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30, 2009

한국인에게 아직 낯선 오크라(Okra)



무슨 꽃이냐구요? 부용꽃이나 무궁화를 닮지 않았나요? 오크라 꽃입니다. 이쁘지 않나요? 손바닥 만큼 큰 꽃이 활짝 피면 향기를 맡아보고 싶어서 킁킁거리게 된다.

내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내 텃밭의 한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오크라이다. 오크라는 아직 한국인에게는 낯선 작물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식구들은 오크라를 너무나 좋아한다. 검보나 크레올을 비롯해서 오크라 튀김같은 케이준 또는 루이지에나 스타일의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도가 지나쳐 볶음밥에도 넣어 먹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제 왜 Geni’s Garden 이 Konglish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었는지 느낌이 확 올 것 같다. 올해는 된장국에도 넣어 먹고 장아찌도 담가 볼 것이다. 왜 이상하다구요? 오크라는 루이지에나 말고 아랍이나 인도 사람들도 즐겨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은근히 더위 강장제이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상상이 또 들고 있다~.

오크라는 두 그루만 있어도 우리 식구에게는 충분하지요. 거기다가 워낙 크게 자라는 애들이라 쬐매한 내 텃밭에선 세그루 이상 기르는 것도 힘들다. 내가 심은 오크라는 Clemson spineless 이다. 오크라는 여름 작물이어서 지금 심으면 된다.

내 사랑은 슈가 비트 (Sugar Beet) 사랑!

처음에 비트(Beet) 중 뿌리가 빨갛고 잎맥도 빨간 red ace라는 품종을 호기심 반으로 길렀었다. 막상 뿌리를 수확할 무렵엔 어떻게 요리를 해 먹어야 될 지 몰라서 무척 당황했었다. 인터넷으로 찾은 가장 간단한 요리 방법이 그냥 뿌리채 익힌 뒤 껍질을 까서 썰어서 그냥 먹는 것이었다. 빨간 물이 뚝뚝 떨어져서 그런지 달기는 했지만 먹기가 뭐했다. 그러다가 무우처럼 채썰어서 기름 약간 넣고 후라이팬에서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뚜껑 닫고 살짝 익힌 뒤 볶은 깨 약간 뿌려서 먹었더니 달달한 맛이 좋아서 모두들 좋아했다. 더 용기가 생겨서 그 다음엔 러시안 soup인 보쉬를 만들어서 먹었다. 토마토 soup보다 더 빨갛지만 이름도 신기한 러시안 요리라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다들 잘 먹었다. 이렇게 요리법들이 늘어가다 보니 이젠 비트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랑하게 되었다.

이곳에선무우나 알타리 무우를 봄에 기르기가 힘들다. 초봄이 너무 짧고 일찍 더워지고 건조하기까지 해서 인지 무우나 알타리들이 뿌리를 키우기도 전에 그냥 꽃대를 올려 버리고 만다. 무우를 몇 번 시도 하다가 이젠 봄에 무우를 키울 내 팔자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리고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영 아쉬운 느낌이 들면 Turnip 종류를 가끔 심기도 하지만. 그래서 비트가 내게는 봄 무우 대신이 된 것이다.

비트는 무우랑 달리 더위와 추위에 모두 강해서 봄에 (3월-5월) 심으면 가을까지 서두를 필요도 없이 천천히 수확해서 먹으면 된다. 거기다가 비트는 단맛이 강하다. 그래서 sugar bee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들 설탕을 sugar cane에서만 얻는 줄 알고 있지만 Sugar beet로도 설탕을 많이 만든단다. 그러니 비트가 얼마나 단맛이 강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올해는 뿌리의 색깔이 다른 4종류를 심기로 했다. 씨들은 모두 순종으로 Baker Creek Heirloom Seed Co.에서 샀다.

Red Ace –뿌리가 붉고 잎맥들도 붉다. 2년 전에 샀는데 아직도 발아율이 좋다.
Chioggia-뿌리를 잘라보면 빨간 링들이 있단다.
Golden-뿌리가 주황색이란다.
Albino-뿌리가 하얗단다.

비트 잎들을 어릴 땐 쌈채소로 사용하거나 샐러드에 넣어서 먹어도 된다. 좀더 커지면 데쳐서 시금치처럼 요리할 수 있다. 비트는 근대랑 사촌이어서 비트잎 맛은 근대 랑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비트 잎들은 근대 잎이나 시금치 처럼 요리하면 된다. 비트가 왕성하게 자라는 여름엔 바깥 비트 잎들을 무우잎들 처럼 따서 써도 된다.

Red Ace 품종이 자라면 잎이 이렇게 생겼다. 큰 잎들에 가려서 뿌리는 보기가 힘들지만.

뿌리는 그냥 무우처럼 생채로 숙채로 요리를 하면 된다. 비트 뿌리를 삶을 땐 잎대를 5 센티 정도 남겨서 자른 뒤 삶아야지 붉은 물이 빠져 나오지 않는다. 비트 뿌리가 붉어서 그런지 빨간 물이 빠져 나오는 것을 Bleeding (피흘리는 것) 한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꼭 권장해보고 싶은 3 계절 (봄, 여름, 가을) 의 야채이다.

야채만 말고 딸기(strawberry)도


근데 왜 딸기가 영어로 strawberry 인지 알고 있나요? Straw 가 보리대나 지푸라기를 말하는데, 보통 딸기가 익으면서 무거우니까 자꾸 밑으로 쏟아져서 땅에 닿게 되어 지저분해지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서 유럽사람들은 딸기가 달리기 시작하면스트로를 밑에다가 깔아 주었데요. 그래서 strawberry라고 불린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딸기는 크게 세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한 종류는 June Bearing Strawberry들이다. 일장주기가 길어지는 4-5월에 집중적으로 꽃들을 피우고 5-6월 경에 딸기가 열린다.

두 번째 종류는 Everbearing (또는 Day neutral ) strawberry들로 일장주기에 상관없이 꽃을 피운다. 주로 5-6월에 집중해서 딸기가 많이 달리지만 마지막 서리가 오는 가을까지 아주 조금씩 계속 달리기도 한다.

세 번째 종류는 Alpine strawberry들로 야생딸기에 해당한다. 딸기 크기가 적고 약간 더 쓴맛이 있으나 철분이 아주 많아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잎에도 철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차로 마시면 좋단다 . 그런데 앞의 두 종류랑 달리 기는 넝쿨들을 만들어서 새끼를 치지 않고 씨로만 번식을 하기 때문에 함부로 번져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화단에 화초들이랑 같이 심어도 예쁘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꽃들을 피우고 딸기를 맺는다.

앞의 두 종류는 워낙 hybrid (교잡)가 심해서 씨로 심지 못하고 어린 싹이나 dormant root(잠자는 뿌리?) 사서 심어야 되지만 알파인 딸기는 어린 싹이나 씨를 구해서 직접 심어도 된다. 씨를 심어서 키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3년전 봄에 K-mart을 갔는데 Martha Stewart 브랜드로 이 딸기 씨를 파는 것을 보고 사서 심었었다. 다년생인데다가 씨가 떨어져서 조금씩 번져서 이젠 5그루가 되었다. 생산 양이 많지는 않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쉬지 않고 계속 달리기 때문에 이것들은 주로 내 간식으로 대신된다. 심심해서 뒤져보면 언제나 잎들 뒤에 얌전히 숨어있어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내가 왜 텃밭에 자주 나가는질 울 식구들은 잘 모른다 ㅎㅎ.

지난 해에 씨가 떨어졌는지 한 그루가 덱 (deck) 밑에서 자라고 있다. 나중에 해가 더 잘드는 양지로 옮겨 주어야 겠다.

세 종류의 딸기를 조금씩 기르면 봄부터 가을까지 딸기를 즐길 수가 있다.

봄이 되면 주변의 Nursery에서 조그만 퐅에 든 딸기들을 판다. 주로 day neutral 종류가 많다. 안그러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할 수가 있는데 난 Nourse farm (www.noursefarms.com) 에서 두 종류의 딸기를 사서 심었다. 한 종류를 주문하면 $12 에 25 그루를 보내준다. 바싹 마른 뿌리만 와서 걱정이 되지만 심으면 잘 자란다. 3년 전에 텃밭에 심었는데 지금은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와서 먹다가 지겨워지면 동네 꼬마들보고 와서 따가라고도 한다. 딸기를 샐러드에 넣어먹거나 냉동실에 얼려 놓았다가 더운 여름내내 스무디를 해먹어도 좋다.

지금 내 텃밭의 딸기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야채도 좋지만 딸기나 참외 같은 과일도 기르면 덜 심심하다. 야채만 먹고 살 수도 물론 있겠지만 과일도 같이 먹으면 더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한국 풋호박 (Korean summer squash) 을 키우기


한국풋호박은 summer squash 나 zucchini (주키니) 로 사용하면 된다. 여기는 Squash Vine Borer(SVB) 라고 하는 나방 애벌레의 피해가 엄청 심한 곳이다. SVB라는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정도로. 왠만한 호박 종류는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부터 돌아다니면서 호박의 줄기 아랫쪽에 알을 낳는데, 여기서 나온 애벌레들이 호박 줄기를 파고 들어가서 줄기랑 뿌리를 작살내버린다. 그런데 한국호박중 어릴 때 따서 애호박처럼 요리해먹는 이종류는 절대로 이 나방 애벌레들이 건들지를 않는다. 아마도 줄기 중간이 다른 애호박처럼 비어있지 않고 단단하게 꽉 차있어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이 호박을 4 그루 기르면 6월 부터 8월초 까지 호박잎쌈도 양껏 먹을 수 있고 호박도 다 먹을 지 못할 만큼 따서 먹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작년 가을에 텃밭을 정리할 때 생긴 고추나 깻잎대들을 거름대라고 동그라미 텃밭의 한가운데 쌓아놓았는데 호박 넝쿨들이 이 검불들 윗쪽으로 자라도록 할 것이다. 호박 4그루는 실내에서 미리 발아를 시켜서 화분에 옮겨서 기르다가 마지막 서리가 지나고 1-2주일 지나서 텃밭에 옮겨 심어 주었다.

혹시 slug (민달팽이) 피해가 심한가요?

그렇다면 쑥갓 (garland chrysanthemum)을 피해가 심한 야채들 바깥쪽이나 둘러서 심어 주세요.

우리집 가든은 슬러그들이 출몰하는 곳이다. 어찌나 번식을 잘하던지 뭐를 해도 완전히 근절을 시키기 힘들다. 슬러그 피해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야채가 있으면 쑥갓을 삥 둘러 심는다. 그러면 슬러그들이 근접도 안한다. 참 신기하다. 쑥갓 향은 슬러그들이 마늘, 파, 부추들 만큼이나 싫어하는 것 같다. Oh Yea! Go 쑥갓!!!

쑥갓은 저온성 야채 (cool season vegetable) 여서 봄 일찍 심어도 서리피해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조그만 더워도 꽃봉우리를 낸다.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뻐셔지므로 아랫쪽 잎을 몇 줄 남기고 위쪽 대를 똑 꺽어서 수확을 해서 쌈으로 샐러드로 쓰면 남아 있는 잎들 안쪽으로 새 줄기를 내는데 이것들이 크게 자라면 똑같은 요령으로 수확을 하면 된다.

그냥 놔두면 구절초나 데이지 같이 생긴 노란색이나 하얀색 꽃을 피울 것이다.

아욱 (Korean Mallow) 심는 것 잊지 않으셨지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한국인의 텃밭에서 아욱이 빠지면 섭섭하겠죠?

다른 미국 종자회사에서도 동양 종자회사에서도 아욱씨를 파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특별한 영어이름이 없어서 Korean Mallow라고 하기로했다. 아무래도 아욱만큼 한국인만의 정서가 듬뿍 들어있는 야채가 없을성 싶기도 하다.

아욱은 기르기도 쉽고 씨를 얻기도 싶다. 5년전에 한국 그로서리를 갔다가 아욱씨를 샀다. 그리곤 쭉 씨를 얻어서 쓰고 있다. 난 아욱을 3월 달에 한 번 심고 7월달에 한 번 더 심는다. 그러면 봄, 여름, 가을에 걸쳐 입에서 살살 녹는 아욱국과 아욱죽을 즐길 수가 있다. 아욱죽 쑤는 것을 지금은 돌아가신 남경희 할머니 요리책에서 본 뒤 즐겨 해 먹는데,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집트에서 유래한 야채중 Molokeyhia 라는 야채를 2년 전 호기심으로 길렀었던 적이 있다. 이집트 파라호들이 아팠을 때 이 야채의 잎들로 죽을 써먹었단다. 그만큼 무기질이 풍부하단다. 내 생각엔 아욱죽이 이 이상한 이름의 야채로 끓인 죽이랑 비슷한 것 같다. 흠, It makes me think. 그러고 보니 두 야채가 너무 비슷하다. 어쩌면 이집트 야채가 아욱의 사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영양면에서 아욱도 뛰어날거고… 여하튼 이야기가 더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씨가 저절로 떨어져서 봄에 싹이 터 나오는 야채들 하면 깻잎이 있고 아욱이 있다. 아욱은 굳이 봄 작물이나 여름 작물로 나눌 필요없이 심으면 된다. 약간의 추위도 견디고 더위도 견디는 것 같다. 그래서 봄 3월 부터 초가을까지 계속 심어도 된다. 아욱은 좀 자라면 대를 올려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걸 막으려면 쑥갓처럼 계속 윗쪽의 연한 줄기를 뚝 끊어서 요리해가면 아랫쪽 잎 안쪽에서 연한 새 줄기를 낸다. 이렇게 계속 줄기윗쪽을 수확해가면 수확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난 봄에 한 번 심고 6-7월에 한 번 더 심는다. 많이 심을 필요도 없이 5 그루정도만 있음면 아욱을 3계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April 29, 2009

내가 오이 (cucumber) 키우는 방법


올해는 오이 4 종류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Phoona Kheera : 3 그루
County Fair: 3 그루
Pearl Hybrid: 3 그루
Bush Pickle : 4 그루

씨는 올빼미화원에서 배운 수건 발아법을 따라 발아시켜 화분에서 기르다가 서리가 더 이상 내릴 것 같지 않아서 어제 옮겨 심어 주었다 (더 자세한 것은 옆의 April folder 안의 '여름야채들을 실내에서 시작하며' 라는 곳에서 설명했음).

Phoona Kheera (푸나키라) 만 빼곤 다 Hybrid이다. 작년에 Phoona Kheera랑 County Fair 를 3 그루씩 길렀었는데 내가 사는 기후에서 너무나 잘 자라주고 오이의 천적인 Cucumber beetle들의 공격에도 아랑곳 않고 거의 두 달동안 엄청난 오이들을 선물해 주었다. 올해는 이 두 종류에다가 공짜로 얻은 Pearl Hybrid 와 넝쿨로 자라지 않는다는 Bush Pickle 을 호기심으로 길러 보기로 했다. 두 종류만으로도 나오는 오이 양을 주체하지 못했는데 두 종류를 더 심으니 올해는 심각하게 오이 요리 레시피들을 미리 모아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난 토마토 기를 때 쓰는 삼각형 버팀대를 이용한다. Walmart, K-mart, Homedepot, 들의 Gardening 코너에 가면 있다. 같은 종류의 오이 3그루를 세면에 각기 심어 주고 자라기 시작하면 넝쿨이 버팀대를 타고 올라가도록 잡아 준다. 간격이 너무 커서 줄로 이렇게 엉귀성귀 얼매어 주면 타고 올라가서 6월이 되면 완전히 오이 넝쿨로 덮힐것이다.

푸나키라는 인도에서 온 오이종류로 겉이 하얗다. 조그말때 부터 따서 먹을 수 있는데 놔두면 팔뚝 만큼 커진다. 그냥 생으로 먹어도 장아찌를 만들어도 되지만 살짝 익혀서 먹는 오이나물로도 최고였다.

결과를 보고 내년에는 한국산 백다다기 오이랑 재래종 오이까지 시도해 볼 것이다.

생각 보다 기르기 쉬운 참취


참취는 생각보다 기르기 싶고 여러해 살이여서 한 번 심어서 정착 시키면 오랫동안 보드라운 참취 나물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참취씨를 좀 얻어 왔다. 한국에서는 아주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씨란다. 이렇게 얻은 씨를 3년 전 5월 어느 날 볕이 잘 드는 텃 밭 한구석에 씨를 심고 물을 주어가면서 기다렸다. 싹이 터 나오는데 꽤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씨가 더 이상 발아를 안하려나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싹이 터 올라나왔으니 거의 3-4 주는 족히 기다린 것 같다. 일단 싹이 나오니 자라는 속도는 빨랐다. 너무 베게 싹들이 자라서 조심스럽게 흙채로 파서 담장 밑의 그늘이 심한 곳으로 옮겨 심어 주었다. 여러해 살이여서 자주 발을 타지 않고 영구적으로 심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타기 쉬우므로 그늘에 심으면 좋은 것 같다.

첫해는 그냥 땅위에 붙듯이 납작하게만 자라다가 늦가을 첫 서리에 위는 모두 죽어 버렸다. 다음 해 3월 중순이 되니 죽은 대가 있던 곳의 아랫쪽으로 부터 붉은색의 새순들이 몇 개씩 돋아 올랐다.



싹들이 다시 올라와서는 일찍 대를 쭉 올리고 가을이 되니 작은 하얀 꽃들을 피웠고 늦가을 쯤엔 씨를 맺었다. 참취는 확실히 씨를 얻기가 쉽다. 거기다가 씨가 떨어진 곳에서 다음해 봄이 되니 싹이 터 나오기도 했다.

4월 초에 첫 수확을 할 땐 그냥 줄기 전체를 잘라내고 5월에 수확할 땐 그냥 아래 잎들을 뜯어서 수확을 한다. 여름에도 간간히 잎들을 딸 수 있으나 봄에 따는 잎들 보다는 덜 보드라워 더 오래 데쳐야 한다. 향긋하고 보드라운 참취나물 맛, 즐기고 싶지 않으세요?

April 27, 2009

들깨 (korean perilla) 랑 적자소 (빨간 깻잎)

여름에 깻잎 빠지며 섭섭한 요리들이 많다. 쌈도 그렇고 떡뽂이도 그렇고. 거기다 입맛없을 때 먹는 향긋한 깻잎찜은 어떻고요.
한국인의 텃밭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야채가 바로 깻잎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깻잎은 바로 들깨의 잎이다. 참깨랑 들깨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이다. 원래 한국사람들은 귀한 것은 ‘ 참’이라는 접두사를 붙이고 잡초처럼 들판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들’이라는 접두사를 붙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들깨는 들판 아무데서나 잘 자라던 잡초를 야채화 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어찌되었건 그만큼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키우기도 싶다는 것이다.

적자소랑 들깨는 생긴 것은 비슷하지만 맛과 색은 전혀 다르다. 들깨랑 적자소는 여기 미국에서도 쉽게 씨를 구할 수 있다. 미국 종자회사들 중 하나인 Johnny’s selected seeds 에서 보낸 카탈로그를 보았더니 Asian vegetables 밑에 두 야채씨들이 있었다. 아마도 동양인들이 야채 기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나보다. 거기다가 동양 종자회사들은 이 씨앗들을 거의 다 팔고 있다. 들깨는 Korean Perilla 라는 이름으로 적자소는 Aka Shiso 라는 일본어 이름으로 불린다.

둘다 씨가 저절로 떨어져서 봄이 되면 싹이 튼다. 아랫사진은 들깨싹들이 작년 들깨가 있던 자리에서 무지막지하게 싹이 나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가운데 이상하게 생긴 것이 잡초가 아니고 근대 (perpetual swiss chard) 이다. 근대 이야기가 궁금하면 옆의 March folder를 열어보시길..

이것들 그냥 놔두면 온 밭을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어려서 두고 보고 있지만.조금 더 자라면 10 그루 정도만 남기고 다 정리해서 요리에 쓸 수 있을 것이다.

깻잎은 윗쪽은 초록색이지만 뒤집어 보면 뒷면이 약간 붉은 색이다.

적자소는 깻잎이랑 생김새가 같지만 앞뒤로 붉은 색이 강하다. 깻잎은 윗쪽엔 붉은 색이 없기 때문에 구별이 쉽게 간다.

양지에서 자라면 붉은색이 더 강해져서 아주 새빨개진다.

향은 들깨랑 상당히 다르다. 들깨는 많이 길러도 다양하게 요리에 쓸 수 있지만 적자소는 향이 너무 강해서 요리에는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오이나 매실을 피클로 담을 때 사용하거나 쌀죽에 조금 넣어서 먹으면 괜찮은 것 같다.

깻잎이나 적자소는 둘 다 여름 작물이다. 그말은 둘 다 서리피해를 심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씨를 일찍 심는다고 해도 추위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싹이 틀 것이다. 싹을 사거나 길러서 옮겨 심을 때는 Zone 6 지역은 4월 말부터 안심하고 밭에 옮겨 심을 수 있을 것 같고 zone 5 이하는 5월 들어서서 옮겨 심는 것이 좋을 것같다. 옮겨 심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이 애들은 덮어 주어야 한다.

올 봄의 시금치 농사를 끝내며


올 2월초에 씨를 심어서 기르던 시금치들이 꽃 대를 올리고 있다.

이제 시금치 씨를 뿌린다고 하더라도 발아가 잘 안되고 발아가 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자라기 전에 꽃대를 올릴 것이다. 이 말은지금 자라고 있는 시금치를 뽑아서 부지런히 요리해 먹어야 하며 이제 시금치 시즌이 끝났으니 시금치씨를 뿌릴 생각은 접고 올 가을이나 내년 이른 봄을 기약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근데 이 많은 시금치를 어떻게 요리해 먹을까요?

April 22, 2009

답이 아직 없는 나의 냉이 (shepherd's purse) 기르기 이야기



냉이랑 쑥을 빼면 봄냄새가 안난다. 그런데 어떻게 쑥이랑 냉이를 여기 미국에서 기르냐구요? 쑥은 March folder에 그 사연을 적었고 오늘은 냉이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볼려고 한다.

속시원하게 이야기 해주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답이 없다. 두 해에 걸쳐서 실험을 해보고 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선 냉이가 잡초처럼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있어서 굳이 기를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어서 그런지 경험담을 찾을 수도 없다.

아래에 적은 나의 냉이 키우기 이야기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그냥 적어보기로 했다. 용기가 안생기면 올리지 않고 한 해 더 시도를 해보고 올리던지…

두 해 전 여름에 냉이씨를 좀 얻었다. 받자 마자 길다란 화분에 potting soil을 깔고 한 쪽에는 씨를 그냥 위에다 흩뿌리고 다른 쪽엔 씨를 뿌린 뒤 흙을 살짝 덮어 주었다. 여름내내 물도 열심히 주고 지켜 보았지만 싹이 나지를 않았다. 워낙 잡초라서 왠만하면 싹이 잘 날 줄 알았는데… 한 달 기다려 보다가 포기를 했다. 씨가 혹시 너무 오래 되었거나 잘 못되어서 발아가 안되나보다 하고. 화분은 치우지 않고 밖에다 내버려 둔 채 가을과 겨울을 났다. 그러다가 다음 해 초봄에 상추씨를 뿌릴려고 화분을 보았더니, 아니 이럴쑤가, 냉이 두 그루가 너무나 참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불면 날라 갈세라 잡으면 꺼질세라 지극정성으로 길러서 씨를 얻었다. 그것을 아는가? 냉이 씨가 들어 있는 pod 가 (한국 떠난지 오래 되다 보니 한국말로 그것을 뭐라고 부르는지도 잊어버렸다) 역삼각형이라는 것을. 더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Shepherd's_purse). 씨는 얻자 마자 텃 밭의 한 쪽과 나무 밑의 멀치 (mulch) 위에 그냥 흩뿌려 주었다. 고들빼기를 이렇게 했더니 싹이 잘 텄었기 때문이다. 냉이도 한국에서는 고들빼기처럼 잡초과에 속하니까.

그런데 똑같이 뿌린 고들빼기씨들은 잔뜩 싹들이 나서 고들빼기 밭을 만드는데 냉이는 싹을 한개도 볼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씨가 나쁘다고 할 수가 없는데 도데체 왜 싹들이 안나냐구요. 가을에 싹이 나야지 봄에 냉이를 캐서 먹을 수 있을텐데, 실망 실망 그런 실망이 없었다. 그런데 3월초에 고들빼기를 캐다 보니 냉이 4그루가 너무나 얌전하게 멀치위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위의 사진).

분명히 지난 초여름에 뿌린 냉이씨에서 싹이 튼 것이다. 이것들은 겨울동안 아니면 늦가을에 싹이 터서 자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여름이나 가을에 싹이 아니나고 봄이 되어서야 싹들을 보는 것인지,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경험하고 보니 뭔가 비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항 영감이...

4월 초순이 되니 꽃대를 올리고 하얀 꽃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여름 냉이씨를 뿌렸던 텃밭의 한 구석을 살펴 보았더니 놀랍게도 냉이싹들이 여기 저기 자라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어떤 씨들은 겨울을 나야 싹이 난다더니. 내가 생각하기엔 냉이씨들은 냉온처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올해는 냉이씨를 얻으면 반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반은 그냥 실온에 보관을 하다가 가을에 심어 볼 것이다. 가을에 심어야지 초봄에 나물로 캐기가 좋을 것 같아서.

혹시 냉이씨가 있어서 올 봄에 심는 사람이 있으면, 혹시 모르니 반으로 나누어서 냉동실에 한 2주 놔두었다가 심고 나머지는 그냥 심어 보기를 권장한다. 믿을만한 회사들은 미리 이런 처리들을 해서 팔기도 하니 걱정안해도 되겠지만 직접 씨를 얻어서 심는 사람들은 냉동실에 한 2주 넣어 놓았다가 여름말에 심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혹시 성공하시거든 그 결과를 꼭 제게도 알려주기를 바랍니다!! 지식도 나누어야지 자란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쑥밭 대신 고들빼기밭을 만들어버린 사연


쑥밭이 아니라 고들빼기 밭이 되어버렸다.

작년 봄에 고들빼기 씨를 얻어서 심었는데 딱 2 그루가 싹을 틔웠을 뿐이다. 정성으로 잘 길렀더니 늦 봄에 노란 꽃들을 피우더니 씨를 잔뜩 맺었다. 발아율이 높지 않았던 아팠던 첫 경험때문에 이 번에는 씨를 멀치베드(mulch bed) 근처랑 담장 밑이랑 텃밭의 한 구석에 휙휙 뿌려버렸더니 늦가을에 조그만 싹들이 잔뜩 자라 나와서 겨울을 비실비실 나더니 올 봄에는 완전히 고들빼기 밭을 만들어 버렸다. 아마도 고들빼기 씨는 그 해에 바로 얻어서 바로 뿌린 것들이 발아율이 제일 좋은가보다. 이래서 잡초에 해당되는 것인가?

고들빼기는 잎자루가 없고 잎 아랫쪽이 대를 감싼다. 혹시 이것이 고들빼기인가 아닌가 헷갈리면 잎자루가 없이 잎 아랫쪽이 대를 감싸고 있는 지를 보면 알 것이다.

여기서는 3월 말이 되기도 전에 고들빼기가 벌써 꽃대를 올린다. 이렇게 꽃대가 올라가면 뿌리랑 대가 뼈셔져서 김치를 담글수가 없다. 그래서 3월 중순 경에 씨얻을 몇 그루만 놔두고 거의 뽑아서 김치를 담그었다..

늦봄부터 노란 꽃들을 피워서 초여름이 지나면 씨들을 맺기 시작하는데 민들레 홀씨들 처럼 하얀 솜같은 끝을 바깥쪽에 갖고 있다.

고들빼기 씨는 씨를 받아서 바로 뿌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려면 씨들을 모아서 한 2주 정도 햇볕에 말려서 실온 보관을 하다가 8월-9월에 마른 흙이랑 같이 섞어서 텃밭에 흩뿌려 주면 될 것이다. 땡볕에 말리는 것은 초여름에 떨어진 씨들이 한 여름을 나기 때문에 혹시 고온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나 싶어서 그렇게 해주는 것이다 (You never know the nature).

내 경험을 보면 고들빼기는 기르기가 쉬었다. 하지만 민들레 처럼 고들빼기도 씨도 쉽게 바람타고 번져 나가기 때문에 함부로 퍼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는 잡초성 식물이라는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끝.

April 21, 2009

봄 야채들—요즘근황

3월 초에 직접 씨를 뿌렸는데 지금 수확을 할 정도로 많이 자라있다.

코마츄나 맛은 갓과 얼갈이 배추의 중간정도이다. 쌈 채소로도, 김치로도, 생채로도, 데쳐서 나물로, 샐러드로 써도 좋다.

적갓과 돌산갓은 김치를 담을려고 기른다.

돌산갓

쑥갓

콜라비는 어릴 땐 그냥 뽑아서 샐러드로 쌈채소로 생채나 데쳐먹어도 맛이 좋고 크면 줄기의 아랫부분이 부풀어서 테니스볼처럼 자라는데, 이것이 배추뿌리랑 비슷한 맛이 있어서 장아찌나 조림이나 무쳐 먹어도 맛이 좋다.

청경채는 생채로 먹어도 좋고 데쳐서 무쳐 먹어도 좋고 쌈채소로도 너무 좋다. 고기랑 같이 스터프라이 해서 먹어도 좋다.



비트 잎은 데쳐서 무쳐 먹어도 되고 어릴 땐 생채나 샐러드나 쌈채소로 좋다. 물론 생채 비빔밥용 으로도 좋다. 비트뿌리는 무우보다 단맛이 좋아서 무우처럼 생채로도 숙채로도 좋다. 봄이 짧고 금방 더워져서 무우종류를 기르기가 힘든데, 비트 종류는 더위에 강해서 봄과 여름야채로 기른다.

당근

미부나 는 더워지면 쓴맛이 점점 강해지나 지금은 약간 쌉쌀할 정도여서 쌈채소로 좋다. 데쳐서 무쳐 먹어도 좋고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좋다. 쓴맛이 너무 강해지면 살짝 데쳐서 요리하면 괜찮다.

미주나

얼갈이배추

상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