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04, 2009

기대못한 근대풍년

내가 텃밭에 심은 근대 종류는 perpetual swiss chard. 한국산 백경근대도 심을려다가 너무 많으면 처치곤란일 것 같아서 포기하고 이 종류만 심은 것이다. 난 딱 4 그루만 기를려고 목표하고 씨를 심었는데… 어라, 작년에 씨가 떨어졌는지 여기 저기서 근대가 마구잡이로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작년에 근대 한 그루가 꽃 대를 올리는 것을 보고 신기해서 지켜보다가 느지막히 뽑아서 컴포스트파일에 던져 놓았는데, 그 주변에 근대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는 것이다. 난 씨를 못 맺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괜히 씨를 얻을 수 있었는데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아싸! 올해는 꼭 씨를 내손으로 얻고 말리라.


계획없이 마구잡이로 자라고 있었지만 마음이 약해 뽑지 못하고 그냥 자라라고 내버려 두었더니 이젠 제법 많이 컸다. 그래서 올해는 꿈에도 기대하지 못했던 근대 풍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야채를 기르다보면, 나처럼 게을러서 꽃들이 피도록 놔두다가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거기다가 작년 겨울에 텃밭 뒤집기를 안했던 것이 또 한 몫 한 것 같고 (나중에 겨울되어서 한가해지면 그 사연을 풀지요). 좀 당황스럽지만 이런 위기를(?) 슬기스럽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ㅎㅎ.

근데 이상한 일이 또 하나 있다. 내가 직접 씨를 뿌려서 자라고 있는 근대는 잎이 아주 쪼글쪼글하고 큰데, 떨어진 씨에서 자라나온 근대들은 잎들이 더 작고 부드럽다. 분명 같은 종류의 씨들인데 웬일인지 모르겠다. 더 베게, 무더기로 자라나와서 그런가? 내년부턴 근대를 좀 더 빡빡하게 심어야겠다. 난 아가 속살처럼 보드러운 근대를 좋아하니까 ㅎㅎ.

그래서 기분으로 오늘은 근대 된장국을 끓여먹었다.
근대는 잘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팔팔끓는 된장국에 넣는다.

냉장고에 순두부도 있어서 넣고,
소고기 다시다 1 큰술 넣고,
작년에 냉동시켜 놓았던 매운고추 1개 잘게 썰어넣었더니 매콤하니 맛있다.

근대로 할 수 있는 요리들이 또 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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