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2, 2009

George를 기리며

아니 왠 털복숭이 강아지가 가든에 있느냐구요?

잘 보면 강아지가 아니라 토끼랍니다.

4년 째 같이 살고 있는 우리 집 앙고라 토끼 조오지.
이스터 할러데이가 오면 동네 아이들이 안아보고 싶어서 찾아오는데 이름이 조오지라고 하면 다들 배꼽을 잡고 웃는다. 왜냐구 물으면 그냥 토끼 이름치고는 좀 안어울린다나 뭐라나. 난 왜 토끼 이름으로 George가 잘 안어울리는 지를 잘 모르겠다. 문화의 차이나? 한국전에 참가했노라고 늘 자랑하시는 옆집 할아버지 Bob은 잡아 먹을 거냐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았다. 너무 놀라서 우리집 애완용 토끼라고 했더니 너무나 민망해 하신다. 어렸을 적에 토끼를 가축으로 기른 적이 있어서 그렇게 물어 본 것이란다. 조오지가 이런 소리를 알아 들을 수 있다면 기절할 지도 모르겠다.

하얀 짧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어슬렁 어슬렁 가든을 돌아 다니면 너무 귀엽다. 겁이 많아서 큰 새가 날라 가도 숨고 익숙하지 않은 곳은 잘 안갈려고 하는 겁쟁이 숫컷이다.

지난 주 목요일 날 (6-18-09) 오후에 강한 Storm 이 지나갔는데 바람이 대단했나보다. 퇴근하고 집에 오다보니 동네의 여러 집들 앞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뿌리채 뽑여있는 것이 보였고 길가는 껶여진 나뭇가지들로 지저분해져 있었다. 우리집 텃밭도 난리가 아니었다. 고추랑 토마토들이 다 쓰러져 있고 토끼집 지붕으로 쓰고 있던 슬레이트가 바람에 날려 저 만큼 날아가 있었다. 강한 바람에 토끼집 지붕이 날라간 것은 처음 이었다. 지붕이 날려간 사이에 비를 맞아 조오지가 떨고 있었다. 우리 애가 타올로 잘 닦아서 넣어주었건만 금요일 아침에 죽어 있었다. 이제 거의 6살. 조오지의 큰 눈망울이 자꾸 생각이 난다. 너무나 오랫동안 정들었던 조오지를 윗 사진의 나무 뒤에 묻어주었다. 조오지! 하고 부르면 딴짓하다가도 꼭 돌아다보곤해서 귀여웠는데, 조금만 뛰어도 숨을 할딱거려 ‘너 토끼 맞아?’ 하고 놀려주곤 했는데… 안아주면 아기처럼 얌전히 안겨있던 조오지. 사랑하는 조오지야. 많이 보고 싶을거야….

2 comments:

  1. I am so sorry for the loss of George... Pets have a way to steal your heart and become a member of the family. Don't they?

    I can just picture him in heaven running around with other rabbits and having a good time. Please don't be sad for him but be glad he was a part of your family for so many years and brought you so many happy memories.

    I bet he is still checking out your yard from high above and wish those darn birds will stay away from your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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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리워할 것 같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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