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8, 2009

씨고구마와 고구마잎대요리

우리 식구 모두 다 고구마 잎대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관계로 매해 이렇게 싹이 난 씨고구마를 3 개 정도 땅에 심는답니다. 만약 싹틔우는 것을 못할 경우 씨눈이 보이는 고구마를 그냥 땅에 심기도 하구요. 씨눈만 보이는 씨고구마는 마지막 서리가 내릴 즘을 피해서 4월 중순에 심으면 5월 초순부터 자라나오기 시작한답니다. 고구마는 열대성 작물이어서 추위에 엄청 약합니다.

늦가을에 고구마를 캘 요량으로 따로 뿌리내어서 심었던 고구마순들은 야생토끼들이 두 번에 걸쳐서 작살을 냈지만, 씨고구마들의 고구마 순들은 다행이도 야생토끼들이 전혀 건들지를 않았어요. 그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주변에 잡초를 제거해주지 않아서 토끼들이 냄새를 제대로 맞지 못해서 그랬나 싶습니다. 게을러서 성공한 케이스? ㅎㅎ

여름의 중순부터 고구마 잎들이 자라는 속도가 아주 빨라집니다.

재미있는 것이 모든 고구마잎을 몽땅 다 따버려도 한 2-3주 지나면 또 그만큼 자라 나온다는 것입니다. 씨고구마 고구마잎들이 잘 자라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이 씨고구마가 계속 양분을 더해 주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고구마잎대는 요리로 쓰고 잎들은 우리집 애완용 토끼, 덤보를 줍니다. 토끼들이 고구마 잎을 진짜 좋아한다니까요. 고구마잎들을 가져다 줄려고 가면 뒷발로 서서 반갑다고 난리가 아니랍니다. 귀여운 녀석…. 마른 줄기를 불려서 볶아먹는 것도 좋지만 생으로 한 요리에 비교할 바가 아니랍니다. 이래서 올해의 고구마 기르기는 적어도 반은 성공이다.

이렇게 생으로 고구마 잎대를 요리해먹기 시작하면 마른 것을 절대로 사오지 않게 됩니다. 내년엔 좀더 키워서 김치도 담구어 볼까 생각중이랍니다. 아무래도 고구마는 쉽게 사먹을 수 있으니, 고구마 캘 생각은 멀찌감찌 치워버리고 고구마잎 수확에 더 전념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지요?

August 27, 2009

가을을 알리는 들깨 (깻잎) 꽃봉우리들

제 텃밭에선 들깨(깻잎) 들이 꽃봉우리를 올리고 있어요.

이말은 더 이상 들깨들이 새 잎을 만들어내지 않는 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새 잎들을 만들 던 가지 끝이 꽃봉우리로 바뀌어버렸기 때문이죠. 아직도 깻잎장아찌나 깻잎김치를 담지 않았다면 서둘러야 합니다. 저도 아직 시도해보고 싶은 새 깻잎 장아찌 레시피가 하나 있어서 마음이 급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 텃밭에서 들깨들이 꽃봉우리를 올리는 것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미국이 너무 넒다보니..ㅎㅎ

차조기 (적자소 또는 빨간 깻잎, Aka Shiso)도 역시 꽃봉우리를 올렸습니다.

가을 채소들이 아주 빠르게 자라고, 여름 야채들이 이제 고별 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fall equinox (추분) 이 가을의 시작이라고 한다면 요즘이 아무래도 여름과 가을이 교차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August 26, 2009

토마토 타트 (Tomato Tart)

이 요리는 의사 만나러 갔다가 기다리는 중간에 어느 잡지책에서 보았는데 한 눈에 팅~하고 반해 버린 요리랍니다. 그러나도 요즘 토마토가 잔뜩 쌓여있어서 뭘 해먹을까 고민중이었는데…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 토마토가 많이 나올 때 후다닥 만들어서 스낵으로 딱 먹기 좋은 근사한 요리일 것 같아서요. 만드느 것도 너무나 간단해 보이고 맛도 좋았습니다.

1.Puff Pastry는 냉동섹션에서 찾을 수 있는데, 열어보면 두개의 sheet가 들어있답니다. 미리 냉동실에서 꺼내서 상온에 두어 약간 녹입니다.

2.토마토는 아무거나 됩니다. 납작하게 썰어서 소금을 살살 뿌려놓았다가, 한 10분 지나서 페이퍼타올로 물기를 좀 닦아냅니다.


3.쿠키팬에 Parchment Paper를 깔고 Puff Pastry Sheet 한 개를 (두 번 접혀 있음) 조심스럽게 폅니다.

4. 이 위에 토마토를 대강 깔고, 로즈메리랑 Sweet Basil 두 잎 정도를 찢어서 흩뿌려 줍니다. 파슬리가 있으면 넣어주어도 됩니다. 기르고 있는 허브들이 있어서 넣었지만 없으면 안넣어도 괜찮음..


5. 위에 모자렐라 치즈를 한 컵 정도 잘 뿌려 줍니다.

6. 그 위에 꽈리고추랑 깻잎을 썰어서 올려주었습니다.
7. 400F로 예열한 중간 오븐에 넣고 25분 정도 구어주었습니다.

피자소스나 토마토소스가 들어가서 피자하고는 다르지만 Puff Pastry의 바삭한 맛이 너무나 고소합니다.
식사용은 아니고 심심한 주말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스낵으로 딱 좋습니다.

4 쪽으로 잘라서 저 한 조각 먹고 아들이 나머지는 몽땅 다 먹어버렸답니다 ㅎㅎ.

August 25, 2009

야채크는 소리가 쑥쑥 들려요.

가을 야채들 쑥쑥 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1주일 전에 찍은 사진인데 벌써 많이 컸지요?

어제 오후에 다시 찍은 야채들 모습입니다. 1주일 차이인데 엄청 많이 컷죠? 야채가 쑥쑥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다는 말이 정말 말 장난 아니라니까요.ㅎㅎ

이젠 각각의 야채들이 각기 다른 모습들의 본잎들을 들어내고 있답니다. 무우는 벌써 4 번째 본잎들이 보이고 있어요.
[김장 무우 1주일 전 모습]

[김장 무우 어제 모습]

[적갓]

[청경채]

[엇갈이 배추]

처음 싹이 터오르면 모두 비슷 비슷한데 본잎들이 두 셋 나오면 확실히 이름과 야채를 짝지을 수가 있어서 기쁘답니다. 이제서야 야! 너구나, 반가운 친구를 보는 것 처럼 정겹네요. 이렇게 가을 야채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답니다. 봄에 심은 야채들은 마음이 바빠요. 조그만 더워지기 시작해도 꽃대들을 올리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을 야채들은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첫서리를 걱정해야 되요. 첫서리가 오면 모든 것이 끝이 나고 겨울의 입구로 들어서는 것이니까요. 차츰 겨울도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죠? 아직은 너무 이르다구요?

전 9월말에서 10월초엔 Cold hardy한 시금치 (spinach), 파 (green onion or scallion), 실란트로 (cilantro) 씨들을 뿌려요. 근대는 8월에서 9월초 사이에 뿌려서 미리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시금치씨는 더우면 오히려 싹이 안터서 지금 뿌리면 말짱 헛 것입니다. 온도가 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진짜 신기하죠? 추워야 싹이 트다니...시금치씨는 젖은 페이퍼 타올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싹이 틉니다. 가끔 오래된 시금치씨 발아를 테스트할 때 이렇게 하거든요. USDA zone 6 이상에선 이 야채들이 겨울에도 자라기 때문에 봄까지 수확을 할 수가 있어요. 혹시 겨울이 좀 추우면 어린 싹으로 겨울을 나다가 날씨가 조금만 풀려도 봄나물 자라듯이 자라요. 추위속에서 자란 시금치는 뿌리랑 잎에서 아주 강한 단맛이 나요. 어때요? 올 늦가을에 시금치씨를 뿌려보시는 것이.. 그래서 겨울부터 봄까지 달디단 시금치나물을 봄나물처럼 즐기심이... 혹시 생각이 있으시면 Kitazawa에서 파는 시금치씨들을 적극 추천합니다. 일본시금치들이 한국 것 들이랑 같은 것 같아요. 뿌리에 약간 붉은 색들이 있는 것들이 더 단맛이 강한 것 같아요. 마늘은 10월 부터 Thanksgiving Day 전까지 심는답니다. 마늘 심을 때 수선화 같이 봄에 꽃을 피우는 알뿌리들도 같이 심고요. 물론 여기보다 훨씬 더 추운 곳 (위도가 높은 곳, USDA zone 5 이하) 에 사시는 분들은 긴 겨울동안 맘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저 처럼 어중간하게 따뜻한 지역에 사면 이렇게 겨울도 고달퍼요.

중국야채로 만든 요리들

[Luffa and Chick Kebab]


만드는 방법은 얼마전 풋호박으로 만든 것이랑 거의 같아요. 풋호박 대신에 수세미를 쓰고 다른 야채들을 약간 더 곁들였을 뿐이니까요. 맛이 그런데로 좋았어요. 수세미는 가지랑 재질이 비슷하고 맛은 오이랑 호박을 합해 놓은 것 같은 맛입니다. 최소한 제 입에는요.

간단한 재료: 수세미 1개, 닭넓적다리 (chicken thigh) 4개, 양파 1개, 양송이 6개, 꽈리고추 8개
소스: 간장 1/3컵, 설탕 2 테이블스푼, 후추 약간, 레몬 1 개 짜서 넣기 (없으면 오렌지 쥬스나 아무 쥬스 로 데체 가능), 마늘 1개 다져 넣기, 참기름 ½큰술, 미린 1큰술.
1. 대다무 코챙이 (bamboo skew) 9개 물에 담가 놓기
2. 닭고기는 살만 크게 잘라서 소스에 넣어 재기 (10분)
3. 수세미는 필러를 껍질을 벗기고 굵게 썰어서 다른 야채 썰어 놓은 것이랑 같이 소스 조금 넣고 버무리기.
4. 야채, 닭고기, 야채 순으로 꽂기.
5. 그릴팬에 올려서 Broil, Hi 모드로 굽기. 타지 않도록 돌려가며 구우면 된다. 다 굽고 나서 소스를 골고루 다시 한 번 발라 주거나 먹으면서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된다.

[Luffa, 꽈리고추, LA 갈비 볶음]
위의 커밥을 만들고도 수세미가 너무 많이 남아서 지난 번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던 꽈리고추랑 LA 갈비랑 같이 넣고 볶아 먹었어요.

수세미는 재질이 꼭 가지같아서 볶으니까 약간 물렁 물렁해졌어요. 하지만 모양은 그대로 남아 있었구요. 색깔이 초록색이어서 꽈리고추랑도 구별이 잘 안가지만 맛은 그런데로 좋았어요. 지난 번 요리할 때랑 달리 이번에는 간장, 미린, 후추, 식용유, 소금으로 간을 했어요. 제가 요즘 위가 안 좋아져서 마늘을 안 넣었는데, 마늘을 넣으면 더 맛이 좋을 것 같아요. 혹시 맛이 궁금하시면 나중에 중국 그로서리에서 한 개 사다가 재미삼아서 요리해 드셔 보세요. 요리하시기 전에 식구들을 한 번 놀래켜 주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ㅎㅎ.

아직도 수세미 한 개가 남아서 제 숙제는 아직 안끝났답니다. 가지랑 비슷한 재질을 살려서 이번에는 쪄서 가지나물 하듯이 양념에 무쳐 먹어볼려구요. 진짜 숙제하기도 힘드네요….ㅎㅎ.

[Bitter Melon 나물]
비터멜론은 반으로 갈라서 숟가락으로 씨랑 씨를 둘러싼 하얀색 부분들을 긁어 냅니다.

무척 쉽네요. 그냥 슬슬 잘 긁어져요.

이렇게 눈썹모양으로 썰어서 소금 넣고 끓는 물에 넣고 아주 팍 삶았습니다.

이렇게 데치니까 쓴맛이 반 정도로 주는 것 같아요.
원래는 스터프라이를 할까 하다가 맘을 바꾸어서 그냥 시금치처럼 초고추장에 무쳐 주었어요. 그래도 쓴맛이 느껴져서 미소된장 한 큰술 넣어서 잘 섞어주었어요. 된장 맛에 쓴맛이 중화되라구요.

쓴맛이 아직도 약간 남아 있긴 하지만 그런데로 먹을만 했습니다. 씁쓸한 맛이 외로 입맛을 살려 주는 것 같다고 남편이 아주 좋아 했답니다. 이제는 누가 비터멜론을 주어도 덜 걱정할 것 같아요 ㅎㅎ. 요리하기에 따라서 쓴맛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까요.

August 24, 2009

중국인 친구 텃밭에서 온 신기한 작물-II

중국인 친구가 아침에 오더니 드닷없이 Luffa (or Loopah or 수세미) 1개를 또 주고 가더라구요.

이번 것은 어제 가져온 Luffa (아래사진) 보다 더 길고 훨씬 더 똥똥합니다. 스킨도 더 울퉁불퉁하고 줄무늬도 달라보이고. 아마도 다른 종류의 Luffa 인 것 같습니다.

냉장고의 야채칸에 넣을려고 분질렀더니 속이 이렇게 생겼네요. 엄청 큰데도 씨들은 거의 발달이 안되어있고.

신기해 하는 남편보고 이것을 squash처럼 요리해먹으면 될 것 같다고 그랬더니 남편이 이 것으로 kebab (or kabob)을 만들어 먹자고 그럽니다. 7월 초에 아주 신나게 풋호박으로 kebab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 그리웠나봅니다.

중국 종자회사 website에 가서 보니 수세미 종류가 의외로 꽤 많네요. 그 말은 중국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수세미를 작물로 길렀다는 것인데, 왜 한국사람들은 수세미를 식용하지 않았을까요? Bitter melon처럼 쓴맛도 없고 이렇게 크게 잘 자라는데. 그렇다고 한국사람들이 수세미를 안 기른것도 아닌데. 어릴 때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 교정에 수세미를 장식용으로 키웠거든요. 진짜 궁금하지 않나요? 제 엉뚱한 생각엔 아마도 수세미가 중국을 통해서 들어온 것이 아니고 일본을 통해서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부터 일본에선 수세미를, 이름처럼, 익을 때 까지 놔두었다가 속에 딱딱해서 수세미로 사용했다고 그러더라구요. 일본인 친구말에 의하면 일본에서도 수세미를 식용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랬어요. 수세미 사용방법이 우리랑 정말 비슷하죠? 어때요? 제 생각이....그럴듯 하다구요? ㅎㅎㅎ 이렇게 친구 잘 못 사귀면 물든다니까요…그것도 이쁜 초록색물이요…ㅎㅎㅎ

중국인 친구 텃밭에서 온 신기한 작물들-I

몇 년 전 가드닝 저널을 읽다가 처음으로 Bitter melon을 보았어요. 간기능에 좋고 당뇨병환자에게도 좋다고 그러더군요. 호기심이 생겨서 씨를 살려고 알아보았더니 생각밖으로 종류들이 많았어요. 그 중 한 종류는 열매의 크기가 작고 더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어렸을때 엄마가 담장에 올렸던 여주라는 넝쿨에 열린 그 열매랑 같았어요. 그래서 그 여주가 바로 이 Bitter melon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엄마는 여주를 화초처럼 기르셨지, 익지 않은 열매를 식용으로 쓸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셨던 것 같아요. 여하튼 Bitter melon의 bitter라는 말이 좀 맘에 걸렸지만 나의 왕성한 호김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냥 길러보기로 했어요. 근데 막상 요리를 해놓았는데 어찌나 맛이 쓰던지, 들어간 요리가 그냥 밖으로 나오더라구요ㅎㅎ. 혹시나 내가 잘 못 요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아는 중국인 친구 (Zixing Wang)에게 Bitter melon의 쓴맛을 줄이는 특별한 요리방법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그냥 이 쓰디쓴 Bitter melon 맛이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포기하고 Bitter melon이 나오는데로 이친구에게 주어버렸어요.

아뿔싸, 그랬더니 그 중국인 친구가 자기도 올해는 커뮤니티가든에서 Bitter melon을 기른다면서 두 개를 가져다 주었어요.

빚을 갚는다는 느낌으로 주는 것 같아서 도저히 사양하지 못하고 그냥 받아 왔어요. 갑갑한 마음에 구글을 해보았더니 끓는 물에 약간 데치면 쓴맛이 좀 준다고 그러네요. 그러니까 쓴맛을 좀 줄이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에요. 이것에 힘을 얻고, 몸에 좋다는 그 말을 굳게 믿고 진지하게 이 Bitter melon을 요리해 보기로 했어요. ㅎㅎ

아참, Bitter melon을 주면서 Luffa (or Loopha)라는 도깨비 방망이 같이 생긴 요상한 애도 주었어요. 이것이 바로 한국사람들이 아는 수세미라는 넝쿨식물의 열매랍니다. 박 (Gourd) 종류의 식물로 다 익으면 안에 있는 것을 수세미로 쓰지만 덜 익은 열매는 따서 풋호박처럼 요리를 해서 쓴다고 해서 영어론 가끔 Luffa (or Loopah) squash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답니다. 개인적으론 아직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지만 맛이 무척 궁금하지요?

맨 위에 크기가 비교되라고 커다란 바나나 고추를 하나 놔두었어요. 가운데 있는 두 개가 바로 Bitter melon들인데 크기가 약간 큰 오이만 해요. 맨 아래있는 것이 Luffa데 제 팔길이만 해서 냉장고에 넣을려고 두 동강이를 냈어요. 그 중국친구 말에 의하면 더 큰 것들도 있는데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작은 놈을 골랐다고 그러네요. 작은 놈이 이정도면 큰 놈은 얼마나 클까요?

어떻게 기르는지 궁금하다고 그랬더니 텃밭 사진을 몇 장 찍어준다고 그랬어요. 중국사람들도 정말 가드닝을 잘 하는 것 같아요. 신기한 야채들도 많이 기르구요. 이 친구는 내년에 water spinach라고 부르는 야채를 한 번 길러보라고 권장을 하더라구요. 스터프라이 해먹으면 맛있다고. 가끔 중국그로서리에 나온 것을 보기는 했지만 낯설어서 선뜻 요리를 해먹어 볼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심어보기 전에 한 번 사다가 요리해 먹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이렇게 낯선 작물들을 기르고 요리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도 무척 재미있어요.

가끔 텃밭에서 나오는 야채들이 많으면 아는 한국사람들에게도 주지만 직장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가져다 주는데, 그 중 많은 사람들은 꼭 자기들 가든에서 나오는 다른 야채로 갚더라구요. 언젠가 유태인이었는데, 토마토를 주었더니 patty pan squash를 잔뜩 가져다 주더라구요. 자기 가든에서 많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음식문화에 국적이 뚜렷이 나타나듯이, 국적에 따라서 가드닝을 하는 방법도 키우는 야채들도 가지 각색인가봐요.

August 21, 2009

Jalopeno 고추 장아찌를 담갔어요.

할로피뇨 고추 3그루를 심었는데, 그동안 따먹질 않았더니 잔뜩 달렸네요. 어떤 가지는 너무나 많이 달려 땅에 닿았어요.

몽땅 다 따다가 장아찌 담가 놓았어요.

작은 김치병 하나를 다 채우고도 많이 남았으니, 고추 3그루에서 얼마나 달렸는지 짐작이 가시죠? 이 고추들 썰 때 장갑을 끼어서 손은 괜찮았는데, 눈 따갑고 재채기가 자꾸 나와서 혼났습니다. 역시 할로피뇨더라구요. 전 생각만 해도 매워요 (이거 가능한가?)….ㅎㅎ

한 이틀 지났나? 할로피뇨 피클을 좋아하는 남편이 맛이 궁금하다고 하나 꺼내 먹어보더니 바로 뱉어 내더라구요. 너무 매우니까 혀까지 얼얼하다고. 한 10분은 혀 내놓고 다녔습니다. 그 모습에 터지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그러게 그 매운 것을 왜 먹었어요?’ 천연덕스럽게 고소한 멘트 날려 주었죠. 매운 것을 어느 정도 즐기는 남편인데도 저러면 매운 것 잘 못 먹는 나랑 아들은 저거 그대로 먹었다간 그냥 황천길이겠죠? 그래서 일주일 있다가 장아찌 물을 몽땅 다 버리고 새로 장아찌 물을 부을 겁니다. 이렇게 두 번 더 갈아주고 나면 우리 집 입맛에 괜찮을 것 같아요. 매운 것 좋아하는 친구는 우리보고 겁쟁이라고 놀리겠지만 우린는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껍질이 두꺼워서 사각 사각 씹히는 맛은 할로피뇨고추가 최고죠. 거기다가 파히타 먹을 때 샤워크림과 같이 먹으면 끝내주죠.

조금 더 기다렸다가 한 번 더 수확해서 소금장아찌를 담갔다가 동치미나 약간 매운맛 나는 음식에 조금씩 넣어서 쓸 것 입니다. 매운 것 못 먹는다면서도 왜 굳이 할로피뇨를 심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바로 이거랍니다 ㅎㅎ. 나중에 맛이 좋으면 레시피 올려 드릴께요. 들어가는 성분 비율을 바꾸어서 저도 맛을 아직 확신할 수가 없어서요.

질투심을 자극했던 요상한 버섯들

2 년 전 어느 여름, 우리 집 앞 가든의 화단에 요상하게 생긴 버섯들이 갑자기 솟아 올랐어요. 남편 말로는 너무나 섹시하게 생겼다나 뭐라나. 거기다가 버섯!이라는 말이 더 야하다나 뭐라나….이렇게 시퍼렇게 두 눈 부릅뜨고 있는 마누라를 놔두고 버섯에게 눈을 돌렸다 이거죠. 버섯을 질투하게 만든 울 남편의 멘트가 저를 웃겼답니다.

하긴 옆에서 보니 치마입은 여자 다리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나도 남편에게 물들고 있나봐요 ㅎㅎㅎ. 하지만 위에서 보면 모자들 같아 보여요.

진짜 모자 디자인으로 써도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여하튼, 이 버섯들을 보면서 갑자기 내가 버섯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루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배우는 데는 나이가 없다는 정신으로 가감하게 버섯 도감 두 권을 샀답니다.
Mushrooms Demystified by David Arora.
Mushrooms and other fungi of North America by Roger Philops.

그래서 위 버섯들의 이름을 알아냈냐구요? 제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버섯은 생긴 것들이 워낙 비슷 비슷해서 분류하는 것 조차 힘들더라구요. 최소한 독버섯인지 아닌지만이라도 알아보려고 했는데..자신이 안들어 일찌감찌 포기하고, 책 두권은 그냥 얌전하게 책장에 꽂아 놓고 지나가다 생각나면 힐끗힐끗 쳐다보며 돈이 아깝네 하고 한숨을 두 번 씩(책이 두 권이니까) 쉴 뿐이랍니다. 권충분류랑 식물분류에도 도전해 보았지만 버섯 분류는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진짜로 버섯전문가들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위의 버섯 사진 두장은 진짜 근사하지 않나요? 한동안 제 남편이 첫번째 사진을 컴퓨터 스크린 세이버로 썼답니다. 아무래도 마누라의 질투심을 은근히 자극할려고 그런 것이 아닌가 지금도 의심해봅니다 ㅜ.ㅡ

August 20, 2009

텃밭세라고 들어보셨나요?

제 텃밭에서 자랄려면 어떻게 하든 세금을 내야 됩니다. 음식이 되서건 화병을 장식하든지 해서요. 안그러면 알짜 없지요ㅎㅎ. 그런데도 유들 유들 세도 안내고 3년간 버티고 있던 작물이 있었으니... 바로 아티쵸크가 그 주인공입니다. 여러해살이 작물로 엄청 크게 잘 자라는데도 막상 어린 꽃봉우리를 수확해서 요리할려고 하면 쓴맛이 너무 심해서 먹을 수가 없는 것이었어요. 잎이랑 자라는 모양이 너무 이쁘고 혹시나 내년에는 쓴맛이 없어질려나 싶어서 그냥 자라라고 내버려 둔 것이 어언 3년. 작년에는 부지런히 꽃봉우리를 따주어 버려서 꽃을 보지 못했는데, 올핸 귀찮다고 내버려두었더니 드디어 어린애 머리만큼이나 큰 엉겅퀴꽃 같은 꽃들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사진으론 한 번 보았는데 제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랍니다. 정말 어머나!소리 나오네요.

연보라색의 바늘같은 꽃잎들이 가까이에서 보면 환상적이기까지 합니다. 세송이를 가위로 싹둑 잘라와서 화병에 꽂아 식탁을 장식했어요. 그러나도 요근래는 화병을 장식할 만한 화초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ㅎㅎ. 너무 이쁘지 않나요?

이런 꽃은 꽃집에서도 살 수 없겠죠? 쓸모없이 텃밭의 한 구석을 차지해 눈요기만 시키고 있던 아티쵸크, 이렇게라도 제 식탁을 즐겁게 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요? 일단 내 텃밭에 자라고 있는 이상 공짜로는 절대로 안된다고...

August 19, 2009

야콘잎 차를 만들며

얼마전에 야콘 (Yacon)기르는 이야기를 올린적이 있죠? 작년에 올빼미화원에서 야콘잎으로 차를 만드는 것을 배운 뒤로 꼭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요즘은 어찌나 잘 자랐던지 야콘잎들이 제 얼굴 만큼 크네요. 잎을 한 아름 따왔어요.

잘 씻은 후 소금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씻어요. 음지에 말려야 되는데 요근래 날씨가 하두 변덕스럽고 습하기까지 한지라 그냥 15년 전에 Beef Jerky 해먹는다고 사서 거의 잘 사용하지 않고 있는 dehydrater에다가 펴서 말렸어요.

5층 짜리인데 두 개가 남아서

토마토도 씨빼고 말리기로 했어요.

하루 밤 지나니까 야콘 잎들은 꼬들꼬들 말랐는데 토마토는 아직도 덜 말랐어요. 이틀 말리니까 아주 꾸덕꾸덕 잘 말랐어요. 차로 끓여 먹으면 무슨 맛이 날건지 너무 궁금해서 주전자에 잘 마른 잎 2장 넣어서 끓인 뒤 아주 예쁜 잔에 담아서 분위기 잡고 마시기로 했어요. 혼자 마실려니 꿀꿀해서 예쁜 잔에 담아서 마시면 기분이 좀 좋아질까 싶어서요ㅎㅎ.

맛이 순하면서 은은하네요. 야콘잎이 상당히 쓰던데 쓴맛도 전혀 없고 색깔은 연한 연녹색이네요. 녹차랑도 그 어떤 차하고도 안비슷해요. 전 카레를 먹고 입가심으로 마셨는데 너무 좋네요. 속도 편해지는 것 같고ㅎㅎ. 기름기 있는 음식이나 고기 요리후에 보리차처럼 마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세상 살다보니 야콘잎차도 만들어서 마셔보고…. 며칠 전부터 이유없이 약간 꿀꿀해지고 있던 기분이 확 좋아졌어요. 제말은 야콘차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고 그냥 이 차를 마시기까지 공들였던 것이 너무 기특해서요. 나중에 남편에게도 거의 강제적으로 한 잔 마시게 했어요. 근데 괜찮다고 그러네요 ㅎㅎ. 아무래도 믿기 힘들죠?

August 18, 2009

Wild Blackberry잼 넣고 만든 롤케잌

지난 번 만든 Wild Blackberry 잼을 넣어서 롤케잌을 만들었어요.

아들은 우유랑 우리 부부는 커피랑 같이 먹었는데 증말~ 귀가 막히게 맛있어요. 색깔도 이쁘지 않나요?

내년에도 꼭 Wild Blackberry따로 가야 될 것 같아요. 한 번 맛들이면 중독되요, 이것이… 흑흑…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준비하는 것 부터 먹는데 까지 한 시간도 안걸려요. 그럼 여기 제 레시피 나갑니다.

1. 달걀 5개 냉장고에서 꺼내 뜨거운 수돗물에 담가둡니다.

2. 밀가루(all purpose)를 2/3컵 재서 체에 두 번 정도 내려 둡니다.
3. 쿠키팬에 parchment paper (그로서리에 가면 랩이나 호일 파는 데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를 깔아둡니다.

4. 큰 유리볼에 달걀 5개 깨서 넣고 흰설탕 1/3컵 같이 넣고 신나게 거품을 내주면 됩니다.

거품이 사그라지지 않을 정도로.

5. 밀가루 3번에 걸쳐서 넣어서 스패츌라로 밑에서 위로 떠 올리듯이 잘 섞어 줍니다.

6. 식용유 4 테이블스푼을 위에다 흩뿌리듯이 뿌려 준 다음에 스패츌라로 조심스럽게 밀가루 섞는 요령으로 잘 섞어줍니다.

7. 팬에 모두 옮겨서 잘 펴 줍니다. 팬을 바닥에 두 번 정도 탁탁쳐서 공기를 좀 뺀 뒤 오븐의 중간 정도에 올려서 350F에서 5-10분 정도 구우면 됩니다. 얇아서 구어지는 시간이 빨라서 지켜 보아야 합니다. 미리 예열을 안해도 상관없어요.

8. 한 10-20분 정도 식힌 뒤 (너무 오래 식히면 건조해지니 그냥 팬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만 식혀주면 됩니다) 파치먼트 페이퍼가 닿지 않는 곳은 나이프로 붙은 곳을 살짝 떼 주어야 해요. 그리고 위에 잼을 얇게 바르는데, 말기 시작할 곳은 한 2cm 놔두고 잼을 바르고 반대쪽은 한 5cm 정도 비워둔뒤, 파치멘트 페이퍼를 김밥말때 쓰는 발 처럼 떼어가면서 말아주면 되요.

9. 다 말고 나서 한 10분 정도 이렇게 놔두었다가 파치먼트 페이퍼를 벗기고 두 덩어리나 세 덩어리로 썬 뒤 랩을 씌워서 냉장보관하면 훨씬 더 촉촉해져서 맛이 좋아집니다.

설명은 장황해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고 재료도 뭐 집에 다 있는 것들이죠 뭐 ㅎㅎ.

승미야 오면 롤케잌 많이 만들어 줄께. 몇 달만 참아라…낯간지럽지만 이 언니도 알랴뷰다.
미녹엄마 한국엔 잘 도착했지요? 지난 주 ‘The Time Traveler’s Wife’ 영화보면서 많이 생각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