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09, 2009

참나물

참나물은 미나리같이 약간 촉촉한 땅에서 잘 자란다고 그런다. 여긴 여름이 너무나 건조하지만 그래도 씨를 얻은 터라 그냥 심었다. 아니다 다를까, 싹은 잘 났는데 여름 가뭄을 잘 견디지 못해 거의 다 비실비실 죽어버렸다. 그냥 포기하고 말았는데, 한그루가 살아 남아서 겨울을 아주 씩씩하게 넘겼다. 지난 겨울이 좀 추웠는데도 죽지 않고 잘 견뎌내는 것을 보아서 추위에 강한 야채인가보다.

봄이 되서 날씨가 풀리니 빠른 속도로 자라기 시작했다. 잎이 3개씩 나와서 일본에서는 미쯔바라고 부른단다. 여기 미국에서는 참나물을 Japanese celery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 나라 토종 참나물이랑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 내가 기르는 참나물이 한국토종인지 아니면 개량종인지조차도 알 수가 없다.

겨우 한 그루라서 씨받이용으로 놔두었다. 수확한다고 해도 한 번 무쳐 먹을 양도 안나올테니까. 거기다 이 한그루를 놔두면 내년에 또다시 자라나올까 궁금해서 그냥 두고 볼 요량이다. 그냥 2년생으로 끝날 지 아니면 다년생일지... 꽃은 작고 상당히 볼품이 없었다.

씨가 익는데 까지 무진장 오래 기다린 것 같다. 왕끈기인 나를 지치게 만들 정도로 오래… 그리고도 더 오랫동안…

7월에 접어드니 이제서야 씨들의 색이 변하고 있다.

이제 드디어 베어다가 말려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씨를 잘 보면 가끔 가는 인도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오면 입냄새 제거용으로 주는 펜넬씨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참나물이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난 잘 모른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하지만 얼마나 맛이 좋았으면 ‘참’나물이라는 이름이 주어졌을까 싶어서 꼭 요리를 해먹어보고 싶다. 벌레나 슬러그들이 그리 많이 괴롭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슬러그들의 먹성이 워낙좋아서 더 두고 볼일이다. 야채도 몇 해를 견뎌 보아야지 알 수가 있더라구요…

2 comments:

  1. Since it overwintered, I wonder if it can be harvested all year long if you don't let it go to seeds.... I've never seen this plant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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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처음으로 길러봐요.. 2년 전인가 어느 요리책에서 참나물 무침을 소개한 걸 읽었는데 맛이 좋다고 그러더라구요.. 어릴 때 부터 한 번도 먹어본적이 없는데... 그냥 이름이 궁금해서..

    좋은 생각이에요. 씨를 맺지 못하도록 막는 것... 내년에 한 번 시도해 볼게요. 올해는 딱 한 그루인데, 이미 씨를 맺도록 해버려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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