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0, 2010

Home Sweet Home!

일주일 동안 플루메리아 꽃들을 그야말로 실컷~ 보고 왔답니다.

캘리포니아에 갔었냐구요? 아닙니다. 하와이에 갔다 왔습니다. 시어머님이랑 친정어머님은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오셔서 저희가족이랑 합체했구요. 게이트를 나오시는 두 분들 목에 하와이 전통인 꽃 목걸이 (Lei)를 걸어주면서 Alo…Ha를 외치며 꼭 안아드리고 싶어서, 두 분이 나오시기를 기다리면서 이 꽃목걸이들은 살려고 돌아 다녀 보았는데도, 파는 곳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 아쉬어하고 있었는데,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이 꽃목걸이들을 걸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어디서 얻었느냐고 물어보니…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지 웃으면서 어느 Guide를 가르켜주고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가서 물어보니 공항밖에서 사왔다고 해서 포기하고 돌아오는데, 그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두 일본여자분들이 저만치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자신들 목에 건 꽃목걸이들을 건네주었습니다. 남편이랑 내가 아니라고 굳이 사양하는데도 주고 가면서 웃더라구요. 이런 낯선 사람들에게서 받는 친절이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두 어머님들이 즐거워 할 것을 생각하면서 고맙게 받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보니 Rental Car들을 되돌려주는 곳 근처에 Lei 가판데들이 잔뜩 줄 서있더라구요. 그걸 모르고 공항안에서만 돌아다녔으니...

와이키키 해변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호텔들 중 하나에 방을 잡고, 다른 섬들은 몽땅 다 포기하고 일주일 내내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섬에서만 지냈답니다. 장시간에 걸친 비행기 여행과 시차, 연로하신 두 분의 식성과 건강 상태 때문에 그리 녹녹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두들 신명나게 구석 구석 돌아다니며 모두 보고 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행이 아무런 탈도 없이 무리한 일주일 여행일정을 끝내고 두 분은 다시 한국으로 우린 미국으로 아쉬운 이별을 하고 떠나왔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저희 타운이 왜 그리 정겨운지. 아….집에 다시 돌아 왔구나 하는 생각이…이젠 여기가 내 삶의 터전이구나 싶었습니다. 집에 오자 마자 한국으로 전화를 드렸더니, 두 분들 잠잔다고 나중에 전화하자면서 끊으시더라구요. 나중엔 우리가 잠에 곯아 떨어질텐데.. ㅎㅎ

일주일…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분명이 가기 전 날 깎고 간 잔디는 다시 웃자라 지저분하고 수국들이 화사하게 꽃을 막 피우고 있었습니다.

진짜 아주 짧은 일주일의 여행이었는데, 저희집 가든은 한달정도 내버려둔 것 처럼 변해있었습니다. 덱에 내놓은 플루메리아 가지들은 이렇게 크게 자라있었습니다. 가기전엔 분명히 작은 토끼 귀같았는데….0.0 제 것들도 부지런히 자라서 하와이에서 본 것 같은 예쁜 꽃들을 곧 피워주겠죠?

뒷뜰에 있는 앵두들은 새들이 다먹어버렸는데, 길가에 쭉 심어둔 앵두나무들에 있는 앵두는 한 개도 안건들이고 그대로 잘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과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에 겁을 내고 못건들였나봅니다. 내일은 아무래도 앵두를 따느라 쬐끔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짐 푸는 것도 접고 텃밭을 한 바퀴 보러간다고 나왔다가 고추밭 사이 사이로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을 뽑느라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 마누라가 그러면 그렇지 싶었는지 남편도 한 번 나와 보았다가 그야말로 열대우림 정글처럼 바뀐 텃밭 정경에 아연질색을 하며 바구니 가지고 나와서 물만난 것처럼 커버린 Snow Pea랑 Snap Pea들을 따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시간 앞가든과 뒷가든을 살펴보고 들어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주일동안 방치한 제 블로그랑 이런 저런 사이트들을 졸린 눈으로 뒤적 뒤적 거리고 있는데 (밤새 날라서 아침 9시에 도착했거든요), 아시는 분이 저 멀리서 안부전화를 해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어찌나 반가운지…그리곤 세 식구가 짐풀다 말고 잠이 들어서 저녘시간이 다 되어서 깨어났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 밥을 물넣고 끓여서, 남편이 가득 따온 스노우피들이랑 스냅피를 생강채 넣고 대강 스터프라이하고

콩알만을 먹는 Shelling Pea들은 콩알이 조그만 자라도 안이 딱딱해져서 이렇게 Pod전체를 먹을수 없지만 스노우피랑 스냅피는 콩알들이 꽤 자라도 이렇게 전체를 요리해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냉장고 뒤져서 조금 남은 고춧잎김치도 꺼내서 먹었습니다.

남편은 친정어머님이 하나 밖에 없는 이쁜 사위 주신다고 챙겨 오신 오징어젖 옆에 끼고 먹었구요.

여행을 가서 즐기다 오는 것도 좋지만, 아늑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더욱 좋습니다. 역시 내 집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Home, sweet home!

아참…Aloha란 말이 하와이 원주민들의 말이 Hello, Good Bye, I love you 모두를 뜻한다고 합니다. 재밌죠? 그러면 저도 Alo~ha! 입니다.

May 20, 2010

Wonderful Snow Pea!

이른 초봄에 제가 완두콩 세 종류 (Snow Pea, Snap Pea, Shelling Pea)를 심었는데, 지난 주부터 꽃들을 잔뜩 피우고 있습니다.

Snow Pea들은 꽃이 피면 열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왜냐면, 꽃이 채 지기도 전에 Pod가 커가면서, 몇 일 이내에 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못따고 남은 파드들이 익어가면 이제 내할일을 다 했구나 생각한 콩들이 그냥 말라죽어버리기 때문에, 열심히 Pod를 따주어야지 꽃들을 더 많이 달아서 수확량이 늘어난답니다. 재밌죠? 따줄수록 더 많이 달린다는 사실이…

완두콩 꽃들도 상당히 예쁘답니다.

완두콩 꽃들이 잔뜩피면 텃밭이 꽃밭인양 화사하기 그지 없어요. 콩꽃들이이 마치 나비같이 곱답니다.

몇일 전 부터 수확을 하고 있는데, 매번 딸 때마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거의 two pounds 정도 따온 것 같습니다. Pod들이 잎이랑 색깔이 같아서 노려보면서 하나도 안빼고 따올려고 애썼지만 모두 따오기란 그리 쉽지가 않고 자라는 속도가 빠른지라 매일 나가서 따와야합니다. 어떤 날은 양이 적어서 지플럭 백에 넣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음날 딴 것들이랑 같이 모아서 요리를 하기도 합니다. 마늘쫑들도 보여서 같이 따왔습니다.

요즘 요리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남편이 돼지고기랑 스노우피를 살짝 볶다가 미소소스를 넣고 요리를 해주었어요.

그동안 전 Lee Kum Kee의 Oyster sauce조금 넣고 마늘쫑을 살짝 볶고,


너무 베게 심어서 솎아주느라고 뽑아온 French radish들을 데쳐서 간장넣고 무쳤답니다. French radish 잎들은생으로 먹기에는 약간 질긴듯하지만 데쳐서 무쳐놓으면 아삭거리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텃밭에서 나온 야채들로 아주 푸짐한 저녘식사를 즐겼습니다.

Snow Pea는 중국에서 유래한 중국야채인데, 전 세계의 텃밭지기를 매료시킨 작물중의 하나입니다. 저 역시 스노우피를 기르는 재미에 폭 빠져있구요. 중국사람들은 Snow Pea의 어린 잎과 줄기들도 따서 요리해먹는데 그 맛도 또한 기가 막힌다고 합니다. 전 아직 그 요리를 해먹진 못해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해먹어야지 벼르고 있답니다. 봄이 되면 어느 가든센타에 가던지 Snow Peaf랑 그냥 Pea 종류를 파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고 내년 이른 봄에 잊어버리지 마시고 꼭 심어보세요. 켈리포니아에 사시는 분들은 늦여름에서부터 늦가을에 스노우피 종류를 심으시면 겨울내내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내요.

무지개의 끝은?

저녘에 비가 살짝 왔는데 무지개가 떴어요. 사진엔 희미하게 나왔지만 또렷하고 작으마한 이쁜 무지개였습니다.

어디에 떴냐하면요….그게 재미있어요. 바로 저희집 뒷마당에 떴거든요. 무지개의 끝이 저희집 울타리밑에 닿아있어요.

Irish 전설에 따르면 무지개 끝을 파면 A pot of gold가 숨겨져 있다는데….ㅎㅎ….삽가지고 나가서 파보야겠네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근데 금이 정말로 나오면 저 그걸로 뭐하죠?

May 19, 2010

앵두와 포리똥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심은 지 4년 된 앵두나무 (Korean bush cherry)들이 올핸 정말 많은 앵두들을 달고 있습니다.

포리똥(Goumi)들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따서 아들을 주었더니, too sour and tart라고 좋아하지 않더군요.

이상하죠? 저랑 남편은 새콤한 이 맛들이 너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에이 촌놈…진짜 맛있는 것도 모르고….그러곤 따온 걸 우리가 몽땅 다먹어 치우기로 했답니다. 아마도 어릴 적 추억때문에 시고 떱떠름한 이 열매들의 맛이 좋은가 봅니다. 그러고보면 …에이 촌놈…은 바로 우리 부부를 지칭하는 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앵두나무는 젖은 땅을 정말로 싫어한다고 합니다. 심으실려면 언덕배기 중간같이 물빠짐이 좋은 곳에 심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포리똥은 영어로 Goumi라 부르고 보리똥은 Autumn olive라 부르는데, 한국에선 두 종류를 보리수라는 같은 이름으로 흔히들 혼동해서 부르는 것 같습니다. 두 종류다 잎과 꽃이 비슷하고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지만 포리똥은 봄에 익고, 보리똥은 가을에 익는답니다. 그리고 포리똥을 먹는 법이 따로 있는 것 아시는지요? 꼭지를 따고 한 손에 가득 모아서 한 입에 탁 털어넣고선 오물오물 먹는 것이 정식이랍니다. 이렇게 먹어야 포리똥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있거든요. 모르셨죠? 포리똥을 아시는 분들도 드물지만, 먹는법을 아시는 분들을 아직 못보았습니다. ㅎㅎㅎ 제가 바로 포리똥 제대로 먹는 법을 아는 전무후무한 전문가랍니다.

제가 왜 이렇게 포리똥 나무를 잘 아는지 궁금하시죠? 어릴 때 제 친구 평숙이 집에 가면 몇 십년 된 커다란 포리똥 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그래서 봄이 되서 앵두가 익을 때가 되면 평숙이 집에 심심한 척 놀러가곤 했답니다. 집으로 돌아올 때 쯤엔 평숙이 어머님이 (지금 생각하면 진짜 자상하신 분이셨습니다.) 조그만 그릇에 포리똥을 잔뜩 따서 동생들하고 먹으라고 주셨습니다. 내게 동생들이 있었나? ㅎㅎ 집으로 오는 길에 몽땅 다 먹고 빈그릇만 딸랑 딸랑 들고 갔다가, 몇 일 후 앵두를 담아서 되돌려 주려 가선 또 포리똥을 얻어 오곤 이렇게 3번 정도 하면 철이 끝났던 것 같습니다.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제가 캐탈로그에서 포리똥 사진을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랬는지 짐작하시겠죠? 아마도 이것이 바로 제가 제 가든에 과일나무들을 심게된 계기가 되었지 않나 싶구요. 참고로 제 고향은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운수리랍니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10년을 살았답니다. 가끔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할 때마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밝힙니다.

**포리똥으로 검색하시면 지난해 이야기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May 18, 2010

잔디대신에 토끼풀을!!!

토끼풀 (Clover) 꽃 가득한 잔디밭, 향이 너무나 좋습니다.

저희집 잔디밭이냐구요? 절대로 아니랍니다. 혹시 걱정하셨다면요..ㅎㅎ 집 앞의 공원인데, 잔디밭이 토끼풀꽃들로 잔뜩 덮여서 향이 끝내줍니다. 만약에 이웃들 눈치만 볼 필요 없다면 저희집 잔디밭도 이렇게 토끼풀로 덮어 버리고 싶은 것이 제맘입니다. 도데체 왜? 왜? 미국사람들은 기르기도 힘든 잔디를 가꾸느라고 시간과 돈과 힘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랍니다.

잔디대신에 토끼풀을 기르면 좋은 점들
1. 토끼풀들은 위로 자라지 않으므로 잔디 깎느라 힘과 시간을 들을 필요가 없다.
2. Lawn mower와 개스 를 살 필요가 없어서 돈을 아낄 수 있다.
3. 잔디깎을 때 마다 생산되는 나쁜 배기가스를 맡거나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아도 좋다.
4. 여름에 토끼풀들이 꽃을 피우면 그 향을 즐길 수 있다.
5. 토끼나 벌등 많은 wild animal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
6. 워낙 번식력이 강해서 제초제나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7. 토끼풀들이 질소를 고정해주어서 땅의 질을 높일 수 있다.
8. 잔디깎으라고 남편을 조르지 않아도 되니 부부사이가 좋아 질 수 있다 (보너스!).
9. 토끼풀꽃으로 비싼 반지나 목걸이 등을 만들어서 부인을 즐겁게 해줄 수있다 (보너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점이라곤, 아들이 잔디 깎고 용돈을 버는데, 그 것을 더이상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도데체….도데체…누가 잔디만 길러야 된다는 법을 만들었는지….알면 가르쳐주세요. 한 번 따져보게요.

May 17, 2010

내가 존경하는 선배님들

우리가 이 곳으로 이사를 온 지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맨 처음 왔을 땐 상당히 막막했습니다. 뭐든지 낯설기만 이 곳에서 우릴 환영해주신 분들은 뜻밖에도 제 30년 선배님 부부였습니다. 그야말로 하늘같은 선배님들인거죠. ㅎㅎ 늘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이 분들의 가든은 그야말로 요지경으로 없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놀러 갈 때 마다 도라지, 부추, 무화과나무, 돌마늘,쑥등…이것 저것 파서 주셨습니다. 한 번 길러보라고. 부모님 멀리 떠나서 사는 우리들에게 부모님들 마냥 다정하시게 대해주셨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도 전화 한 통화드리고 놀러가서 염치도 좋게 또 이것 저것 얻어왔답니다 ^ ^.
이 번에는 어린 두룹나무랑

은방울꽃 (Lily of the valley)

두 종류의 아이리스들을 가져왔답니다. 이 아이리스들은 이 분들이 버팔로에서 이 곳으로 이사내려 올 때 가지고 오신 것들이라고 합니다.

이 분들은 30년 된 밤나무들을 가지고 있어서 가을이 되면 밤도 늘 주시고, 서양배도 잔뜩 주시고 양봉을 하실땐 이쁜 곰돌이 병에 든 꿀도 한 병씩 주시곤 했답니다. 그러고보면 가드닝에 있어서도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하늘같고 부모님들같은 선배님들인거죠. 늘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May 14, 2010

실란트로의 비밀들

그 것 아시는지요? 집에서 기른 실란트로가 수퍼마켓 실란트로보다 향이 더 진하고 좋다는 것을요. 지난 추운 겨울을 났던 실란트로들이 이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후배네가 놀러를 왔는데, 우리가 실란트로를 텃밭에서 기르는 것을 보고, 실란트로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한국에서는 실란트로를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그 이유는 빈대(Bedbug)를 손으로 찍 죽이면 나는 냄새가 바로 실란트로의 향이랑 비슷해서 그렇답니다. 한국에선 실란트로를 빈대풀말고도 고수라고도 부르는데, 고수를 가장 즐겨 먹는 한국사람들이 바로 스님들이랍니다. 열을 내려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잡념을 없애주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가의 텃밭에서 빠질 수 없는 야채가 바로 고수랍니다. 재미있죠?

May 13, 2010

Goodbye, 올 봄의 청경채들!


이 번 주 들어서 조금씩 대를 올리는 것을 보고 남아 있던 청경채들을 모두 수확했어요.

이른 봄에 청경채를 심을 땐 다양한 요리를 해먹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수확까지 몽땅 다 겉절이 스타일로만 요리해먹었네요.

이렇게 겉절이로만 먹었는데도 물리지도 않고 너무 좋았습니다. 올 가을에 다시 심기로 하고 아쉬운데로 올봄의 청경채 와 고별인사를 합니다.

Johnny's selected seeds에서 온 캐탈로그를 보니 Red choi라고 해서 진한 자주색 청경채를 팔고 있더라구요. 흠...그런데 이제 철이 지났다고 세일까지 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이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겠습니까? 어때요? 빨간 청경채랑 초록 청경채 같이 심으면 제 텃밭이 정말 화사해지겠지요? 늘 봄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텃밭에선 상추보다 청경채가 훨씬 실속이 있는 것 같아요.

May 12, 2010

꽃만큼 이쁘고 입에서 살살 녹는 상추들

지난 4월 중순의 상추밭은 이렇게 여유가 있었습니다.

한달이 지난 지금은 상추들이 크게 자라서 빈 공간들을 꽉 메꾸고 있습니다. 다양한 상추들의 색깔 들과 잎모양들로 상추밭이 꽃밭만큼이나 화사하고 이쁩니다.

상추 한 그루가 얼마나 큰지 제 머리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어떤 로메인 상추들은 지금 폭이 들려고 합니다. 솔직히 품종이름을 알려드리고 싶지만 답답하게스리 저도 알 수가 없답니다. 그 이유는 올 핸 뽐잡고 품종표시를 할려고 플라스틱 스틱을 가득 사와서 이름을 적은 뒤 옆에다가 꽂았답니다. 그리곤 안심하곤 노트에 적어놓지도 않았는데 플라스틱에 적어놓은 품종이름들이 2주일도 안되어서 몽땅 다 지워져 버렸답니다. 분명히 유성 샤피로 썼는데… 요즘 비는 오일이 좀 섞여있나? 싶네요. 그래서 정확한 품종을 기억못하고, 모양과 색을 보고 추측할 뿐이랍니다. 게중 로메인 종류는 전혀 추측도 못하겠어요. 진짜 답답해요… 실속없이 뽐잡고, 노트에 적어 놓지 않은 것이 올해 제가 한 가장 큰 실수 중의 하나입니다. 어쨌든 제 이쁜 봄 상추 몇 가지 보여드릴께요.

로메인 상추 종류. 이 종류의 상추들이 많은데, 모양이 너무 비슷해서 한 종류만 대표로…

한국 적치마 상추

아시안 생채

한국 흑치마

Black Seeded simpson

정확한 이름을 몰라도 먹는덴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남편말론 요즘 텃밭에서 나오는 상추들이 얼마나 연하고 좋은지 입에서 살살 녹는답니다. 야채 심고 가꾸는 것은 별루 도와주지 않지만 신나게 먹여주는 토끼같은 남편이 그래도 전 고맙답니다. 단맛이 나는 각색의 상추들…저희집에 놀러오셔서 상추좀 가져가시지 않으실래요?

May 11, 2010

쑥갓과 어울리는 도토리묵

울 식구는 도토리묵 귀신들이랍니다. 그래서 도토리묵을 잘 만들어 먹는데, 무슨일인지 요근래 새로 사온 도토리묵가루는 이상하게도 잘 굳지를 않아서 속상해하고 있었답니다. 버려버릴까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소라리스의 행복한 요리...인터넷 사이트: http://www.austin114.com/all_backup/?mid=cook1&page=6&document_srl=4856) 청포묵가루를 좀 섞으면 잘 된다고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진짜 잘 쑤어졌습니다. 신기하네요…

[도토리묵쑤기]
도토리묵가루 1컵, 청포묵가루 ¼컵, 물 6 컵, 소금 1 작은술, 식용유 1 큰술
중간불에서퐁퐁 끓어오를 때까지 손이 아프도록 잘 주어주면서 익힌다. 끓어오르면 불을 아주 약하게 줄여서 한 5분 더 잘 저어주다가 적당한 그릇에 넣어서 굳힙니다. 그릇의 옆면을 만져보아서 어느 정도 식었으면 냉장고에 넣어서 8 시간 정도 더 굳힌다.

[도토리묵 무침]
양념장: 국간장 1 큰술, 진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파 1큰술, 참기름 2 작은술, 볶은깨 2 작은술, 양념김 잘게 자른 것 조금

도토리묵을 약간 도톰하게 썰어서 잘 배열하고 그 위에 양념장을 뿌린다.
쑥갓이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야채를 옆에 놓아둔다.

쑥갓을 한 장씩 올려서 같이 먹으면 쑥갓, 김, 도토리묵의 향들이 너무 좋답니다.

열심히 먹고 있는데, 남편이 쑥갓을 하나씩 얹어 먹는 것이 귀찮았는지 요렇게 몽땅 해놓았습니다. 귀찮은 것 딱 질색인 울 남편...ㅎㅎ

제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선배분이 초대를 해서 저녘식사를 준 적이 있었어요. 그 분이 도토리묵을 이렇게 양념해서 주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아들이 이렇게 해주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해먹는데, 매운 맛을 즐기신다면 양념장에 고춧가루를 넣어도 좋습니다.

May 10, 2010

Leek을 소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서양 야채중 하나가 바로 Leek이랍니다.

어릴 때 자라는 것은 파랑 비슷하고, 어느 정도 크면 마늘이랑 비슷해집니다. 마늘은 벌브를 먹는데 반해Leek은 땅밑 벌브를 만들지 않고 잎이랑 대를 먹습니다. 마늘은 벌브의 쪽을 심어서 기르지만 릭은 씨를 심어서 기릅니다. 릭은 워낙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지금 심어서 기르기 시작하면 한겨울에 수확을 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이른 봄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씨들이 발아하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서 좀 한가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느지막히 시작하는 것입니다. 씨를 직접 텃밭에 심어도 되지만, 워낙 초기성장이 느리다보니, 빠르게 자라는 봄야채랑 여름야채에 가리기 십상이어서 그냥 조그만 폿에서 시작해서 좀 키운다음에 봄 야채들을 정리한 자리에 옮겨준답니다. 어짜피 봄, 여름, 가을엔 나오는 야채들이 많으니, 겨울을 겨냥하는 것이죠. 추운 한겨울에 뽑아서 풋마늘대처럼 장아찌를 담그기도 하고, Soup을 만들어 먹거나, 나물처럼 살짝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연한 풋마늘대처럼 요리하면 되는거죠.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릭을 쓴 프랑스요리들을 만나볼 수가 있답니다. 혹시 겨울동안에 수확해 먹을 수 있는 야채를 찾고 계시다면 릭을 권해드리겠습니다. Leek 씨앗은 아무 가든센타에서든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꽤 많은 품종이 있습니다. 품종에 따라 대 굵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May 07, 2010

Red Currant Flowers and a bug

작년에 빨갛게 익은 Currant 열매를 보면서 왜 꽃들이 핀 것을 보지 못했는지 궁금해 했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꽃들이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아서였습니다. 올 봄에도 꽃이 핀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갈 뻔 했는데, 바로 요 벌레때문에 보게 되었답니다.

까만색의 이 벌레를 추적하다가 제 눈을 피해 활짝 핀 큐란트의 꽃들을 보게된거죠.

아무래도 이 벌레가 해충같아 보이지 않고 수분을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곱게 보내주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해충으로 판단되면 그 땐 알짜 없겠지만….이 번에는 처음이니까 그냥 The benefit of the doubt을 주기로 한거죠. ㅎㅎ. 제가 착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Space Odyssey란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읽고...흠...나도 나중에 꼭 써먹어야지..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 곤충에게 써먹는 것이랍니다.ㅎㅎ

Horseradish

한국에선 낯선 허브여서 한국이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직역해서 마무우 또는 말무우정도일러나 싶네요. ㅎㅎ 작년 초 겨울에 gardengal님이 Horseradish뿌리를 한 개 보내주셔서 심었는데,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답니다. 혹시나 싹이 돋았나 몇 일 전에 가보니, 오머나 세상에, 이렇게 큰 잎들이 이미 올라와서 자라고 있습니다.

아직 한 번도 제 눈으로 이 식물이 자라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없는지라 긴가민가 한참을 쳐다보아야 했답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잎이 얼마나 길고 큰지 제 무릎만큼이나 온답니다. Horseradish는 뿌리를 갈아서 쓰는데, 와사비처럼 톡 쏘는 독특한 맛이 있어서 드레싱이나 소스에 넣는답니다. 다년생이랍니다. 올해 처음으로 길러보는 것이라서 저에겐 신기하기만 서양 허브입니다.

May 06, 2010

Sun님의 Surprise Gift!

퇴근해서 집에 와보니…와뿔싸…밥이 없습니다. 아침에 올려놓고 간다는 것을 깜빡했기때문이랍니다. 새로 밥을 짓기엔 너무 늦었고, 냉장고에 있던 찬밥을 꺼내서 끓이는 동안, 쑥갓을 좀 끊어와서 도토리묵을 준비하느라 바쁜데, 남편이 ‘누가 당신에게 선물을 보냈어.’ 합니다. 누굴까하고 보았더니 Sun 님이 미나리랑 기린꽃나무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집에 하얀색 기린꽃나무가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하시곤 빨간색이랑 같이 쌍으로 기르라고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애들은 Sun님 담벼락타고 쭉 줄서있던 그 애들인 것 같습니다. 맞~죠?
사진을 찍을려고 보니, 봉투에 쪼르륵 붙어있는 우표들이 눈에 띄였습니다.

이쁜 꽃 우표들… 화초를 사랑하시는 Sun님의 마음이 엿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자상하신 Sun님…. 이름못지 않게 뜨거운 마음을 가지신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어린 기린 나무들은 화분에 모두 모아서 같이 심어서 제 것 옆에다가 나란이 두었습니다.

몇 일 실내에 두었다가 안정이 되면 밖에다가 내놓을 것입니다. 켈리포니아 뜨거운 태양아래서 자라던 것들이라 갑자기 실내에 두면 적응이 안될 것 같아서 서서히 실내에 적응을 시킬생각입니다.

미나리들은 너무나 상태가 좋아서, 어쩌면 뿌리상태가 건강한 애들을 골라서 보낸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일단은 지난 번 성희님이 보내주신 미나리 심어두었던 곳에 같이 심어주었습니다. Sun님이 그러시는데, 스타이로폼 바닥에 구멍을 몇 개 뚫고 흙을 넣은 뒤 미나리를 심고 물을 자주 주면 아주 잘 자란다고 그럽니다. 저도 적당한 크기의 스타이로폼 박스를 구하면 이렇게도 한 번 길러볼 작정입니다.

그건 그렇고, 지난 해에 Sun님이 보내주신 플루메리아들이 겨울내내 아무일도 안일어나고 조금씩 말라가는 것 같아서 걱정을 하다가 봄이 되어서 따뜻해지면서 덱에 내놓았더니 5섯 개 중에서 두 개가 이렇게 싹이 돋고 있습니다. 꼭 토끼귀들 닮은 곱상한 잎들입니다.

잎이 반질 반질하니 너무 이쁩니다. 다른 두 개도 가지 끝이 약간 달라보이는 것으로 보아 싹이 돋을려나봅니다. 그리고 사진을 못찍었지만 작은 난들도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아침과 저녘 하루에 두 번 씩 꼭 화초들을 들여다보면서 보내주신 님의 고마움을 항상 느낀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한타를 빨리 정복하시기를 바랍니다.

May 05, 2010

마늘쫑과 씨고구마

요즘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니 마늘들에 쫑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면 마늘쫑을 뽑아서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뭘해먹느냐가 늘 문제지만요.

4월 중순에 씨고구마 3 개를 밭에 묻었답니다. 한 개는 싹이 나있었지만 다른 2 개는 싹이 전혀 안난 것들이었습니다.

그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근처에 잡초도 돌맹이도 안치워주고 있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고구마 싹들이 땅을 뚫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싹이 자라 나오는 것을 보았으니 주변을 좀 정리해주고 더 자주 들여다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혹시 고구마 잎대로 만든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한국 수퍼마켓에 가셨을 때 고구마를 2-3개 사다가 사서 텃밭에 묻어두세요. 아직 늦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식구가 많으면 몇 개 더 묻어야 할터이구요. 제 짧은 경험으론 고구마를 묻으실 때 고구마를 다 묻고 한 2 -3세티정도 흙을 위로 덮을 수 있을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러면 여름내내 싱싱한 고구마잎대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 순들을 잘라다가 초여름에 심으면 가을에 고구마를 캐실 수도 있구요. 여기 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주로 먹는 고구마 종류는 일본에서 들어온 종류들이 많은데, 그중 껍질 색깔이 붉은 색을 띄고 속이 하얀 밤고구마 일종의 Red Japanese 품종을 전 심었습니다. 한국고구마를 구하기 힘드시면 속이 오렌지색인 고구마 종류를 (얌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근랜 다 sweet potato로 고쳐 부르고 있습니다) 미국 마켓에서 사다가 심으셔도 잎대를 먹는덴 문제가 없습니다. 울 아들은 오히려 이 오렌지색 물고구마를 더 좋아하더라구요. 할머니처럼 먹기가 편하다나 뭐라나 하면서요.ㅎㅎ 고구마순을 몇 개 짤라서 조그만 폿에 마디가 잠기게 심고 물을 주면 마디에서 금방 뿌리가 자라 나와서 일주일 정도면 텃밭에 옮겨 심어줄 수가 있습니다. 저희집에선 15-20 순 정도를 심어주면 겨울내내 구워먹고 삶아 먹고 할 수가 있더라구요. (2009년 6월 폴더에 가시면 고구마 슬립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고구마 기르는 법이랑 미국내에서 볼 수 있는 품종들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두 웹사이트를 소개해드립니다. 고구마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농장들로는 Steele Plant Company (http://www.sweetpotatoplant.com/potatoes.html)랑 Georges Plant Farm (http://www.tatorman.com/plants.htm) 이 있으니 더 알고 싶으시면 구글하시면 될 것입니다.

물론 누촌애나 올빼미화원 사이트에 가시면 한국식 고구마 심는 법들이 잘 설명되어있지만 미국 기후가 한국기후랑 많이 달라서 한국식으로 하기가 좀 힘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전 여기 미국사람들의 방법을 따르는데, 물론 수확량이 좀 떨어질 수는 있지만, 텃밭에서 수확량이 좀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제 텃밭농사의 기준은 한 가족이 2-5번 정도 먹을 양이면 족하다고 봅니다. 너무 많이 나와도 처치곤란에 먹지기 일수고 약간 적은 듯이 나와주어야 감질나서 매해 기대를 하게 되니까요. 어쩌면 제 기준이 너무 낮게 측정된 것일 수도 있지만, 좀 부족한 듯이 심고 가꾸는 것이 텃밭지기에겐 더 좋다고 보는 제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