 (Romaine) 3 종류는 물이 많아 사각사각 거리고 맛이 좋단다.
Parris Island Cos
Little Caesars
Vivian
나머지 두 종류는 한국 상추처럼 잎이 펴지는 것들이다.
Black Seeded Simpson
Gourmet Bland

3월 초에 밭에 한 줄로 골을 만들고 원하는 상추 수보다 4배를 잡아서 심고 흙을 0.5-1 cm 정도로 덮어 주었다.

올해는 너무 추워서 나가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안들어서 미루다 보니 좀 늦어 졌다. 지난 주말만 해도 영하의 날씨였다. 상추씨는 밭에서 1-2 주일이면 싹이 트는데 자라가는 것을 보고 솎아서 간격을 조절해 주면 된다. 어릴 때 솎아서 부지런히 솎아서 먹고 한 종류당 5 그루씩만 남길 것이다. 종류가 많다 보니 5 그루씩만 남겨도 많은 편이다. 그런데 올해는 꼭 맛을 비교해 보고 싶은 생각에 욕심을 부려 본다.

샐러등용 상추 믹스를 시도 하는 것은 이 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까지 치면 3 번 째이다.
위의 사진은 2 년 전 찍어 두었던 사진이다. 샐러드 용 상추들은 크게 자라지 않아서 다른 상추들 보다 더 빼곡히 심는 편이 좋다.

이른 봄에 심는 완두콩 (Pea) 세 종류

3년 째 완두콩 (Pea) 과 껍질콩들 (Snow Pea 와 Snap Pea)을 심어 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들을 심었다.

늘 심던 버릇이 있어서 안 심으면 허전할 정도이다.
여기 미국에서는 완두콩을 Common Pea, English Pea, Shelling Pea 등 부르는 이름도 많다. 물론 종류도 엄청 많다. 올해는 Wando란 품종을 시도해 볼 것이다.
스노우피랑 스냅피는 둘 다 콩을 먹을 려고 심는 것이 아니라 껍질 채 덜 여물었을 때 따서 볶아 먹거나 국에 넣어서 먹을 것이다. 셋 다 싹들이 비슷해서 자라고 있는 동안에는 구별이 전혀 안간다. 꽃도 비슷하고. 그래서 이 세종류를 심을 때는 완두콩이랑 떨어뜨려서 심어야 한다. 헷갈리지 않을 려고. 스냅피랑 스노우피는 같이 심어도 콩껍질이 다르게 생겨서 구별이 가는데다가 둘다 껍질을 먹을 것이라서 별 상관이 없다. 다른 콩들 하고는 달리 이 세 종류는 cool season vegetable 들이다.

보통 야채들을 cool season vegetables (저온에서 잘 자라는 야채들) 과 warm season vegetables (고온에서 잘 자라는 야채들) 로 나누는데, 내가 심는 세 종류의 콩들은 모두 저온성 야채들이다. 그래서 아주 이른 봄에 심어야 한다. 돋아나온 싹들도 왠만한 봄 추위는 거뜬하게 버텨낸다. 아주 이른 봄에 심어서 늦봄과 초여름까지 수확을 하고 본격적이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끝이 나는 야채들이다. 이 세 종류를 뺀 나머지 다른 콩들(beans and cowpea) 은 여름동안 자라서 가을까지 가는 고온성들이다.
내가 사는 곳은 Zone 6B-7에 해당하는 약간 따뜻한 곳이다. 만약 사는 곳의 기후 zone을 모른다면
www.arborday.org/treeinfo/zonelookup.cfm
www.garden.org/zipzone/
에 가서 zip code를 치면 사는 곳의 zone 을 알 수 있다.

2월 중순경에 땅이 살짝 녹아서 삽질을 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1-1.5 cm 깊이로 심고 10-20 cm 간격으로 심는다. 시금치도 이 때 같이 씨를 뿌린다.


위의 사진들은 작년 4월 말에 찍은 완두콩들의 모습이다. 완두콩이 싹이 나서 자라기 시작하면 덩굴손이 타고 올라 갈 수 있도록 버팀대를 세워 주어야 한다. 이왕이면 높은 버팀대를 세워 주는 것이 좋다.
Home Depot 나 Nursery 에 가면 대나무 스틱들을 뭉치로 파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크기도 여러 종류가 있다.

세 종류 다 하얀 색의 꽃을 피운다. 꽃 만 보면 전혀 구분이 안 간다.

완두콩은 콩이 자라기 시작하면 콩을 둘러싸는 격막이 생기는데 이 것이 딱딱하다. 그래서 완두콩은 껍질채 먹지 않는다. 스노우피나 스냅피는 격막이 없던지 아니면 딱딱해지지 않아서 콩이 조금 더 커져도 그냥 껍질 채로 먹을 수가 있어서 좋다. 두 종류를 같이 심으면 초여름 까지 요리를 할 때 심심하지 않다. 완두콩은 콩밥이나 카레에 넣어 먹고 껍질콩은 국이나 스터프라이에 사용한다.

물론 길러 먹는 것 보다는 사먹는 것이 훨씬 더 싸다. 냉동 완두콩 한 봉지와 스노우피 한 봉지가 그렇게 비싸지가 않다. 그러니 심는 것이 꼭 돈을 절약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다가 수확양도 그렇게 많지 않다. 맛도 훨씬 더 좋다고 말할 수가 없다. 내 둔한 입맛에는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도 내가 이것들을 심는 것은 그렇지 않으면 봄을 소비하는 것 같아서 일 뿐이다.

March 19, 2009

져루살렘 아티초크 (Jerusalem Artichoke) 가 돼지감자!


돼지감자는 여기 미국에선 져루살렘 아티초크 (Jerusalem Artichoke) 나 썬초크 (Sun choke) 란 두 개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남아메리카에서 기원한 해바리기과에 속하는 식물로 감자같은 덩어리 뿌리를 만들어 겨울을 난단다. 가드닝 웹사이트에서 처음으로 이 식물의 이름을 듣고 너무나 궁금했었다. 그러다가 2년 전 늦겨울에 그로서리를 갔다가 야채 섹션에서 생강 옆에 놓여 있는 못생긴 덩어리 뿌리를 보았다. 처음엔 종류가 다른 생강인 줄 알았다가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었다. 두 팩을 사와서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가 3월에 담장 옆에 두 줄로 심었었다. 한 5 센티 정도 깊이로 묻어 준 것 같다. 5월 정도 되니 각각의 덩어리로 부터 싹이 여러 개 씩 솟아 올랐다.

자라는 모습은 꼭 해바라기 같았다. 해바라기 사촌이라더니.. 우리 집에 놀러오신 어느 한국 분이 보시더니 어어 이거 돼지감자다 하시는 것을 듣고 이것들이 한국에선 돼지감자로 불린다는 것을 알았다. 돼지감자? 한국에서는 아주 흔하다고 그런다. 봄에 캐서 돼지에게 먹여서 돼지감자인지 생긴 것이 너무 못생긴 돼지 같아서 돼지감자인지 모르겠다.

잘 자라면 한 6-10 feet 높이로 4-6 feet 넓이로 자란다. 7월 지나노란 꽃이 풍성하게 피는데 해바라기 보다는 훨씬 작고 손의 반 만한 크긴데 왜 이 식물이 해바라기의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꽃은 씨를 맺지 않는다.난 꽃이 너무 예뻐서 화병을 장식하는데 사용한다. 꽃 집에서 사온 꽃 만큼 예쁘다.

첫 서리가 내리면 위는 모두 죽는다. 그러면 밑둥을 두뼘 정도 남기고 위는 잘라버린다. 왜 나무 자르는 그런 큰 가위같은 기구로.
왜 밑둥을 남기냐고요? 안그러면 나중에 어디를 파야 될 지 알 수가 없으니까. 겨울부터 3월 까지 덩어리 뿌리를 파서 먹게 되는데, 남겨진 대로 부터 두 뼘 반경으로 파 들어가면 졸랑 졸랑 들어 들어 있다.

파지 못하고 남은 덩이가 하나만 있어도 여기서 싹이 돋아 오른다. 한그루 에 어찌나 많이 달렸던지 조그만 버켓에 가득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캐오기 싫어서 캐다만 자리를 알아 볼 수 있게 스틱이나 대를 다시 올려 놓고 먹을 수 있을 양 만큼만 캐온다. 겨울이 깊어 갈수록 더더욱 단 맛도 깊어 간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땅속에서 캐오는 것이 난 더 좋다.
돼지감자는 일반 감자와 달리 녹말을 저장 당류로 사용하지 않으므로 아무리 많이 먹어도 혈당을 높이거나 살이 많이 찌지 않아서 요즘 갑자기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단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그로서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기르기도 싶고 꽃도 볼 수 있고 겨울부터 봄부터 계속 수확이 가능하고. 특별히 땅을 가리지도 않고 비료를 줄 필요도 없고. 벌레도 안타고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매년 다시 심을 필요도 없이 땅속에 남아 있던 덩어리로 부터 어김없이 싹이 터온다. 아무리 열심히 뒤져서 캐먹어도 꼭 남은 것들이 있어서 싹이 트므로 다시 심을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것 같다. ㅎㅎㅎ

첫해는 무엇을 어떻게 할 지 몰라서 자라나온 싹들을 모두 자라게 놔두었다. 이제는 5월 말경에 필요한 숫자 만큼만 놔두고 다 뽑아 버린다. 우리 집 경우엔 4 그루면 딱 충분하다. 심심한 겨울을 잘 나게 해주는 재미있는 식물이다. 혹히 가든이 있거든 꼭 한 번 심어 보시기를.
한 가지 주의 할 것은 되도록이면 옆집에서 좀 떨어져서 심으라는 것. 약간만 게을러도 너무 빨리 번져 나가서.
그리고 야채밭에 심기 보다는 좀 떨어져서 주변에 심거나 담장 밑에 심고 심으면 세 뼘 정도 떨어져서 심기를.

요리법이 엄청 많다. 감자 대용으로 쓸 수도 있고 그냥 생으로 먹어도 사각사각 너무 맛이 좋다.
난 샐러드에 생으로 넣어 먹거나 감자처럼 쪄 먹거나 감자 대신 모든 요리에 쓴다.

이름도 너무나 예쁜 별꽃나물 (chick weed)


별꽃 나물을 여기 미국에선 Chick weed라고 부른다. 이른 봄에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잡초 중에 하나다. 신기하게도 잔디랑 경쟁을 하지 못하는지 잔디밭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콘크리트 사이나 멀치위나 습기가 있고 양지바른 곳이라면 어김없이 별꽃 나물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난 2년 동안 혹시나 이 별꽃 나물이 우리 집 어느 곳에 숨어서 자라고 있지 않나 싶어서 샅샅이 뒤졌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난 이 별꽃 나물을 한국에 살 때는 먹어본적도 특별하게 관심있게 본 기억이 없다.
그러던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느 미국 웹사이트에서 먹을 수 있는 잡초로 요리법과 함께 소개가 된 것을 본 후로다.
혹시나 하고 한국 웹싸이트를 구글했더니 별꽃 나물로 한국에서도 나물로 먹는단다. 살짝 데쳐서 요리를 해놓으면 사각거리는 것이 맛이 있다. 나물이라면 국적을 안가리는 나인지라 어디 한 번 길러보자 마음 먹고 공원에 가서 꽃이 지기 시작한 별꽃 나물을 지켜 보기 시작했다. 씨를 얻어보려고. 그렇게 자주 공원을 들락거리기 몇 번 난 씨를 한 20 개 정도 얻었다. 그것을 편지 봉투에 보관했다가 9월 어느 날 멀치 베드 위에 휙 뿌렸다. 싹이 돋아서 자라 나오라고. 없애기 힘든 잡초도 아니고 잔디밭을 망칠 잡초도 아니어서. 거기다가 언제 어떻게 길러야 될 지 잘 몰라서 그냥 자연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잊고 있었더니 초봄이 되니 싹이 여기 저기 돋아 올랐다. ㅎㅎㅎ


자라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몇 주 지나면 수확이 가능할 만큼 자랄 것이다. 잘 자라면 어른 손바닥 넓이 만큼이다.
자생하도록 꼭 한 그루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캐서 요리를 해먹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씨를 뿌릴 필요도 없을 것이고.
잡초성 나물들을 난 이래서 좋아한다. 돌보지 않아도 그냥 잘 자라주니까.

미소된장으로 무친 별꽃나물
요리하는 것은 간단하다. 수확을 한 별꽃나물을 잘 씻은 뒤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찬물에 잘 씻은 후 물기를 꼭 짠 뒤 도마위에 놓고 4 등분으로 썬다.

미소된장 반 숟갈—간이 맞도록
참기름 조금
마늘 다진 것 아주 조금,
볶은 깨 조금
넣고 잘 무친다.

맛은 순하고 쓴맛은 전혀 없다.
사각 사각 씹히는 맛이 시금치 요리하고는 다르며 상당히 맛이 좋다.
초고추장으로 묻혀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돌나물 아니면 돈나물?


돌나물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럼 아래 사진에서는요?

2년 전 어느 봄날 카메라 가지고 나가서 찍어 두었던 사진들이다.
난 돌나물을 꽃들이랑 같이 심었다.
크게 자라지도 않고 음지나 빈공간을 메꾸기에 딱 좋은 것 같아서.
그래서 두 사진다 돌나물이 화단의 장식용 화초 처럼 보인다.
나물을 화초인냥 기르는 것이 바로 내가 바라던 바이기도 하고.
화단을 장식하는 그라운드 화초로 쓰고 잔디도 못 자라는 음지를 메꾸는데 사용한다.
뜯어 다가 아무데나 꽂아 주면 그냥 알아서 자라기 때문이다.
음지나 양지를 가리지 않고 박토에서도 잘 자라고 비료를 줄 필요도 없다.
심지어는 잔디 속에서도 잘 자란다.
이제 막 겨울을 지나 돋아 오르기 시작한 작은 돌나물 싹들이 귀엽다.

돌나물은 봄 늦게 노란 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은 작아도 전체 전체가 노랗게 예쁘다. 돌나물은 꿏이 피기는 하나 씨를 맺지는 않는 것 같다.벌써 7년 째 기르고 있는데 꽃을 늘 피우는데도 씨가 맺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돌나물은 번식을 시키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다.
굳이 흙채로 옮겨 심을 필요도 없이 그냥 돌나물을 뜯어다가 흙에 꽂아 두면 마디 마디에서 뿌리를 내린다. 뜯어온 부분이 말라 삐틀어져도 옮겨 심으면 뿌리를 내린다. 혹시 돌나물을 기르고 있는 집에 가게 되거든 손으로 따서 페이퍼 타올에 감아서 물을 적셔서 가져다가 심거나 그로서리에서 사온 돌나물을 화분이나 직접 흙에다 심어서 물을 잘 주고 기르면 뿌리를 내리고 정착을 할 것도 같다.

난 꽃이 피기 전 돌나물을 샐러드에 넣어서 먹거나 무치거나 물김치를 담아 먹는다.

한국부추 (Korean Garlic Chive)


언뜻 보면 잡초 같아 보이는 위 사진의 야채가 바로 한국 부추다.
미국에서도 한국 그로서리나 야채 씨들을 파는 미국의 전문 인터넷 회사들 중에서 한국 부추 (Korean Garlic Chive) 품종의 씨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국부추 품종으로 유명한 것은 그린벨트(Green Belt) 이다.

미국에선 흔히들 Garlic Chive로 통칭을 하지만 한국 부추는 중국 부추 (Chinese Garlic Chive) 랑 좀 다르다. 일단 흰대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짧고 잎사귀가 좁고 더 부드럽다. 중국부추는 큰데다가 흰대 부분이 길고 두꺼우며 잎새도 넓고 더 두껍다. 그래서 튀기거나 스터프라이를 하기에는 중국부추가 더 좋은 것 같고 생으로 먹거나 김치를 담그기에는 한국부추가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중국부추도 생으로 무쳐 먹거나 김치를 담글 수 있다. 난 부추를 무척 좋아한다. 다년생이라 한 번 심어 놓으면 몇 년이고 우리의 밥상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만 빼곤 언제 든지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추는 두 가지 방법으로 번식을 시킬 수 있다.
내가 첫 번째로 시도한 것은 아주 친하게 사귀는 사람에게서 얻어 온 것이다. 삽으로 흙채로 깊게 떠 내서 젖은 신문지에 똘똘 말아서 비닐 봉지에 넣어서 가져 와서는 조심스럽게 하나 씩 갈라서 줄로 심었다. 이렇게 옮겨 주고 정착될 때 까지 땅이 마르지 않게 물을 자주 주었더니 2-3주 지나서 다시 성장이 시작되었다. 첫해는 번식하는데 힘을 쓰라고 잘라 먹지도 못했다. 그랬더니 7월에 꽃 대들을 쑥 쑥 올렸다. 하얀 꽃들이 무더기로 피더니 가을이 되어서 씨를 맺었다. 씨를 모우고 싶어서 까만 씨를 따서 편지 봉투에 담아 두었더니 잘 말랐다. 부추는 뿌리로도 번식을 잘하기 때문에 굳이 씨를 얻어서 다시 뿌릴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면 다음 해에 떨어진 씨들이 싹을 내서 원하지 않는 곳에서 자라 나올 가능성 때문에 조심을 해야하기도 해야 되지만.
옮겨 심은 다음 해 이른 봄 부터 수확이 가능한데 (아랫 사진),

봄 부추는 너무나 부드러워서 어떻게 요리를 해도 맛이 좋다. 난 주로 샐러드에 넣거나 생으로 무쳐 먹거나 전을 부쳐 먹는다. 봄 부추의 연한 맛을 알게 되면 봄을 기다리기가 힘들다.

두 번째 방법은 씨를 뿌려서 시작하는 것이다.
1. 4-5월에 씨를 1-0.5 센티미터 정도로 심었다.
2. 2-3 주 지나니 실날 같이 가는 싹들이 돋아 나왔다.

3. 우리 집 흙이 진짜 박토라서 양분을 안주면 성장속도가 너무 나쁜 지라 양분을 주기로 했다. 토마토용 미러클 그로랑 커다란 물뿌리개통 (2 갈론 짜리)을 사다가 미러클 그로 1테이블 스픈 넣고 물 가득 넣어서 실날 같이 자라고 있는 부추 싹들에 뿌려 주었다. 미러클 그로도 비료라 그냥 주면 연한 싹들이 그냥 비실비실 말라 죽어 버릴 수가 있어서 미러클 그로 물을 주기 전에 먼저 물들을 충분히 주거나 비 온 다음에 미러클 그로 탄 물을 주었다. 거름은 너무 많이 주기 보다는 약간 부족한 듯이 주는 것이 좋다고 그런다.
4. 씨로 번식한 부추도 자르지 않고 놔두면 7월이 되면 꽃대를 올린다. 근데 부추는 잘라 주면 더 대가 약간 더 굵어 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꽃 대를 올릴려고 힘을 안쓰고 새 잎대를 올리는데 힘을 써서 그러나? 하지만 너무 자주 잘라 먹으면 성장이 더뎌 지기 때문에 첫해는 한 두 번 만 베어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추꽃의 다양한 용도:
하얀 부추 꽃들이 무더기로 피면 화초라고 해도 될 만큼 예쁘다. 부추들은 다년생이라 한 번 정착이 되면 더 이상 씨들을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꽃들을 놔둘 필요가 없다. 괜히 씨가 여기 저기 떨어져서 싹 트면 그것 다 제거하느라 허리만 아프지. 잔뜩 핀 부추 꽃를들 따다가 화병에 담아 식탁에 올려 놓기도 하고 꽃 봉우리들만 따다가 무치거나 베이컨 넣고 스터프라이 해먹어도 좋다. 부추는 진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다용도 야채같다.

부추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조그만 귀여운 벌같이 생긴 권충들이 온다. 벌은 아닌데 어떤 권충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 한 것은 해충이 아니라는 것 뿐. 이 것들이 수분을 도와주는 것 같다. 너무나 귀엽게 생겨서 언젠가 꼭 사진을 찍어 둘려고 벼르고 있다. 올해는 성공을 해야되는데….부추는 해충들도 안타고 오히려 부추 냄새가 해충을 쫒는 것 같다. 그 먹성좋은 슬러그 (민달팽이)들도 절대로 부추는 안 건든다. 내가 보기엔 메리골드보다 더 효과적인 것 같다. 거기다가 야생 동물 들도 부추를 건들 지 않는다. 한 번 정착이 되면 비료도 줄 필요도 없고 매년 어김없이 돋아 올라서 우리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지라 안기르면 외려 손해 보는 것 같다.

March 11, 2009

향도 좋고 이름도 예쁜 로즈메리(Rosemary)

3년 전 한참 서양 허브들에 미쳐 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닥치는 데로 서양 허브들을 심어서 가꾸기 시작했었다. 그 덕에 배운 것도 아주 많았다. 내가 배운 경험들을 나눌려고 한다.

3년 전 봄에 조그만 로즈메리 화분을 하나 사왔다. 그리 비싸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자라는 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사다가 화단의 한 구석에 옮겨 심어 주었다.
근데 화분에 길러서 파는 야채나 나무들을 옮겨 심기 전에 꼭 물을 잔뜩 주어서 안정을 시키고 화분에서 털어내서 뿌리가 너무 빡빡하게 공처럼 뭉쳐있으면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헤쳐 주어야한다. 너무 헤치면 뿌리를 다치니까 조심해서 조금만.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옮겨 준 다음 흙을 잘 덥고 손으로 꾹꾹 흙을 눌러주어서 뿌리와 흙 사이가 뜨지 않게 해 준다음 다시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뿌리가 다시 정착하는 동안 물 흡수가 떨어지기 때문에이다.

난 로즈메리가 다년생 허브라고 해서 그냥 다년생 야채같은 허브인줄 알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내가 배운 것은
1. 로즈메리는 조그만 나무다라는 것이다. 줄기가 해가 갈 수록 굵어지고 작은 나뭇 가지처럼 단단해진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내 허리까지 올라오는 shrub같다.

2. 로즈메리는 상록수이다.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쌩쌩하게 견뎌낸다. 내가 사는 곳은 Zone 6b 인데 이곳에서는 한 겨울에도 쌩쌩한 상록수이다. 더 추운 곳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할 지도 잘 모르겠다. 여하튼 4계절을 견뎌내서 어느 때고 요리에 사용할 수가 있어서 난 로즈메리를 좋아한다.

3. 로즈메리는 이름 만큼이나 향이 좋다. 가끔 익숙하지 않는 허브들의 냄새를 맡으면 역겨울 수도 있는데 로즈메리의 향은 상당히 좋다. 벌레도 안타고 야생동물들도 안 건들고 오히려 해충을 주변에 못오게 하는 것 같다.

4. 비료나 양분을 줄 필요도 없고 열악한 토양조건에도 잘 자란다. 허브들이나 약용 식물들은 비료나 양분을 주지 않아야지 향이나 약용가치가 더 커진다고 그런다.

5. 조그만 하얀색이나 연한 보라색의 꽃이 피지만 그리 눈에 뜨지는 않는다. 씨를 맺는 것 같지는 않다.
나무 수형이 예쁘고 향이 좋아 꽃 밭의 한 쪽 모퉁이에 심어두면 보기도 좋고 해충도 막고 심심하면 요리에도 쓰고 좋을 것 같다.

Roasted Chicken Thigh with Rosemary
바쁘고 정신없으면 간단하게 해먹는굉장히 쉬운 요리이다.

얼마전 닭의 넓적다리만 큰 패키지로 사서 요리해먹고 남아서 지플럭 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얼려 놓았었다가 아침에 한 봉지를 밖에다 꺼내 놓았읍니다. 저녘식사용으로.

닭고기는 물에 잘 씻어서

소금을 살살 앞 뒤로 조금씩 뿌리고
케이준 씨즈닝이랑 레몬 페퍼를 앞 뒤로 넉넉히 뿌려 준다.


가든에서 기르는 로즈메리를 한 가지 꺾어와서 잎들을 떼어내서 닭고기 앞 뒤로 올려준다.
요리가 다 되면 향이 좀 줄기 때문에 넉넉히 올리는 것이 좋다.

감자랑 고구마를 적당히 크기로 짤라서 케이준 시즈닝 믹스를 골고루 뿌려서 잘 섞은 뒤 닭고기랑 같이 굽는다. 굳이 감자나 고구마가 아니어도 당근이나 양파나 아스파라거스를 써도 될 것이다.

오븐의 중간에 넣고 브로일 (Broil) 의 High 모드로 굽는다.
한 20-30분 정도 굽다가 뒤집어 준다.
10-15분 정도 구어주면 맛있는 닭고기와 사이드 디쉬들이 완성.

로즈메리의 향이 벤 닭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아요.

서양부추가 차이브 (Chive)!

서양부추라. 뭐냐구요?
우리 부추가 갈릭 차이브(Garlic Chive)라면 서양부추가 바로 차이브라고 부르는 서양 허브 (Herb) 중 하나 이다. 부추랑 구별하느라 서양 차이브를 굳이 오니언 차이브(Onion Chive) 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냥부추가 마늘 냄새가 진하게 나고 하얀 꽃이 핀다면 차이브는 파 냄새가 나고 아래와 같이 보라색 꽃뭉치로 핍니다. 꼭 작은 파꽃 송이 같아요. 꽃 밭에 심어도 될 만큼 보라색 꽃이 예쁘다. 야채만 심으면 좀 심심할 때가 있는데 난 부추 꽃만 장식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차이브 꽃들도 화병에 자주 장식을 한다. 꽤 부티가 난다. 집에 들른 사람들이 꼭 이름을 물어본다. 돈 주고 사다가 사온 줄 알고. ㅎㅎ.

차이브도 부추랑 같이 다년생이다. 한 번 심어두면 그자리에서 몇 년이고 사는 그런 다년생 식물이라 처음부터 심을 자리를 잘 골라서 심어야 한다. 번식을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미 정착한 무더기를 나누어서 심거나 씨를 심어서 번식시키는 것이다. 씨를 화분에 심어서 발아시켜 기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씨는 홈디포(Home Depot)나 월마트 (Walmart)의 가든코너에 가면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근데 난 솔직히 씨로 번식시키는 방법은 아직 시도해 본 적이 없어서 생략하고 다른 더 쉬운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난3년 전 봄에 홈디포 간 김에 작은 차이브 화분을 3불도 안되게 한 개 사왔다.
작은 화분 한 개 속에 어찌나 빡빡하게 자라고 있던지. 물을 좀 주어서 흙을 적신 뒤 화분을 뒤집어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밀어 내었더니 뿌리가 잔뜩 자라 흙을 감싸서 딱딱한 공처럼 된 채로 떨어져 나온다. 이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반으로 갈라냈다. 물론 몇 그루는 그냥 작살이 나겠지만 워낙 많이 있는지라 사정없이 갈라 내었다. 느낌이 크게 자란 잔디를 흙채로 퍼서 잡아 당기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원하면 반을 다시 반으로 몇 가닥으로 갈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난 그냥 두 무더기로만 나누었다. 각각의 무더기를 텃 밭의 한 모서리에 심어 주었다. 일단 심어 준 다음엔 물을 잔뜩 주어야 한다. 뿌리가 다시 내려서 안정될 때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몇 일 간격으로 잘 살펴보고 흙이 너무 말르기 전에 물을 더 주어야 한다. 뿌리가 정착이 잘 되어서 뻗기 시작하면 다시 성장이 시작된다. 일년 지나서 두 배로 무더기가 커져서 한 무더기를 반으로 갈라 반은 그냥 다시 심어주고 나머지 반은 하나씩 갈라서 옆에 줄로 다시 심어주었다. 그래서 난 차이브를 잔뜩 갖게 되었다. 사실 두 무더기만 있어도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인데.

그럼 차이브를 그냥 관상용으로만 기르냐고요? 왠걸요. 야채밭에서 자라는 이상 땅만 축내고 있으면 안되겠죠. (1) 식용으로 (2) 관상용으로 (3) 해충들을 주위 야채들로 부터 쫒고 (4) 익충들의 수분을 받으면서 생태계를 보호 합니다. 이정도면 여러 몫을 단단히 해낸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벌레나 슬러그 피해를 많이 받는 야채들 근처에 죽 심어두면 좋겠지요. 전 딸기들을 보호하라고 했지요. 물론 완전근절은 힘들겠지만 어느정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테니까요. 권충 죽이는 (Insectcidal )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나에겐 이런 허브들이 큰 도움이 되지요.

차이브는 부추나 파 보다도 훨씬 추위를 잘 견뎌 낸다. 그래서 겨울이 많이 춥지 않거나 양지바른 곳에 심어주면 겨울을 그냥 난다. 그래서 4계절 내내 수확이 가능한 허브이다. 겨울이 추운 곳이라도 날씨만 조금 풀리면 제일 먼저 자라는 것이 바로 차이브다. 겨울이 아주 심한 북쪽에 살고 있다면 늦가을에 차이브 한 무더기를 화분에 옮겨 심어서 해가 잘 드는 창가에 두면 겨울내내 차이브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다가 봄이 오면 다시 땅에 옮겨 심으면 되고. 부추를 좋아한다면 차이브도 길러 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차이브 넣고 만든 퀘사디아
멕시칸 음식인 퀘사디아는 냉장고에 먹다 남은 고기를 없애고 싶을 때 만드면 딱 좋은 요리이다.
몇 일 전에 볶아 먹고 남은 닭다리 살이 남아서 잘게 썰고,
가든에서 자라고 있는 차이브 몇 대를 가져와서 잘게 썰고 (차이브는 파로 대체해도 된다).
차이브는 파보다 향이 약해서 퀘사디아에 잘 어울린다.

그로서리에서 사온 밀가루로 만든 파이타를 깔고,

닭고기를 맨 밑에 깔고,
모짜렐라 치즈를 잔뜩 올리고,
차이브 잘게 썬 것을 위에 올린 다음,
또띠아 한 장을 위에 덮은 뒤,

오븐에 넣고 화씨 350도로 한 10-15분 정도 베이크 했다.

살짝 윗 장을 들어 보아서 모짜렐라 치즈가 다 녹아 있으면 오븐에서 꺼내어서,
핏자 자르는 칼로 넷 쪽으로 자르면

속이 너무나 예쁘다.

파를 좋아 하지 않는 우리 애도 차이브느 OK!

머위 또는 모굿대 [Petasites japonicus (Siebold.&Zucc.)Maxim]


봄이 오면 날라오는 어느 캐탈로그에서 Fuki 라는 일본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을 본 적이 있었다.
생긴 것이 머위랑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더 자세히 알아 보았더니 한국의 머위랑 같은 종류의 식물이었다.
일본 사람들도 머위대를 요리해서 먹는 단다.
여기 미국에서는 요리로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관상용 식물로 심는 것 같다.
잎이 크고 작은 우산 같은 것이 열대풍의 정원분위기를 내서.
호기심 반으로 미쳤지 하는 기분반으로 인터넷으로 한그루를 주문했더니 화분 채로 보내 왔다.
울타리 밑에 심었더니 비실비실 간신히 살다가 가을 늦게 온 서리에 녹듯이 죽어 버렸다.
그 이듬 봄 2월에 두 개의 꽃대가 작년에 심었던 곳에서 올라왔다.
5월이 되니 꽃대가 나왔던 곳으로 부터 30 센티 미터 반경으로 잎대가 세 군데서 올라왔다.

속상하게 민달팽이들(Slugs)이 어린 잎들을 많이 갉아 먹었다.

슬러그들은 이른 봄의 연한 잎들은 먹지만 더 크게 자라자 슬러그들이 건들지 않았다.
많이 자라면 어른의 허리정도 만큼 자라고 잎 하나가 작은 우산 같다.
슬러그 외엔 다른 벌레들은 전혀 안 건들었다.
혹시 슬러그들이 많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것을 고려해서 심어야 할 것이다.

알고 보았더니 머위는 땅속 뿌리로 번지는 데 번지는 반경이 굉장히 넓단다.
잘 자라면 한 1미터는 넉근히 번져 나갈 수 있단다. 괜히 울타리 밑에 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집으로 번지면 안되는데. 부랴 부랴 홈디포에 가서 철판을 사다가 울타리 밑으로 깊게 박았다.
그 쪽으로 번지지 말라고. 그것도 안심이 안되서 다음 해 이른 봄에 잎대가 완전히 올라오기 전에 뿌리채 파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 주었다. 이렇게 하면서 머위를 번식시킬 수 있는 때가 바로 머위의 잎대가 완전히 올라오기 전 이라는 것도 배웠다.

혹시 머위를 심고 싶으면 절대로 울타리 밑이나 옆집 근처에 심지 말고 번져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주기 바란다. 그리고 약간 그늘이 지는 곳이 좋은 것 같다. 잎들이 크다 보니 더위를 많이 탄다. 나무 밑의 웅달이나 그늘이 심한 곳에 심기 좋은 야채 같다. 내가 사는 곳 (Zone 6b) 에서는 1월만 되어도 초록색의 머위 꽃봉우리가 초록 공룡알 같이 올라 와서는 2월 중순이면 꽃봉우리가 벌어지가 시작한다. 머위는 그 전 해에 잎대가 있던 자리에 꽃대를 올리는데 잎대는 땅속으로 번지는 뿌리에서 올라 온다. 그리고 꽃들은 씨를 맺지 않기 때문에 굳이 꽃대를 나둘 필요는 없다.

아까워 할 필요 없이 칼로 싹둑 잘라서 씻은 잘 씻은 다음 끓는 물에 데쳐서 된장넣고 갖은 양념 넣어서 무쳐 먹으면 쌉살한 맛이 봄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 쓰면 데쳐서 물에 한 두 시간 담구어 두면 쓴 맛이 좀 준다. 머위 꽃대는 약용으로도 쓰일 만큼 몸에 좋단다. 믿거나 말거나 한 사실이지만 암예방에도 좋다고 그런다. 어디 몸에 나쁜 나물이 있으랴마는. 봄 나물이 드문 이곳에선 아주 귀한 봄나물 대용이다. 아직 겨울 같이 추운 2월에 머위 꽃대를 나물로 무쳐 먹으며 난 고향의 봄을 느낀다.

머위 꽃봉우리 미소된장무침

머위 꽃 봉우리을 대랑 같이 잘라와서 다듬는다.
물에 잘 씻은 뒤 소금 조금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
데칠 때는 떠오르지 않게 눌러 주어야지 색이 변하지 않는다.

찬물에 잘 헹구어서 두 세 가닥으로 찢은 뒤 미소된장 반 숟갈, 마늘 ½ 작은술, 참기름 1 작은술, 볶은깨 1 작은술 넣고 조물 거려 잘 무친다.

쌉살한 맛과 머위의 강한 향이 봄을 느끼게 한다.

고향의 봄을 느끼려 쑥을 기른다

한국에 살면 쑥을 어떻게 하면 잘 길러볼 수 있을까 이런 고민 같은 것은 전혀 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타국에 살고 있는 지라 난 이런 고민을 해야만 했다.
어쩌면 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더 많이 있을 지도 몰라서 나의 쑥 기르기 경험담을 이 곳에 올리기로 했다. 쑥은 미국에서도 자생하는 곳이 많이 있단다.
솔직히 말해 자생을 원래부터 하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한국사람들이 씨를 뿌려 야생화시킨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쑥은 자생능려과 번식능력이 뛰어 나기 때문이다.
쑥은 그야 말로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그 주변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만큼 기르는데 조심을 해야한다. 동물들만 아니라 번식 능력이 뛰어난 외로종의 식물들도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율이 엄격한 동네에 사는 분들은 아주 큰 화분을 사다가 양지 바른 곳에 놔두고 그 안에서 기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쑥대가 올라오며 잘라서 쑥씨가 번지지 않게 하는 것도 필수이다. 쑥은 한 번 정착이 되면 씨보다는 뿌리로 번지는 것을 더 좋아한다. 쑥대가 오르지 못하게 하면 뿌리로 번식하는데 힘을 더 쓴다.

난 두가지 방법으로 쑥을 기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동네 한국 어르신 네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쑥을 기르시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역시 장하신 한국인 어르신 네들이다. 한국이 그리워서 한국 나물들을 미국땅에 심기 시작하신 분들. 나의 정서도ㅍ세대차이를 껑충 뛰어 넘어서 이분들과 닿아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봄에 싹들이 푸릇 푸릇 올라 오기 시작할 때 쑥 두 그루를 흙과 같이 삽으로 푹 파서 비닐봉지에 담아 와서는 울타리 옆의 양지바른 곳에 심었다. 옆집으로 번져가면 어쩌려구요? 울타리 바로 넘어서는 옆집의 콩크리트 드라이브 웨이가 있어서 땅속으로 펴져 나가지 못할 것이다. ㅎㅎ.
옮겨 준 첫 해는 비실 비실 겨우 살아 남더니 다음 해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무더기로 솟아 올랐다.

아마도 첫 해는 뿌리를 키우느라고 바빴나보다. 이래서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속을 판단하면 안된다고 그러나? 올 겨울은 눈도 많이 오고 진짜 추웠는데 3월 초순 밖에 안되었는데도 이렇게 많이 자라 나왔다. 옮겨 심고 다음 해에 수확이 가능한 것이다. 내일 아침에 바구니 들고 나가서 캐올 것이다.

작년에 호기심이 발동해 쑥씨를 인터넷으로 샀다.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신기하게도 쑥씨를 파는 곳들이 있었다. 일본이름인 요모기(Yomogi)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여기 미국 사람들은 쑥을 Asian Herb 나 약용식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쑥씨를 실내 발아시키기
1. 플라스틱 화분에 화분용 흙 (Potting Soil) 을 사서 넣은 다음 물을 주어서 흙을 골고루 적셨다 .

2. 쑥씨는 진짜로 작다. 그래서 씨를 눈으로 확인하고 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집어서 쑥씨를 흙위에 골고루 흩뿌렸다. 그 위에 흙을 살짝 흩뿌려 어떤 씨는 흙에 덮히고 어떤 씨는 안 덮히게. (솔직히 말해 덮히는 것이 좋은 지 아닌지를 몰라서 둘 다를 한 것이다).

3.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을 그 위에 덮어 주었다. 내 생각엔 랩을 씌우고 구멍을 몇 개 뚫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4. 홈디포에서 산 작은 heating mat (화씨70도 를 유지) 위에 올려 놓았다. (솔직히 이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5. 2주가 지났는데도 발아를 할 생각을 안해서 혹시 강한 빛이 있어야 발아를 할 수 있나 싶어서 책상용 형광등을 뚜껑에 딱 닿게해서 비쳐 주었다. 신기하게도 빛을 비쳐주기 시작한 지 일 주일 정도 지나니 흙표면이 푸르스름해 보였다. 습해서 곰팡이가 슬었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너무나도 작은 싹들이었다. 씨가 작아서 그런지 싹도 엄청 작았다. 처음 싹을 본 날 눈물이 나올 정도 였다. 그 정도로 감격적이었다. 이로써 난 책상용 형광등 하나를 작살냈고 쑥씨가 발아하는데 빛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누가 알았을까?

6. 싹이 조금 더 자라서 큰 화분으로 옮겨 준 뒤 낮에는 밖에 내다가 햇빛을 쬐주고 밤에는 안으로 가져 들어오기를 반복 하다가 3월 중순에 아주 밖에다가 옮겨 심어 주었다. 그리고는 바빠서 자주 들여다 보지 않았더니 여름이 되기 전에 많이 죽고 한 5 그루 정도가 살아 남았다. 추위에 죽기보다는 물주기를 좀 게을리 해서 죽이지 않았나 싶다. 여기는 봄 부터 시작해 여름까지 굉장히 건조하다.

실내 발아는 확실히 힘들었다. 거기다가 엉뚱한 실험 정신과 끈기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실내 발아에 실패를 했을 것이다. 혹시 발아를 해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면 화분에서 더 많이 길러서 옮겨 심을 것을 권장하고 싶다. 나도 그렇게 했더라면 더 많이 살렸겠지만 이미 첫 번째 방법으로 번식에 성공한 지라 악착을 떨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렇게 쑥 기르는 이야기를 쓸 줄 알았으면 사진들을 찍어 둘 것을 그렇게 못한 것이 많이 후회 된다. 두 방법을 다 시도해 본 결과 내가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역시 한국어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이미 정착이 되어있는 쑥을 얻어 기르는 것이다. 이런 저런 방법도 여의치가 않아도 너무 부러워 하지는 말라. 가끔 한국 그로서리의 냉동섹션에서 얼려져 있는 쑥을 보았다. 이걸 보면서 조그만 더 기다리면 생쑥을 사서 먹을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근데 이렇게 미국에서 기른 쑥들이 한국 쑥들 처럼 향이 강하지가 않다는 것을 아는가? 분명 한국 쑥들에서 시작했을 텐데 왜 향이 이렇게 약한 것일까? 진정 토향이 달라서 그런가? 신토불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가? 거기다가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중국에서 유자를 가져와서 한국 땅에 심었더니 탱자가 되었다는 믿기 힘든 옛날 속담을. 이 경우는 신토불이의 반대지만. 기후 만큼이나 흙도 식물들이 자라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여하튼 토양과 기후가 달라서 쑥향을 강하게 내지 못하나 싶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향이 약간만 더 강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어찌 인생에서 모든 것을 갖을 수 있으랴.

쑥넣고 끓인 된장국
뒷 마당에 키우고 있던 쑥을 두 줌 캐왔어요.

잘 씻어서 물기를 뺀 뒤 두부 넣고 끓이던 된장국에 넣고 한 번 더 끓였다.

향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너무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